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차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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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04 드디어 마차살 500화 돌파했는데 아직 스샷만 스무 장쯤 찍어두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구요 ‘존중받아 마땅한 자와 그래서는 안 되는 자’의 ‘자의적인 분별’이 심지어 ‘정의의 겁을 쓰는 중’이라니 얼마나 시의적절한 표현이며 (ㅠ

2025-04-13 나도 웹소 얘기 잘하고 싶다 최고의 주접쟁이가 되고 싶다 아주 적확한 언어를 구사해서 애정을 표현하고 싶단 말예요

2025-04-13

쓰지 못한 마차살 감상 draft 폴더에서 스샷 한 장 꺼내옴 별 대사 아니긴 한데 이 “서로를 오해하지 않으려는 의지”가 요즘 정말정말 레어템이 아닌가 싶어요 특히 인터넷에서

하고 싶은 말을 140자 이내로 적확하게 쓰기란 불가능할 때가 많고 그런 적확한 언어 누구나 다 갖추고 사는 것도 아닌데 조금만 구멍이 있거나 트이타 여론상 ‘공개적으로 하면 안 되는 말’이 등장해버리면 너 이자식!!! 하고 묻어버릴 때가 많아서 심지어 그게 꼭 악의로 시작되는 것도 아님

어떤 모임의 행동강령으로 삼아도 될 만큼 좋은 문구 같았어.. ‘서로를 오해하지 않으려는 의지’를 갖기

2025-04-13 맞아 메클은 좋은 캐릭터야 마차살의 다른 주인공 급들은 모두 너무 비인간(positive)이라서 그저 동경의 대상이 되는데 메클은 나와 같은 바닥에 내려와 있는 친구라서 그를 보고 있으면 혐오감과 연민과 어쩌면 우리 역시 저 정도 변화는 일굴 수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이 생겨

2025-04-14

이미 지나간 역사, 약간의 거리를 두고 비판할 수 있는 과거의 우생학에 비해 ‘예쁜 사람을 선호하는 건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능이니까 저는 더 예뻐지길 선택할 수 있잖아요’로 등장하는 현대 우생학이 훨씬 물리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3회차에 걸쳐 하는 루카스⋯

대중 담론에 수용될 수 있는 얘기만 하는 건 지긋지긋하다고 난 끝까지 내 방식을 고수할 거라고⋯ 아주 멋진 문장으로 말해줬지만 사실 요 구간 읽으면서 내 머릿속에 가장 크게 남은 단어는 ‘어쩌라고’였음 주인공이 이걸 ‘어쩌라고’ 정신이라고 요약하거든요 ‘아 어쩌라고’ ㅋㅋㅋ

타자를 모조리 쫓아내버린 사회는 언젠가 나도 쫓아내게 되어 있다 그리고 같은 회차는 아니지만 ‘긍정적인 정상성’ ‘긍정성의 폭력’ 이라는 단어에서 자꾸 한병철의 피로사회를 떠올림 철학 잘 몰라서⋯ 긍정성 과잉을 비판했던 사람은 한병철밖에 레퍼런스를 몰라요

이-거는 이 대사에 해당하는 트위터 논란을 매일 하나씩도 찾아올 수 있을듯

하지만 어제 읽은 마차살에서 가장 앗차차 했던 건 이 파트. 지식으로는 뭔들~ 그러게요 나도 트위터에서 말로는 뭔들~

2025-04-19

기차 안에서 마차살 밀린 걸 읽었다 레오가 곧 프러포즈를 할 모양이다

루카 이 미친놈 부활절 다음에 받은 검사가 뭐였더랑 하면서 읽다가 벌떡 일어났자너

근데 메클 선배 놀리는 거 넘 재밌어서 어쩔 수 없는듯

메클 선배가 타격감이 너무 좋은 것도 있는데 루카의 때리는 솜씨도 진짜 만만찮다 ‘당신을 만나던 첫 순간’이라니 듣는 내가 다 뼈가 아파 아이고 아야아야

레오도 한마음인 게 더 웃김 이것들이 쌍으로 선배를 놀리고 말야 하지만 메클 뭐.. 거의 버튼 누르면 리액션 나오는 자판기인데 이걸 안 놀릴 수도 없고 나도 누가 마차살 최애 물으면 아 레오도 좋고 루카도 좋은데 메클이 웃기네요ㅎ 할듯

루카가 친구와 하고 싶은 일 : 말하면서 책 읽기. 근데 저도 친구랑 책 싸들고 카페 가서 각자 독서하는 걸 제일 좋아하긴 함.. 그게 진짜 내향인 기력 안 빼먹고 안 외롭고 충만하고 밸런스가 딱이라니까요

2025-04-20 웹소설은 오닉스 팔마로 읽는데 트위터는 아이폰으로 하니까 매번 팔마에서 찍은 카카페 스샷을 아이폰으로 옮겨서 트위타에 업로드하는데 이 과정이 너무너무 귀찮다

하지만 아직까진 말하고 싶은 욕구가 훨씬 커서 광고 덕지덕지 붙은 ShareIt 앱 양쪽에 켜놓고 어떻게든 옮김 ㅋㅋㅋ

2025-04-20 50m 밖에서 앞구르기 하면서 봐도 무성애 스펙트럼이 확실해 보이는 주인공을 배려하는 차원에서라도 씨피 발언 신중하게 하고 싶은데 마차살의 어떤 서술들은 나를 너무 소리 없는 아우성 치게 한다

약간 ‘친애를 표현해도 오해하지 않을 거지’를 한번 확립하고 나선 거리낄 게 없어졌는지 아주 마음껏 행동하시는데 부캐를 그렇게 많이 쌓아놓고 새 부캐 또 만들면서 이번엔 내 이름 네가 지어줘 네 이름은 내가 지을래 <- 이거 너무;;;; 그래놓고 우린 서로에게 기대서 이름을 받았댄다 아니;;;

밈을 쓰지 않고 이 아우성을 표현할 길이 없다 처음엔 진짜 장르문학 장치로만 생각하고 어우 너무 짙다 전 좀 더 담백한 게 좋은뎅 이러면서 슬슬 읽었는데 이쯤 오니까 머리 쥐어싸매는 중..

