비극, 테리 이글턴

Date Tweet
2025-06-18

한나 아렌트는 정치와 비극 공연 사이 유사점이 있다고 본다. 정치는 고대 아테네에서처럼 완전한 공개회의로 진행될 때 참가자들을 무대의 배우와 비슷한 연기자로 바꾸기 때문이다.

에서 윤배우를 떠올리기. 연기하던 재능으로 정치를 하는 캐를⋯

신화와 운명, 제의와 피의 희생, 중대한 범죄와 영웅적 속죄, 악과 구원, 질투심 많은 신과 순종적인 희생자

취향 적중 키워드가 너무 다 모여 있어서 좀 수치스러움 특히 마지막 거

사회의 개선이 인간 힘의 소모를 막을 수 있다 해도 그것은 정도의 문제일 뿐이다. (⋯) 정치는 어떤 갈등은 없앨 수 있을지 모르지만 모든 고통과 절망이 발생하지 않게 할 수는 없다.

예수의 부활한 몸은 여전히 상처 자국이 남아 있으며 자신의 고문과 수모라는 사실을 무효로 만들 수 없다. 하느님도 과거는 바꿀 수 없다. 하느님도 괴로움 속에 죽은 사람들이 사실은 기쁨 속에 이승을 떠난 것으로 만들 수는 없다.

이것도 너무너무 마차살과 그들의 메시아 생각이 나구요⋯

2025-07-01

그 대부분은 독재와 반역, 자유와 우애, 봉기와 절대주의, 전제정치와 공화주의의 우화들이며, 정치적 혁명을 향해 비틀거리며 걸어가는 또는 이미 혁명의 격통에 사로잡혀 있는 유럽의 주요 주인공은 자유라는 관념이다. 실러가 말하듯이 이것은 모든 철학의 알파요 오메가다. 실러의 『돈 카를로스』에서 포사 남작은 전형적으로 이행적인 인물 - 공화주의적 자유를 강력하게 옹호하지만 너무 시대를 앞서가고 그 결과 국가의 손에 죽는 인물이다. 그렇다 해도 역사의 역학은 그의 편에서 은밀히 작동 중이다.

차살과 전혀 무관하게 산 책인데 19세기 독일 드라마에 대한 언급이 있었어 이 시기 너무 재밌는 거 같아

2025-07-02

비극적 영웅은 자기도 모르게 신화와 신들의 구체제와 새로운 공동체 사이에 끼게 되는데, 새로운 공동체가 도입되는 데는 그의 희생적 죽음이 도움이 된다. 그는 어느 쪽 질서에도 완전히 속하지 않고 결국 둘 사이에서 짓눌려 죽으며 (중략) 주인공은 올림포스의 존재들보다 자신이 도덕적으로 우월하다는 것을 의식하지만 이런 의식에 어떤 손에 잡히는 형태를 부여할 수 없다. 이런 설익은 조건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신들의 잔혹성을 줄이기 위해 공동체가 자신을 불에 태우도록 허락하는 것뿐이다. 이런 제의적 무마에도 불구하고 억압적 과거의 이름으로 그를 죽이는 자들은 하늘의 불의를 인정하게 될 수도 있고, 그런 과정에서 해방된 미래로 눈을 돌릴 수도 있다. 베냐민은 나중에 죄르지 루카치의 『역사와 계급의식』에서 영감받아 이런 기획을 정치적 표현으로 번역한다.

갑자기 차살 결말이 두려워짐 비록 화자는 이것이 ‘자기’ 이야기라고, 자기 다음 차례에 비인간화될 사람들을 생각해서라도 절대 사도 뜻대로는 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그렇다고 걔가 형님 이기고 안할트 군주가 되어 부와 명예를 누리며 잘 먹고 잘 사는 엔딩도 요상하잖아요 소설 성격상

공동체가 자신을 불에 태우도록⋯ 허락하지 않겠지 레오랑 코어도 연결되어 있고 안 그러겠다고 약속도 했고 하지만 엘리는 허락할 거 같다. 아주 기쁘게 허락하실듯

2025-07-05

한 젊은 배우가 극작가 사무엘 베케트에게 그의 희곡에는 희망이 별로 없다고 반농담조로 말한 적이 있었다. 그러자 베케트는 “그래요? 하지만 내가 희망하지 않는다면 왜 글을 쓸까요?” 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2025-07-13

고결한 굴드는 “자유, 민주주의, 애국, 통치, 이 모든 것에서 살인과 어리석음의 맛이 난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사회적 질서는 존재론적으로는 근거가 없을지 몰라도 정치적으로는 불가결하다. 회의주의자와 이상주의자 모두 땅에 발을 딛고 있지 못하다는 점에서 흠잡을 데 없이 공평하다.

