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사회적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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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09

1세계 게임회사들이 동남아를 착취 거점으로 쓰기 시작한지는 꽤 됐고 노동환경에 대해서는 알음알음 얘기가 나오긴 했는데 이건 좀 충격적이다. 100 Slaps: The Breaking News The Games Industry Ignored in 2024

보면서 진짜 입을 못 다물었다⋯ 50분짜리 영상이 말도 못할 폭력으로 꽉 차 있다. “사람이 어떻게 저런 짓을” 정도로 반응할 수준을 아득히 뛰어넘었는데, 사법 제도에 대한 신뢰가 낮은 탓에 NO VIRAL NO JUSTICE 라는 말이 돈다는 건 남 얘기 같지도 않았다.

동남아 아웃소싱은 게임 업계뿐만 아니라 우리 회사도 하고 있고 테크 기업이 비용 절감을 목표로 할 때 고려하는 제1옵션일 텐데⋯ 이 정도 심각한 일이 일어났는데도 파리나 도쿄가 아니라 자카르타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주목을 크게 받지 못했다는 게 너무 처참함

이래서 빅테크들이 홈페이지에 우리는 수평적인 문화를 통해 인류의 더 나은 뭘 추구하고 morality 와 ethics 를 지키고 어쩌구 거창하게 써 놓은 걸 보면 넌더리가 난다. 그게 아니라 비윤리를 외주 줬겠지!!

2025-01-13

알고리즘 기반 추천 시스템과 자동재생을 금지해야합니다… 기술 뒤에 숨어서 공개되지도 않는 기준으로 사람들에게 게시물을 큐레이션해 자극적인 콘텐츠를 더 보도록 유도하는걸 못 하게 해야해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게 정답인 거 같다. 결국 앱 사용 시간을 늘리기 위해 앱을 더 자극적으로 만들고 추천을 넣는 건데 ‘더 자극적으로’ 만드는데 아무 리미트가 안 걸려 있는 게 문제야 추천 컨텐츠 20개 이상 보고 나면 정신 건강을 위해서 앱 자동으로 1분 꺼지게 하는 게 규제로 들어가야 해

하지만 그랬다간? 위상 높아진 빅테크들 죄다 앓는 소리할 테니 아무도 그런 말 안 꺼내려고 하겠지? 그래도 적어도 몇 세 이하 아동과 몇 세 이상 노인에게는 적용되어야 하지 않을까.. 아동 보호법은 이미 이것저것 많이 생기고 있고 말입니다 노인 보호법은 아직 들어본 적이 없긴 한데

2025-02-02 ‘너보다 더 많이 아는 내가 인사이트를 주겠다’ 톤의 글들은 일단 🤔 이 표정 짓고 시작함 어디든 간에 진짜 그 분야에 매진한 사람들은 다 자기 일하느라 바빠서 남 인사이트 챙겨줄 시간 읎어

2025-03-11 Oh No⋯ 카세트테이프 늘어지도록 들었던 우리집 모녀 최애 가수인데⋯ (휘성)

2025-03-24 ‘글쓰기는 일종의 서브스턴스’라는 말이 뇌리에서 잊혀지질 않는다 엄마와 딸 관계의 은유로 볼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땐 에에; 저는 엄마와 하나가 아니에요; 하는 일차적 거부감 때문에 더 깊게 생각을 못했는데 ‘글은 내가 낳는다고 낳아지는 게 아니고 때 되면 오웨엑 하고 태어나는데

그 모양새가 ㅇㅇ일 때도 있고 ㅁㅁ일 때도 있는 거’라고 하니까 영화가 갑자기 달리 보임 그렇구나 저건 내 포타글이 저벅저벅 걸어다니는 거구나⋯ 더 나은 ver 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계속 다시 쓴 건가⋯

2025-03-29 서브컬처 연구 온리전 후기 연구자 분들의 얘기도 얘기인데 이 청중 집단이 몹시 흥미로워서 이 사람들의 메일링 리스트가 있었으면 좋겠다

