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사회적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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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6 | 맞아 저도 기본적으로 놀이도구라고 생각해요⋯ 원작에 맞게 해야 (놀이가) 더 재밌어지기 때문에 원작을 읽고 나름의 캐해를 해서 맞추는 거지 사실 얼만큼을 읽고 무엇을 뽑아내는지는 그닥 상관없지 않나 싶음 |
2024-01-10 |
‘글은 재밌는데 사실 캐해는 안 맞아요’라는 말의 어떤 안전추구⋯ 비겁함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는 새벽
내 캐해는 그 글과는 다르다는 걸 반드시 듣는 상대에게 알리고 싶어하는 마음 뭘까
애초에 캐해란 뭘까요?
원피스를 찾아 떠난 거 같애 그게 구체적으로 뭔지 아는 사람은 사실 아무도 없고
거창하게 보면 이거 테세우스의 배 문제 아닙니까 판자 몇 개까지 바꿔 넣었을 때부터 테세우스의 배가 아니게 되는 거임? 지금 애 성별도 바꿨다가 학교도 바꿨다가 성적 지향도 바꿨다가 아주 할 수 있는 쉐킷쉐킷 샤카샤카는 다 하고 있는데. |
2024-01-10 |
새벽에 갈무리 못한 생각감상어쩌구 뻘트윗을 쓰는 게 부끄러움
누군가는 거기에 맘찍과 답글을 달아줘서 더 부끄러움
마음을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시간 될 때 한번씩 자기 뒤통수를 좀 때려주시겠어요? 어젯밤에 본 트윗은 한번씩 잊어주시겠어요? 미리 감사드림
때리는 건 아무래도 아플 거 같다면 이거라도 들어주시겠어요 듣고 있으면 뇌를 락스로 청소하는 기분이 들거든요 |
2024-01-10 |
포스트 코로나 시대 2023 의 고삐 풀린 것 같았던 슬램덩크 피버와 그것이 사람들에게 미친 정신의학적 영향 도파민 중독이 사람들을 괴롭게 하는 지점에 대해서도 언젠간 누가 논문 써줄 거 같음
우리 다 언젠가 농놀 AA 미팅에서 만날 지도 모른다구요? |
2024-01-10 |
맞아 난 사실 모든 캐를 에이섹슈얼로 봐
왜 뭐 작가가 얘 제드라고 공인한 적은 없잖아 설령 제드라고 땅땅 못박았어도 에이스펙트럼 우산은 언제나 열려 있고 나에겐 이게 디폴트인데
에이섹슈얼 캐해로 연성했다고 포타 후기에 썼더니 왜 그런 캐해를 했는지 물어봐도 되냐는 댓글이 달린 적이 있는데 고게 참 관심이 감사한 동시에 눈물이 힝 났단 말이죠 왜⋯ 왜냐고? 그럼 님은 왜 제드로 캐해했는데 언제부터 우리에게 설득의 의무가 있었는데 |
2024-01-21 | 이상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좋다 뭔가에 꽂혀 예민하게 굴고 지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게 반드시 더 윤리적인 건 아니지만 어차피 난 님들이 윤리적이라서 좋은 게 아냐 이상한 사람들이라 좋은 거지 음침한 퀴어 음침한 오타쿠 돌아버린 책구매중독자 아무튼 평균 궤도에서 벗어나 있는 사람들 |