2025-04-27 나는 마ㅊ살 알티를 아무리 공격적으로 해도 나 따위는 범접도 못하게 자기 장르에 미쳐 있는 트친이 많아서 타임라인에 마ㅊ살 농도가 뚜렷하게 높아지지 않는데 내 친구는 내 알티 때문에 자기 타임라인의 20%가 마ㅊ살이라고 해서 진짜 빡빡 웃음

2025-05-01 이 소설은 왜 이렇게 좋은 느낌을 주는 것일까. 정작 내 세상에 있는 실존인물과는 사랑에 가까운 감정을 느껴본지 너무 오래 돼서 아이구그게다뭐냐아이구세상에나 싶은데 웹소설의 인물과 인물이 주고받는 애정은 왜 나를 이렇게 확고한 인력으로 끌어당겨서

2025-05-01

사회적 각본에 구애받지 않고 오해되지 않고 친애 표현을 하고 싶어하는 주인공을 위해 나 또한 인습과 관성에 기대지 않고 리액션 하고 싶은데 진짜 언어가 빈약하다 통탄스럽다

누군가는 이런 문장으로 친애를 상상한다는 사실이 아주 잠깐 나를 이 소설 속 시공간에 떨궈놓는다 그게 참 기부니 조아요

2025-05-05 마차살 bl로 오독하지 않기 플로우가 왜 나왔는지 모르지만 ‘그거 오독이니까 하지 마세요!’ 만으로는 해야 할 이야기를 다 하지 않은 거 같다는 느낌이 듦 왜냐면 나도 정말 오독하기 싫은데 오독하지 않고 ‘근데 얘네 진짜 장난 아니에요’를 표현할 언어가 너무 부족해

종종 그런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내가 무성애자라고 해서 무성애 언어를 타고난 것은 아니고 (유성애자들도 유성애 언어를 타고나진 않았지 그거 다 미디어로 전파되는 거잖아요) 무성애자로서 친애를 표현하는 방법은 사실 나도 잘 모른다는 거임 그래서 주인공의 무성애 발화를 보면서 반가운 동시에

내 안에 남아있는 학습된 유성애 각본을 다시 보면서 아니 그럼 쟤네가? 사랑이 맞는 건지 틀린 건지 뭐라고 불러야 하는지 감정의 이름을 알고 싶어하는 나의 오타쿠 욕망과 투쟁해야 하는 건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것이지요⋯

2025-05-06 이번 연휴 제법 길었고 잘 즐겼지만 저는 계속 쉬고 싶습니다. 특히 마차살 연휴를 갖고 싶어요. 어떤 거냐면 속세와 연결을 끊고 마차살 정주행만 하는 거야⋯ 모르는 레퍼런스 나올 때마다 옆에 다른 책 펼치고 병렬 독서 하는 거야⋯ 내가 혹시 몰라서 19-20세기 프로테스탄트 사상사도 샀거든?

2025-05-15 보통의 장르였으면 씨피 대명절은 발렌타인데이뭐 그런 거였을 텐데 마차살은 스승의날에 연성이 쏟아진다는 게 너무 웃김 이게 다 EC1의 힘이다

근데 루카스가 마음에 힐링이 필요할 때마다 EC1 로 가는 것처럼 나도 마차살 읽다가 잠깐 위안이 필요할 때 EC1 을 간다.. 모두가 사랑할 수밖에 없는 챕터야 그리고 에버렛 너무 좋은 캐야~~

2025-05-17 “ㅇㅇ왼/ㅇㅇ른 고정”이 진짜로 성적인 맥락만이 아니라 더 넓고 모호한 범위의 여성성/남성성 수행을 포함한다는 건 대충 알고 있었지만 자기는 유성애 각본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자신의 친애가 성애로 오독되는 게 진절머리 난다는 주인공에게 왼 고정 른 고정이 붙는 건 또 새롭게 신기하다

2025-05-20 마차살 694-700 다 봤구요 너무 벅참 마음이 너무 벅차요..

“무엇이 기뻐? 도대체 뭐가 기쁜 거야?” 남이 곤경에 처한 모습을 보고 ‘평소에 보기 싫었는데 꼴좋다’는 마음을 한순간이라도 느꼈을 때 그걸 부끄럽게 여기지조차 않는다는 건 정말 무서운 일이다.. 정말 잔인한 일이야 도대체 그게 왜 기쁜 거야

완전 딴소린데 제가 오늘 밤 열시반에 나가서 달리기 5km 뛰고 왔거든요. 밤에 달릴지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달릴지를 한 네 시간쯤 고민하고 정작 뛰는 건 30분 뛰었음.. 웃기죠. 하지만 달리면서 밤에 하길 잘했다고 생각했어. 어쩌면 광장에 나가는 일도 그런 거였을까.