2025-04-09 “실상은 그게 본인한테 가장 쉬운 일이니까 하시는 것 아닌가요”에 별표 백개 드립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이 어렵고 전문적인 일이기 때문에 대우가 좋은 거라고 당연한 거라고 말하는 인간들 머리 위로 다 쟁반 떨어져야 돼

2025-04-10 TODO 목록에 2분기 목표 세우기를 써둔지 어언 2주. 이제는 생각할 때가 됐다 싶어 1분기에 쓴 다이어리를 펴봤다. 1분기의 목표는 비건과 운동과 어학과 금융(지출 줄이기 +투자)에 있었다. 이렇게 놓고 보니 명확하다. 비건과 운동은 비교적 성공적이었고 투자가 가장 실패했다는 게⋯

투자를 도전했던 이유: 한창 이사 준비할 때 전세 자금 못 돌려받을까봐 손톱 물어뜯다가 내집마련!! 내집마련!!!! 에 꽂혀서 하⋯ 근데 이 고민 다시 들춰보면 한 사흘은 못 자 이직과 직종 변경과 탈자본주의를 거쳐 삶의 의미까지 찾아봐야 돼

2025-04-10 지금 돌이켜보면 2차 연성 쓸 때 가장 좋았던 건 아직도 나한테 무언가를 이 정도로 사랑할 능력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안도한 경험인듯

그것이 정말로 투디 캐릭터를 향한 사랑이었든 아니면 투디 캐릭터를 경유한 내 과거와 에고의 재확인이었든 간에 아무튼 애정을 창출하는 능력이 완전히 고갈되진 않았다는 거⋯ 그게 약간 ‘나 아직 인간으로서 가치 있다’는 느낌을 준 거 같음

2025-04-13 사실 그래 사람들이 읽고 싶어하는 블루칼라 노동자 이야기 딱 ‘쇳밥일지’까지가 아닐까 싶지

2025-04-13 어 의외로 ‘ㅇㅇ는 소비하면 안 된다’ 플로우랑 연결되나? 소비안됨 주장의 원 의도는 대상에 대한 윤리적 성찰이었겠지만 실제로 불러일으키는 효과는 ㅇㅇ을 덕질하는 사람을 트위터 공간에서 죄다 입 닥치게 만드는 것뿐인데

윤리적인 대상을 소비하면 나도 윤리적인 소비자가 되고 비윤리적인 대상을 소비하면 전부 비판(싸불)의 대상이 된다는 이 이분법으로 양쪽 다 설명할 수 있을지도,,

2025-04-13 이건 좀 납작한 말이지만 여기 있는 사람들 다 트이타 불매에 실패한 사람들인데 빻은 취향 물리치기 대회가 무슨 소용인지

2025-04-14 ‘더 많은 계층을 다뤄야 한다’는 문장 포맷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듯

꼭 들어맞는 예시는 아니지만 누가 나한테 무슨무슨 여성으로서 생각 같은 거 물어보면 약간 당황스러웠던 거 같음. 내가 왜 그 집단을 대표하는지 의문 + 나한테 기대하는 답변 방향이 정해져 있는 게 보여서 연극하는 기분 + 나 자신의 수많은 생각 중에 ㅇㅇ로서의 생각만 발라내는 거 불가능

나와 비슷한 환경의, 내 삶을 대변해 줄 수 있는 주인공이 작품 안에 등장했으면 하는 마음은 그리 잘못된 게 아닌 거 같은데 어느 지점에서 이게 갈라지는 걸까..