자신의 욕망으로부터 물러서길 거부하고 ‘순수하게 그 자신’으로 남는 것, 라캉의 ‘실재계’, 허먼 멜빌의 에이허브 선장 사이에 무슨 연관이 있는 거죠 모비딕도 안 읽었고 라캉은 옛저녁에 포기한 사람은 이 점프를 이해할 수 없다

입센의 작품이 제기하는 일련의 문제는 근대 드라마 전체에 되풀이해 나타난다. 당신의 대의가 환각이라 해도 정말 중요한 것은 당신이 거기에 매달리는 완강함 아닌가? 당신의 요구가 너무 부담스럽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그것을 수정해야 하는가, 아니면 극단적인 허위는 그에 상응하는 온건하지 않은 치료책을 요구하는가? 다른 사람의 발 밑에 진실의 기초를 깔아주는 유일한 방법이라면 그들을 위로하는 꿈을 박살내는 것도 허락되는가, 아니면 이것이야말로 가장 사악한 환상인가?

2025-07-29

만일 자유가 자아의 핵심으로부터 솟아나는 욕망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라면 (자아란 전적으로 선택의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이런 열정 가운데 일부는 불가피하다는 느낌이 있을 것이다. 또 우리의 가장 깊이 자리 잡은 헌신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는 느낌도 있는데 (후략)

운명처럼 보이는 것이 단지 익숙하지 않은 가면을 쓴 자유일 수도 있다. 따라서 운명과 자유의 충돌은 사실 자유의 두 형태 사이의 충돌로 보이며, 운명과 자유 사이의 불화로 보이는 것은 결국 근거가 없다는 것이 드러난다. 적대는 해소된다 - 그러나 오직 영웅의 주검 위에서만.

예수가 십자가에서 죽는 것은 불가피하다 — 그의 결말이 예정되어 있다는 의미에서가 아니라, 부패한 세계에서 정의와 유대를 외치는 사람들의 논리적 운명이 법률적 살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대 로마제국에서 정치적 반역자가 당하는 사형 방식에 예당하는 예수의 죽음은, 복음서에서는 그가 자유롭게 (결코 즐거운 것은 아니지만) 순응하는 것으로 제시된다. 많은 비극적 주인공과 마찬가지로 그가 운명을 자신의 선택으로 만든다.

2025-07-29 아 책 진짜 어렵다 문장이 어려운 건 아닌데 문장과 문장 사이를 너무 힘차게 점프하심 자꾸 ‘따라서’ 나 ‘그러나’ 를 하시는데 뭐가 따라서고 뭐가 그러나 인지 잘 모르겠음 본인 머릿속에 있는 걸 다 남들도 이정도는 알겠지 하고 넘어가시는데 아아뇨 모르겠는데요..

약간 니체! 하면 아 니체 이렇고 저랬던 사람이죠 네네 하고 쇼펜하우어! 하면 아 네 그 아저씨 이런 얘기 했었죠 하고 바로바로 나오는 사람이어야 속도가 좀 맞을 거 같은데 나는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 인용 나오면 글쿤 니체는 그렇게 말했군 하는 사람이라 정리해 가면서 읽는데도 몰루겠음

이게 진짜 열받는 건 챕터 제목이 ‘위로할 수 없는 자’여서 완독은 하고 싶다는 거임 아.. 위로할 수 없는 자가 무슨 의미인지 정말 이해하고 싶은데 179-248페이지가 한 챕터인데 235까지 왔는데 아직 안 알려줌 아악

2025-07-29

환상의 필요에 대한 니체 자신의 믿음은 어떤 도착과 관련된다. 잔혹과 곤경을 감추는 이미지에서 기쁨을 느끼려면 잔혹과 곤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마취제가 유도하는 즐거운 꿈이 좋아 팔다리가 부러져도 기뻐하는 것과 비슷하다. 아름다움에는 번민이라는 기반 시설이 필요한 것처럼 보인다.

따라서 니체의 비극 이론은 무엇보다도 정치적 알레고리다. 대중의 비참한 상황은 미적 엘리트가 번창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사실 니체는 이런 목적을 위하여 보통 사람들의 곤경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늘어야 한다고 주장 할 만큼 뻔뻔스럽다.

2025-07-30

비극적인 것에 대한 이 이데올로기는 결국은 복구가 불가능한 곤경을 맞이한 사람, 결국은 대립물의 통일로 환원될 수 없는 갈등에 사로잡힌 모든 사람에게 몹쓸 짓을 한다. 그것은 위로할 수 없는 사람들을 마땅히 그래야 할 만큼 존중하지 않는다.

대체 이 긴 챕터를 어떻게 마무리짓는지 이게 어떻게 ‘위로할 수 없는 자’라는 제목으로 돌아갈지 너무 신경 쓰여서 오후 반차 내고 다 읽었는데 세상에 앞에 약 70페이지간 쌓아온 내용을 전부 불태워 버리시지 뭐예요

그러니까 옛 사람들은 아무튼 통일과 화해가 좋은 것이라고, 비극은 통일의 예술이고 불화와 분열은 통일된 전체를 위해 필요한 것이거나 애초에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들을 하고 있었고 그 서술만 70페이지에 걸쳐 해놓고 마지막 7페이지에서 ‘근데 내 생각엔 좀 구려’를 하시는 거예요

봉건제 이후로 비극에 관한 관념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사실은 그것이 실제 비극을 쓰는 작업에서 이루어지는 주요한 창조적 발전과 거리가 있다는 것

아니 그러니까.. 불태우기 좋으라고 이렇게 높게 쌓아 올리신 건지? ㅋㅋㅋ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