“이때 생각해 봐야 할 것은, 한 군데서 약자인 자가 다른 곳에서는 강자일 수도 있으며, 약자성을 하나라도 가진 자가 언제나 모든 약자를 위하지는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랬다면 모든 빈자는 부처여야 했고 사람들은 내 친구를 죽여서는 안 됐다.”

2025-05-20

항상 생각하는 건데 차살세계관 구인류 에이엄들은 진짜 인생 살기 힘들겠다 신인류들은 구인류 에이엄의 존재를 인정하려 들지 않을 거고 구인류들은 지가 신인류인 줄 아나… 네가 좋은 남자를 못 만나봐서 그래… 뭐 이런 소리나 할 테니까…

오⋯ 흥미로운 주제. 근데 신인류가 구인류 에이엄을 인정하지 않으려 들까요? 저는 관심이 없으면 모를까 어떤 지점에선 도와줄 수도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왜냐면 최신화의 아래 내용 때문에..

구인류는 확실히 무시할 거 같긴 합니다. 이해를 못하는 걸 넘어서 ‘그런다고 네가 신인류에 낄 수 있을 줄 아냐 희한한 짓을 다 하네’ 같은 멘트도 따라붙을테니 열은 두 배로 받고 정체성 혼란도 한번 겪을듯 (구인류보다 신인류랑 더 잘 통하는 거 같은 나.. 어쩌면 정말로 비뚤어진 동경일까요?)

구인류 에이엄 캐가 유성애 중심주의 타파하자고 외쳤는데 옆에 있던 민족주의자 아저씨가 오 그래 역시 너도 우리나라가 강인해지려면 신인류 방식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는구나! 하고 받는 상상을 했다가 너무 슬퍼져서 관둠

2025-06-15 여유 시간 내 마차살 농도가 좀 낮아진 거 같아서 간만에 중간 회차를 다시 봤다. 미하일 이스마일로프랑 모비 딕의 이스마일이랑 리바이어던 홉스의 리바이어던까지 나와서 뱅글뱅글하던 그 부분. 어우 2독하니까 그래도 무슨 말인지 따라가겠더라 엘리 이 미친놈..

그리고 아드리안에 대한 생각을 멈출 수 없다. 미치셨는데 아름다운 형님 계열은 영원히 멜키오르가 일등일줄 알았는데 아드리안은 좀 다른 방향으로 무섭다 지금까지도 속을 전혀 알 수 없고 언제든 주인공이 생각한 선악 구도가 반전될 가능성이 있어서.. 심지어 주인공도 그걸 대비하고 있고

그리고 꽤 많은 감정 앞에서 ‘난 그걸 연기할 줄은 알아도 진정으로 느낄 줄은 모른다’ 태도를 취하는 루카가 공포만큼은 찐으로 느끼는 것이 솔직히 신기하기도 함. 살고 싶어하는 건 사람이면 당연한 일이어서? 하지만 자네.. 죽음을 해방으로 느끼는 ㅇㅇ를 진정으로 이해하지 않았느뇨

2025-06-18 카카페에서 마차살 무료로 풀어주는 지금 같은 시기에 어떻게든 노를 저어서 트친을 마차살로 끌어들이고 싶은데 영업 포인트를 솔직히 나도 잘 모르겠음,, 분량이 700화를 넘어갔는데 사실 나도 다 이해하고 읽는 거 아니야 데헷

가볍고 귀엽게 영업할 만한 건 역시 EC1 의 70개월 왕세자 전하겠죠 근데 그거 하나만 떼와서 영업하면 좀 사기 아닌지 문제는 어느 부분을 떼와도 그거 하나로 마차살을 설명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어어 웹소 맞고 마법명가 차남도 맞는데 내용은 사실 성경과 논픽션이야

문송은 고전 문헌 인용해서 마법을 썼잖아? 여기는 성경을 인용해서 마법을 쓰는데⋯ 그래서 마법을 신의 은총으로 여기고 ‘이걸 쓸 줄 아는 우리는 역시 신의 축복을 받았다’ 따위로 받아들이는데⋯ 긍까 마법만 등장했지 사람들 머리 굴러가는 방식은 현대와 하나 다를 거 없는 19세기 독일이란다?

성경 얘기 꽉 끼게 하다가 갑자기 정치물로 드리프트 틀었다가 철학 얘기 꽉 끼게 하고 주인공들끼리 미친 농도의 친애를 했다가 가끔 아카데미물을 찍는

2025-06-20

아침부터 모닝 마차살 달렸는데 레오의 이런 면이 너무 저를 벅차게 함 70개월 왕세자도 좋고 부활절 때 보여주는 바이에른 차기 군주, 레루엘나 중 가장 리더 자리에 어울리는 레오나르드도 좋고 다 좋다 이거예요 근데 친구들이 말하는 레오는 받은 사랑을 세상에 돌려주는 법을 아는 사람이라는 게

그와중에 메클은 참 최근에 책에서 ‘특별한’ 혁명가와 ‘평범한’ 시민이라는 정체성주의적 구분을 택하지 말잔 의미로 ‘우리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반란적이다.’ 라는 문장을 봤었는데 메클을 보니 생각남 민족주의 정상성에 지독하게 부역하면서 더 나아가려는 노력도 지독하게 하는 인간⋯

2025-06-21

모두가 자신의 마차살 최애 씬을 얘기할 때 저도 곰곰히 생각해 봤는데 부활절 에피인 거 같구요. 자신의 두려움에도 솔직하고 나약함에도 솔직하고 사랑하는 자들에게도 즉각적으로 솔직한 왕세자님이 너무 아름다움 어찌나 솔직한지 애정이 차오를 때마다 고백을 멈추질 못하셔