2024-01-22 |
전에 글방할 때 글방지기가 그랬어 원래 사람들은 남의 글 잘 안 읽는다고⋯ 우리끼리야 글쓰기 모임을 하고 있고 피드백을 주기 위해서라도 읽지 보통 남의 글은 문단 하나도 제대로 읽는 일이 드물다 ‘읽을 만한’ 글은 SNS 나 블로그 메일링 서비스 등등에 매초마다 쏟아지는데
그 중 독자의 눈에 드는 건 정말 극소수다 그렇기 때문에 눈에 든 사유가 뭐든 간에 ‘독자가 끝까지 읽었다’는 건 정말 굉장한 일이라고 그걸 해내는 글은 좋은 글이라고 옛날에 들은 거라 맥락은 조금 다를 수 있지만 여튼 |
2024-01-23 |
퀴어 커뮤니티 너무 조아
뭐랄까 그⋯ 제가 당사자여서 그 당사자들 모인 커뮤니티에서만 숨이 쉬어진다 이런 건 전혀 아니거든요. 그랬으면 십 년도 더 전에 숨 못 쉬고 깨꼬닥했는데. 여기 모인 사람은 일단 다수 사회에서 짓눌리지 않고 소수로 잘 지내기에 대한 고민을 직접적으로 해본 분들이니까
우리의 공통분모 외에 또다른 소수자적 고민거리를 갖고 왔을 때 사려깊은 답을 해줄 거라는 어떤 믿음이 있음 그리고 보통 물어보면 ‘아 사실 저도 그 생각 해봤어요’ 같은 답이 돌아와 |
2024-01-24 |
‘요즘 웹툰’이란 단어로 시작하는 말을 보면 일단 웹툰 몇 개나 보시는지부터 물어보고 싶어진다 네이버에서만 매 요일 몇 개의 작품이 업데이트 되는지 아십니까 웹툰 플랫폼은 또 좀 많나요? 그 중에 몇 개나 보고 ‘요즘 웹툰’이라는 놀라운 카테고리를 쓰시는지
요즘 웹툰은 다 너무 작화만 화려하고 어쩌구 하는 말을 보면 선생님⋯ 스크롤은 얼마나 내려보셨습니까? 정작 하위권에 있는 작품은 작화가 안 화려해 보인다는 이유로 선생님이 눌러보지도 않으신 게 아닐까요? 그런 말 할 거면 제발 님만 아는 비인기작 갖고 오라구요 그리고 그 관망하는 태도는 정말 비겁하기 짝이 없음 독자에게도 지켜야 할 예의라는 게 있는 법 아닐까요 애정하는 컨텐츠를 만들어주는 사람에게 힘이 되어주진 못할 망정 저 멀리서 다리 꼬고 앉아 자신의 비판 자아 지켜내는 말 쓰고 있음 기분이 좋으신지⋯ 가끔 회사에서도 이런 말 하는 사람이 있어 진하게 열이 받음 너는!! 너는 그런 말하면 안되지 이자식아!!! |
2024-01-24 | 즐거운 농놀 이야기와 나이브하기 짝이 없는 어느 뮤비 이야기가 정확히 절반씩 나의 탐라를 차지한 오늘 회사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얼마나 사람을 더 잘라내고 돈을 더 벌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과제만 굴리고 나는 또 월급 주고 시키니까 그걸 한다 암요 해야지 퇴근 브금은 다만세가 좋겠어 |
2024-02-15 |
새벽 대나무숲. 불시에 지워질 수 있음.
기분이 좋아요. 일단 퇴근하고 영풍문고 가서 다이어리 사 오면서 아 책 있는 곳에 오니까 숨이 좀 쉬어진다는 느낌이 있었고, 퇴고도 즐거웠고, 간만에 의미 있는 독서를 했고, 그래서 정말 간만에 의미 있는 ‘생각’을 했어. 메모도 하고.
