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프레시 독서여행 @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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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8 |
리프레시 여행 1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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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8 | 김보영 작가님의 ‘저 이승의 선지자’ 오늘 읽기 시작해서 방금 다 읽음 카페 띠웅 포카는 책갈피로 잘 쓰고 있습니다 |
2024-06-08 |
오늘의 일기
그리고 김보영은 신이다 몰랐던 것은 아니나 다시 한번 깨닫건대 김보영은 신이다 끝 |
2024-06-09 |
리프레시 여행 2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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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9 | 율리아 에브너의 ‘한낮의 어둠’을 읽기 시작해서 절반쯤 읽음 반-극단주의 운동가가 극단주의 커뮤니티에 잠입해서 그곳의 생리를 분석한 책인데 정말 재밌고 무섭다⋯ 진짜 무섭다 이게 픽션이 아니라 논픽션인게 제일 무서워 혼자 카페에서 읽다가 자꾸 ㅇ0ㅇ 이 표정이 나옴 |
2024-06-10 |
리프레시 여행 3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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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0 | 그리고 이번 휴가 메인 목표인 벽돌책 진행상황 40% |
2024-06-10 |
오늘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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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0 |
정말 이 벽돌책이 나를 심란하게 해.. 가장 심란한 점은 제가 첫 장 펼치기 전부터 이 엔딩을 예감했으면서도 샀다는 것입니다
진짜 혹시 모르니까 다 읽긴 할 텐데 다 읽고서도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엔딩이면 술 사올 거 같음 |
2024-06-11 | 아침 먹고 책 읽고 점심 먹고 책 읽고 달리기 한판하고 오는 길에 오징어순대 명태회 포장해서 샤워 끝내고 먹는 지금 저의 기분 : 평생 이렇게 살고 싶다 |
2024-06-11 |
벽돌책 다 읽음
술은 애저녁에 깠음
이건 마치 중고딩 때 에반게리온을 보고 경도되어 인생 애니로 꼽던 사람이 그로부터 15년 뒤 좀 차분해진 상태에서 안노 감독 신작이 나왔대서 이번엔 뭘까? 하고 네 시간 반짜리 영화를 보러 갔는데 글쎄 에반게리온과 같은 주제를 같은 태도로 더 재미없게 찍었단 걸 알았을 때의 착잡함? 저는 좀 더.. 이 주제 이 톤으로 베스트셀러 소설을 썼던 과거의 자신을 돌아본다던가 나이 먹고 쌓인 관록이 덧붙여진 버전을 기대했는데요.. 십오년 전의 자기 소설 무척 마음에 드셨었나 봅니다 에 뭐 음 네 글 속 모든 등장인물이 언어, 문학, 지적 유희와 침묵에 심취해 있고 그걸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본인이 병에 걸려 더 이상 예전 같은 문학적 지성을 누릴 수 없음을 알게 되면 즉시 자살 계획을 꾸미고 심지어 주변 인물이 ‘나라도 그렇게 했을 거야’ 하며 모르핀 모으는 거 도와줌 에?? 예??? 그럼 화자는 평소에 지적 장애인을 무슨 시선으로 보고 계신..??? 이 심취가 너무 거대한 나머지 글에는 아동의 존재도 깨끗하게 지워져 있음 주인공에게 자녀가 둘 있고 직접 발화도 하는데 마치 태어날 때부터 주인공의 지적 유희의 동반자가 되기 위해 다 큰 성인으로 하늘에서 뚝 떨어진 거 같고 630페이지 소설을 읽었는데 이 글의 시대적 배경이 언제인지는 끝까지 모호함.. 왜냐면 등장인물들은 TV에 뉴스가 나올 때마다 내 내면을 어지럽힌다며 채널을 돌리고 같은 이유로 투표도 하지 않고 모든 사건을 다 자기들의 내적 탐험용 소재로 소모하며 언어 얘기만 하기 때문이지 주인공은 남자인데 이 글엔 주인공의 첫 여자친구(ㅋ)와 죽은 아내 그리고 묘한 긴장을 주는 여자 조연이 셋은 등장함. 남편 죽은 여자는 적어도 둘 등장했고 아내의 고통을 두고볼 수 없어 안락사시키는 남편이 셋이나 등장함 도대체 왜요???? 셋이나 넣을거면 남편 안락사시키는 아내도 넣어보시지! 아버지(주인공)가 슬퍼할 때 딸은 염려하고 아들은 아버지를 자랑스러워하고 아버지는 그런 아들에게서 유대감을 느낀다는 묘사 보고 하 ㅋㅋㅋㅋ 이런 소설은 적어도 20세기에서 안 넘어와야 하는 거 아니에요?? 이게 왜 2020년에 현지 출간 23년에 국내 번역이 됐을까 책 홍보 문구에는 언어, 우아, 사색 뭐 그런 단어가 많이 쓰였습니다만 제가 느낀 건 폐쇄였습니다 이 미치게 꽉 닫힌 세계.. 언어와 내면 탐험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본인의 입으로 서술되지 않는 타인이나 남성과 무관한 이유로 분노하는 여성은 한번도 상상 안 해보셨을 거 같은 이 태도.. |
2024-06-11 |
리프레시 여행 4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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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1 | 문제의 벽돌책 현재 상황 95% |
2024-06-11 |
오늘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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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2 |
리프레시 여행 5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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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2 | ‘연구자의 탄생’을 다 읽음 네 번째 챕터 (감정사회학) 아홉 번째 챕터 (언어의 감옥) 은 잘 안 읽혀서 설렁설렁 넘김 세 번째 챕터와 다섯 번째 챕터가 제일 내 취향일 것은 읽기 전부터 알고 있었으니 놀랍진 않다 그치만 정말 좋았다구요⋯ |
2024-06-12 |
그리고 이 페이지가 너무 짠했음 우린 한 번 넘어지면 갈 곳이 없다고⋯ |
2024-06-13 |
도미토리 숙소 괴담 :
오후 네 시쯤 방에 왔을 때 신발장엔 내 신발밖에 없었다 짐 두는 칸도 내 짐밖에 없었다 나는 오 수요일이 되어서야 4인실을 혼자 쓰게 되었군 하고 기뻐했다 7시에 다시 방에 왔을 때도 9시에 왔을 때도 여전히 내 신발뿐이었는데
자정에 왔더니 누군가의 신발이 생겨 있음
짐칸에는 여전히 내 짐밖에 보이지 않음 물론 짐칸이 다 오픈되어 있진 않음 본인 옷장에 짐 넣고 안 보이게 닫으셨을 수도 있음 하지만 제가 들어왔을 때 그분은 이미 주무시고 계셨기 때문에 전 지금 제 아래층에서 누가 자는지 요만큼도 모르는채 천장을 보고 있습니다 |
2024-06-13 | 이럴 수가 이 동네 올 때마다 마시던 마-라떼가 없어져부럿어 |
2024-06-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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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3 | 그리고 김보영 작가님의 ‘7인의 집행관’을 다 읽음 확실히 여기에서 ‘저 이승의 선지자’가 나왔다는 걸 알겠네요 아 정말 복잡하고 광대하고 멋진 세계였어 |
2024-06-13 |
리프레시 여행 6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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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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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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