이곳에 있는 하느님은 가장 낮은 자들, 인간에 의해 인간으로 존중받지 못하는 자들, 그래서 루카는 더 낮아지고 낮아졌지만 그건 사유를 내려놓고 저항을 포기하고 운명에 순응하듯 낮아지는 게 아니어야 한다 그러한 방식으로 낮아지는 건 불의다 이게 너무 저의 마음에 불을 지펴서⋯

2025-06-24 얼마 전에 갑자기 3차 시험에서 붕대로 눈 가리는 루카스가 굉장히 오이디푸스 왕 같다고 생각함. 나르케는 꽤 여러 장면에서 루카스를 내려다보고 있고 루카의 의지와 상관없이 통찰을 쓸 수 있는데 내려다보는 자에게 간파당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 눈을 가리다니 오이디푸스 같지 않습니까

물론 엘리아스의 언약의 사자 ~ 모비딕 ~ 추리를 처음 들었을 때 마치 오이디푸스 왕의 덜 마른 잉크 위에 있는 거 같다고 멘탈 흔들려 하던 루카를 이런 자리에 세워서 좀 미안하지만 그치만 오이디푸스가 자기 눈 찌른 것도 인간의 자유 의지로 해석하는 관점이 있잖냐.. 있을 걸?

생각 열심히 하고 쓴 트윗 아니고 오늘 좀 힘든 하루를 보냈어서 차살 얘기라도 해야 햇음..

2025-06-27

좋아하는 가게에 와서 하는 일 : 좋아하는 차살 에피 정주행

마차살이 시작된 첫 계기 같은 말이 아닌가 싶죠 ‘지혜 없는 자가 가볍게 던진 말에 깔려 죽는 이가 끊이지 않는, 그런 일이 우리 시대에 이미 끊쳤다 자신’할 수 있는지⋯

근데 루카가 뚱뚱 텍스트 발산하면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는 건 레오도 비슷하구나 갑자기 아주 위안이 된다 나 같으면 ‘뭔 소린데..’ 가 자동 반사로 나와버릴 거 같은데 (메클 선배 세워놔도 반응 비슷할 거 같은데) 꿋꿋이 다 듣고 생각해서 용기 내서 손 내밀어주는 레오 이 성실한 짜식⋯

타 장르지만 문송에 대한 생각을 했습니다⋯ 레지나 정말 잔인하지 않나요? 난 그 여신이 너무 다정하고 너무 잔인하다고 생각했어 신인지 인간인지 포지션 확실히 하시라고 소리치고 싶었음 ‘신에 의해 시험 받고 끝내 신에 충성하는’ 이야기 양쪽 장르에서 다 좀 주인공 모독인 편이죠

원래 사람이 무기력과 절망에서 빠져나오려면 자기 신체를 인식할 수 있는 활동이 필요하죠 샤워나 운동이나 그래서 땅에 발 붙인 ‘개인’으로 돌아오는 첫 걸음이 성대의 존재를 인식하는 일이었다는 게 쪼금 감동적이었음 그리고 목이 멘다는 것도 울 거 같았단 거자너⋯

사실 여기 열심히 안 읽었다가 지금 두 눈 휘둥그레 하고 보고 있음 눈앞의 눈을 어루만지고 끌어안으셨으요 맥박과 흙과 식물의 냄새도 느끼셨고 그게 루카를 개인으로 있게 하는 감각이라는 거죠? 예예⋯

여기서 알 수 있는 것

레오는 루카가 수행자가 된다면 말리진 않겠지만 그게 오늘 같은 방식은 아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루카는 비우기 전에 제대로 채워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근데 루카는 레오가 자신을 채워준다고 생각한다 레오는 ‘전적인 빛’이고 자신은 거부할 방법이 없다고⋯ 😇

빛에 이어 이제는 레오를 신으로 호명하시는데요 ㅠ ㅠ 추기경 서임 다시 받으셔야 할듯 그렇게 네가 내게 유일한 네가 되었다니 이 얼마나 아름다운 말인지

ㅠㅠ ㅠㅠㅠ 루카는 레오가 일부러 ‘우리’라고 표현한 걸 알면서 ‘나를’로 바꾸는 거 같고 레오는 그 의도를 알면서 다시 ‘아니, 우리를.’로 돌려주는 거 같아서 마음이 너무 벅차

2025-06-28

나 이 눈 얘기도 좋았어 울리케는 순수하게 빛나는 눈을 하고, 엘리아스는 상처와 원한과 의기로 점철된 눈을 하고, 레오나르드는 희망이 가득찬 동시에 갖고 태어난 책임에 꽉 눌려 고요하고 바르고 깨끗한 눈을 하고 있지⋯ 루카는 무슨 눈을 하고 있으려나 루질머리의 눈일까

문제의 노아유 구간을 이제 다시 보고 있는데 윤배우가 자신을 비인간화하는 시선에 지긋지긋해 하는 게 어쩌면 그를 캐릭터로서 덕질하는 오타쿠 독자에게도 적용되는 말일 거 같아 가슴이 찔립니다. 우리는 윤루카를 사랑하지만 거기에 윤루카의 의지는 없죠

우리와 같은 존재가 아니라고 생각되는 편이지 아무래도⋯ 덕질도 결국 우상화 아닙니까 나와는 다르다고 생각되니까 나를 팬의 자리에 두고 상대를 아이콘의 위치에 두는 거야. 마차살이 이렇게 스크린 너머의 독자를 빤히 볼 때마다 핫; 하고 바른 자세로 앉게 됨. 차렷.