2025-04-25 전에 어떤 퀴어 지인들과의 모임에서 ‘퀴어로 사는 게 힘들다고 느끼다가도 어떤 환경 어떤 순간에는 오히려 퀴어 정체성을 내세우는 게 셀프 프로모에 도움이 되서 스스로를 걸어다니는 다양성 아이콘처럼 포장하는 나를 발견했을 때의 자괴감’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었는데

뭐 근데 퀴어 정체성에만 적용되는 얘기는 아니긴 해 저는 유구하게 저를 한치의 의심 없이 “여성”으로 읽는 시선을 불편해해 왔지만 어디 지원서 쓸 땐 반드시 내가 남초 이공계 월드에서 소수에 속하는 여성이었음을 강조했지요 일부는 사실이고 일부는 전략이고 그런 건데

스테레오타입에 분노하고 반대하면서도 당장의 국면을 파훼할 때 그 스테레오타입이 필요하면 잠깐 끌어다쓰기도 하고.. 사람은 그렇게 생존해 나가는 거 아니겠습니까 요즘의 어떤 토픽을 보고 들었던 생각.

2025-04-26 ‘애니나 게임에서는 아름다운 것만 보고 싶은 게 당연하다’니.. 아저씨 그럼 스카이 크롤러 만들 때는 무슨 생각이셨던 건데요

외주화 되다 못해 엔터테인먼트로 전락한 전쟁, 전쟁 쇼에 소모되며 어른이 되지도 죽지도 못하고 계속 재생되는 청소년 용병 이런 거 등장하는 영화를 만들면서 목적이 풍자나 비판이 아니었단 말야? 그게 바람직한 세계관이라고 생각해서 만드신 거예요? ㅋㅋㅋ

2025-04-26 8인 머더 미스테리를 다녀왔다. 티알피지 같이 해줄 4인도 구하기 쉽지 않은데 머더 미스테리 8인 멤버를 어떻게 구하신 거지.. 모임장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요즘 안그래도 모임 잘 만드는 사람에게 만드는 비법을 좀 배우고 싶은데

웹소도 좋아하고 티알도 좋아하고 뭐 이것저것 좋아하는 게 많아서 (아직은 다 포기할 수 없어서) 티알 장기탁 다시 하고 싶다고 찡찡만 대고 시도는 못하길 몇 년 째인데 이거저거 찍먹하는 즐거움도 있지만 하나에 뿌리 내리고 아 이제부터 내가 나무가 되어볼까~~ 하는 사람의 즐거움이 분명 있다

2025-04-28 저는 디즈니 하면 디즈니가 백설공주 역 성우 계약서 쓸 때 ‘프린세스의 목소리는 unique 하게 남아 있어야 하므로 이 작품을 하고 나면 어떠한 다른 TV 쇼나 영화, 라디오에 출연할 수 없음’ 조항을 넣었다는 거밖에 생각이 안 남

확인해 보니까 신데렐라까지도 비슷한 제약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1948년에 신데렐라 목소리 녹음하면서 받았던 2500 달러가 VHS 비디오까진 고려가 안 된 가격이었다며 (충분치 않다고) 소송도 하셨었네요.

그래서 사람들이 디즈니 실사 개봉할 때마다 ‘제가 사랑했던 공주 목소리는 이게 아니에요’ 하고 추억팔이 할 때 약간 마음이 복잡해지는 거예요 나도 그 목소리 그리워 해 근데 우리가 그 유명한 목소리를 다른 작품에서 많이 들어보지 못했고 성우 이름조차 잘 모른다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왜 그 목소리가 공주 고유의 것으로 아이콘으로 남아 있는지 그걸 그리워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같이 생각해주면 좋겠다

결론

  • 기회만 있다면 디즈니에 취직하고 싶다 → 그럴 수 있지
  • 디즈니가 노동자에게 좋은 회사다 → 아⋯⋯⋯닐 걸요? 아니라는 증거 건물 단위로 쌓을 수 있을 걸?
2025-05-05 휴대폰을 소지하지 않을 권리, 네이버/카카오를 사용하지 않을 권리에 대해 생각하는 요즘

조금 전 어느 가게에서 캐치테이블 웨이팅을 걸고 싶은데 제가 카톡이 없어요 어떡하나요? 를 묻는 분께 아 카톡이 없으면 저희가 연락을 못 드려서요 어쩔 수 없을 거 같아요 답변하는 상황을 보았다

2025-06-01

딴소린데 이 시대는 왜 10년 15년 20년 쓸 수 있는 물건을 안 만드는거임? 그니까 내 돈 주고 물건을 샀는데 회사쪽에서 지원종료를 하면 그냥 금속덩어리일 뿐이라고?

