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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27 00:32

나는 사실 송이연에서 내 부모를 떠올리기보다 내가 10~20대에 걸쳐 지나온 심연의 폐급 시절, 차마 내가 거길 거쳐왔다고 심상으로 떠올려서 언어화조차 할 수 없고 그걸 수면 위로 떠올릴 바엔 머리에 총구를 겨누고 방아쇠를 당길 거 같은 무저갱 폐급 시절의 나를 더 떠올렸던 거 같은데

중년의 생리를 잘 묘사한 것도 맞는데 중년의 욕망 투쟁은 오히려 흥미 유발 포인트였고 내가 이 만화를 보면서 느끼는 진짜 미칠 거 같은 거부감은 사회생활에 튜닝되지 않은 주인공의 폐급 모먼트에서 오는듯. 그걸 함부로 미워하면 안 된다는 걸 알지만⋯ 아 하지만 아줌마 제발요

송이연이 상징하는 심연 폐급의 수치는 어떤 것이냐 : 싸이월드 흰글씨 다이어리 같은 거 아님 그건 스몰톡에서 안주거리 삼을 수 있는 표면적인 수치고 송이연의 수치는 누구보다 내가 나를 죽여버리고 싶어서 혼신의 힘을 다해 내 발언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린 나머지 내가 가장 먼저 잊은 수치임

2026.05.26 00:34

칼 슈미트 진짜 웃기다. “기술의 진보에 기반하여 삶의 모든 영역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소비문화를 촉진해 지상낙원을 구축하려는 현대적 세속사회”는 나도 비판하고 싶어. 근데 이 사람의 포인트는 “종교!! 종교를 기억해라 이 같잖은 현대인들아!!” 같아서 해설 읽는 내내 웃음을 참을 수 없음.

가다머는 슈미트가 자신의 정치신학적 논리에 <햄릿>을 해석하기 때문에 <햄릿>을 일종의 실화소설로 만들어버렸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 이 파트도 웃겨서 메모. 좀 그렇긴 해.

2026.05.25 21:39

나는 내가 뭘 좋아하는지를 남과 부딪쳐 봐야 아는 거 같다 이를테면 해산물을 먹어서 와 맛있네! 나 이거 좋아하네 하고 깨닫는 게 아니라 해산물을 우걱우걱 먹다가 어느날 해산물 싫어하는 친구가 아니 너는 어떻게 그걸 먹냐 대단하다; 해서 아 다른 사람은 이렇게 못 먹어? 하고 알게 되는 느낌

추천 알고리즘 폭포수에 휩쓸리다 보면 남의 취향을 내 취향으로 착각하기 쉽고 내 취향이 메이저가 아니게 된 듯한 불안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지만 어설프게 메이저 따라잡기 독서해 봤자 슬픔의 시간만 길어지고 중고판매 VIP 이력만 남을 뿐 의미는 읎는 거 같어

2026.05.25 02:29

읽고 싶은 책 목록과 전에 읽었지만 까먹어서 다시 읽고 싶은 책 목록을 생각하면서 정리가 됐다. 확실히 지금의 내 관심사는 독일사, 근현대 아시아, 그리고 연극으로 딱 국한되는구나. 나는 이제 내가 스스로에게 기대하는 수준보다 여성 서사와 SF에 관심이 없구나 (⋯)

2026.05.24 19:44

교보문고에서 <독일의 음식문화사>라는 책을 보고 나도 모르게 그런 게 있어? 라고 생각해 버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