명대사로 자주 거론되진 않지만 이것도 아주 좋은 문장이라고 생각해요 ‘온건함 속에서 분노하기’ 일단 말이 멋질 뿐더러 ‘분노해 나를 위해서라도 그렇게 해’ 의 레오 덕분에 마침내 온건함 속에서도 분노하는 루카가 되었으니 이 어찌 기쁜 일이 아닐 수 있겠어요

루카는 전지전능한 신이 아니라 가장 낮은 곳에 자리한 신을 생각하는 사람이라 신에게 소원 들어달라고 기도하는 건 썩 어울리지 않는데 ‘죽음을 결심한 사람이 죽는 것’은 차마 다시 볼 수 없어서 거의 본능처럼 ‘부디, 하느님’을 입에 담는 게 너무⋯

로한의 천사 꼬여내기 대작전 파트는 전반적으로 좀 웃기고 기괴하지만 여기만큼은 웃을 수 없었음 이 자식을 대체 뭐라고 설득해야 정신 차리게 할 수 있는 건지 좀 아득해요

2025-06-28

드디어 문제의 마리 노아유 사도 에피 재독하고 있음 근데 다시 읽으니까 두 배로 승질이 나는 거예요 ‘당신은 홀로 태어나 사람들에 의해 산 정상까지 굴려 올려졌다가 홀로 굴러 떨어져 죽으라고 그렇게 태어났습니다’ 이거 순 미친 놈 아냐 세상에 이런 모독적인 말이 있나

루카의 반응이 너무 젠틀해서 기절할 지경임 나였음 ‘이거 순 미친놈 아니야!!!’ 하고 일단 소리부터 질렀다

진심 밑줄 긋고 싶었다. 내가 일하는 과정에서 받는 존중이 분명 있고 세상의 모든 직업을 ‘사회적으로 존중받는’ 순위로 나열하면 화이트 칼라인 나는 상위권에 들겠지만 그건 동등하게 존중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몫을 떼어 내게 붙여놓은 듯 보일 뿐더러 그게 내게 닿는 비-존중을 갈음하지도 않음

만인이 구조를 이루고 있지. 서로가 서로를 착취하는데 개인의 선의만으로는 구조가 멈춰지지 않고 그와중에 ‘왜 이만큼이나 들어왔는지 알 수 없는 기이하게 거대한 금액’이 비판의 말도 꺼내기 힘들게 하지⋯ 왜냐면 실제로 다른 더 낮은 곳에 가야 했던 몫이 이리로 온 게 맞으므로

이해해야 존중하는 사회에 루카는 끊임없이 화를 내고 있는데 ㅋㅋ 근데 나도 요즘 생각하는 게 정체성주의 이제 지겨워⋯ ‘저는 00에 속하는 사람입니다’ 라고 팻말을 들어야만 타인에게 이해 가능한 사람이 되어 존중받을 수 있는 거 너무 지겨워요 그 팻말이 나를 다 설명하지 않을 뿐더러

남들이 팻말로 인식할 수 있는 어느 공동체의 일원이 되어야만 사회에서 존중받을 수 있는 것도 너무 지겨움 젠더⋯ 뭐⋯ 잘 모르겠구요 성적 지향⋯ 에⋯ 모르겠구요 요즘은 무슨 계정 만들 때 500자 이내로 자기소개 쓰라는 창 뜨면 정말 너무 귀찮아 ㅋㅋㅋ ㅠㅠ

그래서 어떤 타인을 만나든 보일 수 있는 최대한의 존중을 표해줄 거 같은 윤배우가 또 ‘목적에서 크게 떨어진 해석’은 선호하지 않는다고 단언하는 게 조금 서늘했다. ⋯ 캐붕 섞인 2차는 보여주면 안 될 거 같군

여기서 잠깐 멈칫했는데

  1. 윤배우가 외로움이란 감정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적이 있던가?
  2. 윤배우의 외로움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한 단어로 정리되지 않는 것에 불안을 느끼는 것 <- 에서 바로 떠오르는 건 남들에게 설명할 수 없고 이해 받을 수 없다는 데서 오는 외로움인데

그의 최종 목표는 이해받는 것이 아니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해의 경험이 가끔은 필요한 것인지 자기 감정 직시보단 세상 분석을 더 많이 했을 거 같은 인물인데 ‘외로움’이란 키워드가 윤배우 안에 어떻게 정의되어 있는 건지 좀 궁금했음 레루엘나가 모여 외로움에 대한 얘기를 했으면 좋겠어요

어렵고 뚱뚱한 파트⋯ 윤배우가 말하는 ‘인간이 창조한 신’이란 신자유주의나 자본주의 같은 거겠죠? 과거에 불가능했던 많은 것을 가능케 하고 인간들을 신처럼 살게 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인간의 손으로 빚어낸 체계인데 끌어내리긴 참으로 어렵고⋯ 현대사회의 신 맞지!

이반 뇌제, 오르시니, 사도의 세계관에선 신이 절대적인 존재고, 신이 절대적이므로 인간의 책임은 늘 제한적이고(^^) 바벨탑 중단도 신의 의지라면 윤루카의 세계관에선 인간이 이미 ‘그들 자신의 능력이 신과 같아질 수 있다는 걸’ 알고 있고 신을 도구로서 경유해 바벨탑 쌓기를 스스로 중단했다.