이걸 가지고 그렇다고 10년 넘은 구형 기기를 어떻게 다 레거시 지원을 하냐라는 분들도 계시는데, 지금 지원 중단된 기기 중에 가장 최신 제품이 판매한 지 이제 5년 살짝 넘었음. 당연히 소비자 입장에서 화가 날 수밖에 없는 것.

10년 넘은 구형 기기를 어떻게 다 레거시 지원을 하냐 → 사실 이 말도 좀 생경하게 느껴지는 게 저사양 단말 지원, 네트워크 느린 환경 대응, 앱 용량 최소화 및 최적화 등이 엔지니어의 소양으로 여겨지던 시절이 분명 있었음 근데 어느 순간부터 ‘웬만한 사람들 다 최신 기기 산다’ 풍조가 생기고

최신 기기에서만 가능한 기능과 속도를 바탕으로 뭘 설계하는 일이 너무 당연해짐. 저사양 단말은 대충 퉁치고 넘어가도 되는 사용자군이 되고 심지어 OS를 제공하는 기업조차 비슷한 대응을 할 때가 많고.. 그거 신경쓸 시간에 다른 ‘트렌드’에 신경쓰는 게 더 가치 있다는 분위기가 자리잡은 느낌.

2025-06-10 인용 알티를 타고 흐르는 플로우의 힘을 정말 경계해야 한다고 느껴서 요새는 책이든 영화든 다 보고 나서 트위터에 “곧바로” 감상 서치는 잘 안하는듯. 적어도 내 감상은 내 안에서 정립된 다음에 찾아봐야 한다. 안 그러면 내 의견 남 의견 구분을 못햐

특히 내 깜냥을 넘어서는 책이나 영화를 봤을 때 이..이게머꼬 하면서 즉시 트위터 비평 존잘의 평을 찾아보고픈 마음이 드는데 내 느낌엔 대충 이랬는데 이걸 정확히 뭐라고 표현해야 하나요? <- 이 질문을 갖고 서치하는 것과 그저 존잘의 의견을 흡수하기 위해 서치하는 건 좀 다른 거 같음

존잘의 의견을 흡수하는 게 꼭 나쁜 건 아님. 사람은 누구나 다 거기서 시작한다고 생각. 하지만 존잘의 의견과 내 의견이 맞지 않는 순간은 오기 마련이고 존잘은 이걸 사랑했지만 나는 안 사랑할 수도 있는 거군.. 하고 저벅저벅 걸어가야 하는 모먼트도 있는 것이다 그때부터가 진짜 시작

2025-07-29 S라인이 드라마화 되어서 그거 기반의 2차 창작물이 우르르 나오는 배경은 이해했는데 사실 S라인의 설정은 원작이 연재되던 시절에도 정말 구리고 끔찍한 것이었음 거기서 그 폭력성을 잘 길어올린 게 S라인이 수작이 된 이유였고

그 설정을 가져다 꼴림 포인트로 쓰는 건 저한텐 약간 레드 존인듯⋯ 일단 그 선을 보고 ‘너 이거 어떻게 된 거야’ 하고 애인 또는 지인에게 추궁받는다는 상상에서 조금도 웃을 수 없어

그게 무슨 절대 들키면 안 되는 중요한 비밀이어서가 아니라 내가 원하지 않은 상황에 원하지 않은 방법으로 그 대화가 시작되어 버리는 걸 참을 수 없어 네가 뭔데 나에게 내 과거를 추궁할 권리를 갖는 거임.. 고작 보인다는 이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