찬찬히 읽다 보니까 여기 좀 감동적이었음. 사도는 계속 ‘운명을 이겼는지 아니면 여전히 그 위에 있는지’ 양자택일의 질문을 던지는데 루카는 ‘내 인생이 반드시 너의 운명론으로 해석 가능해야 하는 건 아니고 이건 나의 삶 나의 의지’로 답하는 게. 나의 한 평생이 지금의 나를 있게 한다고 말하는 게

윤배우와 사도는 신에 대한 해석이 다른데 (윤배우에게 신은 가장 낮은 곳에 임하는 존재, 사도에게 신은 우리를 구원해 줄 절대적 존재) 마찬가지로 어머니에 대한 해석도 다름. 사도는 어머니를 ‘무조건적으로 나를 사랑하고 수용해 줄, 성자의 이미지로서의 어머니’로 생각하고

윤배우에게 어머니는 ‘우리가 이해할 수 없게도 부조리하며 때로 자비롭고 매우 많은 순간 잔인한, 지극히 인간적인’ 사람이라 사도가 어머니 롤을 기대하며 윤배우에게 안겨도 윤배우는 해 줄 말이 없음 그가 생각하는 어머니는 이런 거 받아주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솔직히 여기서 ‘난 남자로 태어났어 이 친구야 ㅋㅋ 그건 내가 어머니-신이 될 수 없다는 증거지’ 같은 말하는 건 철저히 농담이라고 생각했는데 사도가 농담으로 받아들였는지는 잘 모르겠고 ‘에? 그치만⋯ 바이에른에 마력 공여는 하셨잖아요’ 같은 말을 꺼내도 되는지도 잘 모르겠음

아 그리고 이거 약간 정신이 번쩍 뜨였다 맞는 말이지 루카가 이 세계관에 책임이 있다고 하려면 루카가 메시아라서 책임이 있다고 말하지 말고 인간이어도 책임을 질 수 있다고 말해!!!!

2025-06-30

이 파트도 다시 읽으니까 재밌었어. 타고나길 정치인인 레오나르드는 중시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쓸데없는 질문엔 대답조차 안 해 주지만 루카는 미시/중시/거시를 왔다갔다하며 미래의 수도사처럼 굴고 친절하게 모든 반론에 답도 해 줌 그는 모두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파해야 하니까요

2025-07-01

최신화까지 다 봤다. 처음에 여기 보면서 굉장히 뜬금 없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오스만 제국? 화자가 이 주문에 깊은 애착이라도 있었단 말인가?) 팔레스타인이 핵심이라는 걸 알고 아. 제철 웹소. 하고 캡처했음

레오는 부디 이런 화법을 멈춰주었으면 좋겠어요 아니 너무 ‘요즘은 이런 거 주기적으로 넣어 줘야 계속 읽는다고 들었어’ 하는 느낌으로 장르 바뀌는 코드가 들어가 있다니까요 그게 흥미로운 포인트지만 가끔은 진짜 아찔하다니까

레오에 대한 비유가 여러 번 등장하는 건 일단 계속 기억해 두고 있습니다 여태까지 신과 빛이 나왔구요 이제 하늘도 등장했음 근데 고유능력이 식물이니까 땅이기도 한 거 아닙니까? 거진 자연만물이로군

망각하지 못하는 화자가 ‘그러므로 끝없이 생사의 기로에 뛰어들어야’ 했다고 말하는 것도 조금 충격적임 그럼 이 세계관이 형에게 죽을 지도 모르는 세계관이 아니었다면 넌 처음부터 내달리지 않았겠구나 아드리안이 아니었어도 또다른 죽을 위기를 찾아가셨겠군요

어쩐지 다른 감정은 다 멀게 대하면서 ‘죽음에 대한 공포’는 너무 당연한 장치로 받아들이시는 거예요 솔직히 책빙의면 주인공의 죽음 == 화자의 죽음이 맞는지 한번 의심해 볼 만도 한데 그냥 이 장치가 계속 필요하셨던 거야 ⋯형님 여기 좀 와 보세요

차살은 뭐랄까 패치워크 같아요 상태창이라는 겜판소 문법에 아카데미물로 시작은 했는데 중간에 추리 게임과 논리학 시험 같은 게 섞여 있고 형동사도 있고 진짜 하고 싶었던 건 사회 비판인데 BL 코드도 덕지덕지 붙여져 있음 지금도 봐 이미 했던 얘기를 버전만 다르게 벌써 몇 번째 하시는 거

그래서 차살의 주제가 좋은 것과 별개로 차살로 돌아보는 웹소설의 정의 이야기를 누가 해 주면 좋겠음 웹소설은 무엇이 되어가고 있나요? 차살이 웹소설로 등장한 건 비록 성격은 웹소가 아니지만 이 형태가 아니면 사람들이 안 읽을 거 같아서인가요 아니면 이 또한 새로운 형태의 소설인 건가요?

그리고 이런 생각과 아무 상관 없이 울리케는 귀여웠다 타래 끝!

2025-07-03 오늘자 차살 : 레오가 불의 한번 더 저질러줬으면 좋겠음

만인이 나고 내가 만인인 거 같은 소리하고 있네 어서 땅에 발 붙이지 못해? ㅋㅋ

그리고 문득 생각했던 것: 여성의 성과에 대해 ‘남자가 했겠지/도와줬겠지’ 따위의 말이 붙을 때 우리는 ‘아니야 여자가 한 거야!!!’를 먼저 외쳐야 하는가 ‘남자/여자라는 구분선은 모두를 포용하지 않으며 당신은 전혀 상관없는 잣대로 이것을 평가하고 있다’고 말하는 게 먼저일까?

전자를 먼저 외쳐야 눈앞의 가장 뚜렷한 불의를 헤칠 수 있는 걸까. 사회가 사람을 오로지 남녀로밖에 구분하지 않을 땐 차라리 그 내집단 안에서 뭉치는 것이 동력을 내는 방법일까? 하지만 난 늘 마차살 세계의 퀴어를 생각해⋯

‘상관없는 잣대’에 대한 부가 코멘트 사실 상관이 없진 않음 지대한 상관이 있죠 그 사람이 만들어낸 결과물과 그 사람의 생애 사이엔 하지만 그것이 너무 짧게 축약되진 않는가? 라고 ‘여성’ 호명을 마냥 편하게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말해보았다

2025-07-05

진짜 우정이 주는 최고의 선물은 이해하는 것, 그리고 이해받는 것.

제가 요즘 이해보다 존중이 앞선다고 말하는 독일 배경 웹소를 읽고 있는데 말입니다⋯ ‘이해’에 대한 사뭇 다른 시선 ㅋㅋ

근데 사실 차살의 화자도 이해받고픈 욕망이 되게 뚜렷하다고 생각해요 그게 아님 그 뚱뚱한 텍스트를 레오에게 엘리에게 설명할 이유가 없음 때로 화자가 뱉는 ‘이해보다 존중이 앞선다’는 진짜로 이해의 필요를 못 느껴서가 아니라 이해해 주리라는 기대를 내려놓은 자포자기의 멘트 같기도 하고

이해해주는 친구 만나니까 세상 이렇게 행복해하고 친구를 아끼고 각종 친애 모먼트를 발산하시면서 왜 ‘그래 난 사실 무척 외로웠던 거 같아’ 같은 자아성찰은 등장하지 않는 걸까요? 나는 사람을 사람으로 있게 하는 건 이성이 아니라 욕망이라고 생각하는데 말이야⋯

2025-07-08

마드무아젤, 당신도 유대인인가요?

아 너무 승질나

예의 차린 척 정중한 척하지만 성차별이 남아 있는 구인류 사회기 때문에 오히려 상대 말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표식이 되는 ‘마드무아젤’ 호칭과 어떻게 대답해도 함정이 될 수밖에 없는 적군이냐 아군이냐 이분법이 너무 가증스러워요!!

유수프 나디르 학생조차도 도구에 불과함 그는 갑자기 굉장히 성스러운 핏줄의 후손 취급을 받고 있는데 이제 나디르 학생이 그쪽 입맛에 안 맞는 말을 했다간 사실은 불경한 구석이 남아 있었던 핏줄이 되겠죠 가족끼리 서로 인질잡게 만든 셈이잖어

자연쥐가 제일 싫어하는 극단적 상대주의 촤라락 펼쳐놨다가 루셀이 ‘그럼 누가 예수를 사탄으로 오해하면 그것도 존중받아야 하나?’ 하니까 갑자기 논점 이탈해서 ‘넌 사람이 죽었는데 그깟 논리가 중요해?’ 이런다 야이것들아!!!!!!

여기서 루셀이 조금이라도 구인류 여성에 대한 편견에 부합하는, 예를 들어 감정적인 모습을 보였다면 ‘오 마드무아젤 부디 진정하십시오’ 따위의 말이나 들어야했겠죠? 톤앤 매너를 완벽하게 다듬어서 겨우 저런 것들을 포섭해야 한다니 루셀 인생도 쉽지 않다

2025-07-08 메클 선배 재평가 시급하다

아아야그의방식이옳았다는게아닙니다총쏘자는게아니고 그치만 그는 지극히 인간적이고 효율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되지 않습니까? 화해 안 될 거 같은데아아아니에요총안쏜다고ㅠ

2025-07-09 책 읽다가 뜬금 차살 얘기. 외젠 라무르 에피의 메시지와 최근 댓글창에서 있었던 비판들은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을까요? 전 일단 작가를 통제하고자 한다는 점은 같고 다만 플랫폼의 댓글창이 별로 좋은 공론장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그럼 어쨌어야 하나? <- 이건 아직 물음표인 상태

좋은 공론장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건

  • 어디까지나 플랫폼의 이익을 위해 설계된 곳이고 (민중의 합의에 의해 정해진 곳이 아니고)
  • 위의 이유로 독자에게 ‘평가’의 권리가 주어짐 별점/댓글 둘 다 그렇죠
  • 같은 이유로 접근하기 너무 쉬운 곳이라 독자와 작가 사이의 적절한 거리가 확보되지 않음

글이 발행되어 나가는 순간부터 글 속 화자와 작가는 별개의 인물인데도 댓글 시스템은 글에 대한 날것의 반응을 마치 작가에게 쓴 편지처럼 다이렉트로 전달한다.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작가는 과연 이것이 나에 대한 공격은 아니라고 평정을 유지할 수 있을까?

연재라는 시스템이 거기에 부스터를 붙인다 단행본을 돈 주고 샀으면 에잉 별론데 하는 불평 한 마디로 끝났을 일을 연재물인 바람에 독자에게도 마치 편집 권한이 있는 것처럼 굴게 된다⋯ 간섭은 어디까지 허용되는 것일까?

독자에게 의견 표명의 용도로 주어지는 버튼이 좋아요/싫어요인 것도 좀 뭣함.. 선택지가 그것밖에 없단 말입니까? 왜 이분법이죠? 이게 ‘마드무아젤 당신도 유대인인가요’ 와 크게 다른 문법인지?

댓글과 원 컨텐츠 사이 거리는 너무 좁은 나머지 댓글이 주석처럼 기능할 때가 있죠 댓글에서 설명을 얻는 사람도 있고 동질감을 얻는 사람도 있고. 그래서인지 비판하는 사람이 자기 채널에다 ‘요즘 이게 이래서 별로임’이라고 쓰는 것과 컨텐츠에 직접 댓글로 다는 건 어쩐지 다른 일처럼 느껴집니다

하물며 이건 플랫폼 독점작이니 댓글을 피해 타 플랫폼으로 간다는 선택지도 없음 그런 점에서 댓글창이라는 건 꽤나 청중이 많이 모여 있는 곳입니다 그게 비록 내 힘으로 모은 청중은 아니지만요 그럼 만약 트위터에서 자기 계정 걸고 쓴 거였음 더 건강하다고 느꼈을까? 그건 또다른 얘긴데..

2025-07-10 아티스트를 사랑하되 온전히 믿지는 못하는 상황에서 망설이며 나아가는 사랑이 팬들을 개인적 감정에서 사회적 윤리에 대한 고민으로 이끈다는 파트를 읽고 있는데 메클 선배 생각이 났습니다 메클 선배는 참 망설이는 사랑을 많이 하시죠 아드리안을 대할 때도 그렇고 루카를 대할 때도 그렇고

아드리안이 남들 눈에 보이는 그대로의 사람이 아니고 경계하는 게 좋다는 걸 눈치는 채지만 뚜렷한 결정은 못 내리고, 루카를 종종 돕는 듯 하지만 완전히 이쪽을 신뢰하게 된 것도 아님 근데도 어떤 순간엔 ‘방관자가 되진 않겠다’를 택하죠 저는 그 순간의 메클 선배에게 상당히 흥미가 있는데

2025-07-11 오늘자 차살 트윗. 최신화랑은 상관없음. 화자에게 진정한 ‘타자’가 과연 존재할까?가 문득 궁금해졌어요 왜냐면 이 세계관 속 사람들은 전부 화자가 바라던 대로 행동하거나 화자가 예상했던 대로 행동하거나 둘 중 하나로 보인단 말야. 화자에게 있어 ‘예측불허’의 타인이 없다는 느낌

그야 화자가 불망이긴 하지만 어쨌든 그도 사람으로 살았으면 한계가 있지 않습니까? 60억 인구를 다 만나보진 않았을 텐데 더구나 그는 예나 지금이나 사회 중심에 있는 사람이기에 ‘가진 거 많은 사람으로서’ 비인간화/비존중은 많이 겪어보셨겠지만 사회 주변부의 삶은 사실 모를 거란 말이죠

물론 저라고 안다는 것은 아님 그걸 화자가 꼭 알아야만 차살의 메시지가 의의를 갖는다는 것도 아님 하지만 이 세계 어딘가 폐쇄적이지 않은지? 화자가 예측할 수 없는 상상할 수 없는 진정한 타자는 어디서도 올 수 없는 세계가 아닌지..?

화자가 머리 쓰면서 퍼즐 풀기를 좋아하는 씬들을 보며 문득 그 생각이 든 거예요.. 타인이 모두 예측 가능한 범위에 있고 언제나 논리 퍼즐의 답을 찾아나갈 수 있는 세계는 사실 좀 재미없는 세계가 아닌가 독자는 내내 화자의 머릿속을 보고 있고 그 밖으론 아직 나가보지 못했다는 느낌도 들어

2025-07-13 안녕하세요. 독자는 당연히 작품을 비판적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작품 전개가 별로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한 의견을 가진 다른 독자들에게 언어를 제공할 비평을 쓰는 것과, 작가에게 문제를 깨달으라고 말하는 건 조금씩 다르게 동작한다고 생각했어요.

꼭 앞의 것들이 옳고 후자가 문제적이란 구분은 아닙니다. 그러나 플랫폼의 환경이 독자로 하여금 소비자로서 권리를 말하게끔 부추기는 면이 있고 (그래서 댓글창에서 자신이 얼마나 충성도 높은 독자인지 부연하는 문구가 자주 등장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환경을 거칠수록 독자의 비판은 원 의도와 다르게 작가를 통제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기 쉽다고 생각했어요. 따라서 독자가 하고픈 비판을 최소한의 왜곡으로 전달하고 또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좋은’ 공론장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어서 썼던 트윗입니다.

비판의 댓글을 단 모두가 작가를 통제하려 든다고 말하려던 건 아니었고, 원 트윗도 그분들에게 ‘반대’해서 작가를 ‘옹호’하고자 쓴 건 아닙니다. 작가를 비판할지 옹호할지 둘 중 하나만을 고르게 하는 구도 자체에 별로 찬성하지 않습니다. 그보다 더 나아간 논의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이것보다 나은 방법이 있지 않을까 스스로 궁금해서 쓴 트윗이었어요.

2025-07-17 차살에서 저는 가끔 렝과 루와 윤배 친구 셋이서 세같살 하면 재밌겠다는 상상을 함 왜 하필 그 셋이냐면 일단 찐친을 어느 누구도 잃지 않은 루가 궁금하고 루와 윤배 친구가 연인으로 오인받는 상황에 레오가 뭐라고 할지 좀 궁금하잖아요

레오와 루카가 쌓은 우정과 윤배와 윤배 친구가 쌓은 우정은 또 조금 결이 다를 테니, 결 다른 우정으로 행복해하는 루카를 레오가 어떻게 볼지도 궁금하고 화자 같이 골때리는 캐릭터를 친구로 둔 윤배 친구와 레오의 동질감 어린 한숨 토크도 좀 궁금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