나는 결국 말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인 거 같아. 주저리주저리 말하는 거 말고, 말하고 싶은 무언가가 내 안에 명확하게 있고 그걸 최선을 다해 다듬어서 밖에 내놓는 거. 그게 트위터에 쓰는 감상문일 때도 있고 블로그에 쓰는 일기일 때도 있고 작년엔 포타에 쓰는 팬픽이었던 건데. 감상문이나 일기에 비해 소설이 훨씬 빨리 기력을, 그리고 그간의 인풋을 고갈시키는 거 같다. 이제는 인풋 고갈이라는 표현이 나한테도 너무 익숙해서 다른 사람이 쓴 소설을 읽으면 곳간 차오르듯 채워질 줄 알았는데 아냐⋯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가 충전돼야 해. 스킬은 그다음이야. 근데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으려면, 그게 ‘일하기 싫어요 지쳐요 짱나요’를 벗어나려면 내 일상을 벗어나는 시간이 필요한 거 같아. 그걸 가장 가성비 좋게 채우는 게 독서가 아닌가 싶고. 그리고 무엇보다 간만에 종이책 펼치고 확실하게 깨달음. 종이책 펼친 내가 가장 나 답다고 내 스스로 느껴. 다른 취미들이 주는 즐거움 물론 좋지. 취미 여럿을 저울 위에 올려 놓고 무게 비교를 하겠다는 건 아닙니다. 그렇게 할 수도 없고. 하지만 내가 나이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 분명히 있고, 2차 연성이라는 새 취미를 한때의 즐거움으로 남겨둘 게 아니라면 더더욱 잘 생각해 봐야 하지 싶어. 어떤 활동에 대해, 내가 하고 싶은지 아닌지와 별개로 ‘언젠간 하게 될 거 같았어요’싶은 순간들이 있는데. 회사에서 리더 롤 처음 맡았을 때가 그랬고. 글도 그런 게 몇 개 있어요. 읽는 사람의 재미와 별개로 나는 언젠가 이런 거 쓸 거 같았어⋯. 그렇게 생각하면 아주 멀리 돌아온 건 아냐 또? 2차 연성을 하게 된 건 정말 의외긴 합니다. 진작 이 세카이에 발을 들여 끈질긴 영업을 하던 15년지기 친구가 있었는데 난 꿈쩍도 안 했단 말야. 그건 전혀 ‘언젠간 할 거 같았어요’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지만⋯ 그치만 2024년 초입에서 돌아보자면 이걸 그만두는 미래도 보이지 않네. 어쨌건 뭔가를 계속 쓸 거 같습니다. 적어도 내 입맛에는 맞겠지. |
2024-02-16 |
아직도 스파이에어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떨쳐내지 못했다
애니 OST로 나왔던 곡 몇 개만 아는 라이트 팬들은 “그 노래 부른 보컬 지금은 탈퇴하고 없대요!”를 뒤늦게 말하고 있고, 나는 집에 가득 쌓아둔 콘서트 DVD/BD를 보며 한숨이 나오고, 결국 스에를 떠나 다른 루트로 음악 활동을 하고 있는 이케 상을 어떤 눈으로 봐야 할지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음 락덕 인생에서 가장 길게 깊게 덕질했던 밴드고, 아아주 잠깐이지만 팬카페 스탭도 했었고, 그래서 더⋯ 싱잉을 보면 더더더⋯ |
2024-02-17 |
퀴어 영화이되 사랑 영화가 아닌 영화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게 뭐냐고? 나도 몰라 근데 있었으면 좋겠어
로미오와 줄리엣 포맷에서 ‘가문 간의 갈등’만 ‘사회적 시선과 편견’으로 바꾼 다음 하지만 우린 사랑하는 걸요! 하는 영화를⋯ 볼 때마다 일단 박수는 쳐요 와아 퀴어 영화다아 근데 그 영화가 썩 나를 포함하진 않고 언제까지 이런 영화가 나왔다는 데에 의의를 두고 만족해야 하는지 성이 안 차고 |
2024-03-05 |
멘탈이 건강할 땐 재택근무든 오피스 근무든 큰 차이가 없고 재택을 했을 때의 이점이 집안일과 회사일을 동시에 돌릴 수 있다 정도라면 멘탈이 안 건강할 때는 재택과 오피스의 격차가 엄청 커진다. 멘탈이 안 건강할 때 재택하면 정말 순식간에 세상으로부터 유리되어서 모든 게 무의미하고, 그래서 무기력하고, 기력이 없으니까 밖에 안 나가고, 그 사이클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그런 부분은 나이 먹는다고 새 사람이 되진 않네.
내일은 꼭 밖에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귀찮지만⋯. |
2024-03-07 |
어렸을 적 저는 영미소설에 자주 나오는 일요일마다 친구들이랑 포커 치는 게 삶의 낙인 할아버지가 되고 싶었습니다 주말을 그러고 보낼 수 있다는 건 평일에 별다른 사건사고가 터지지 않는다는 뜻이잖아 아직도 포커 쳐 줄 친구들이 있고 그게 재밌단 뜻이잖아 대단히 내 취향의 삶 같았어
현실 : 친구들이 주말마다 같이 포커 치며 놀아줄 만한 사람이 되려면 평일을 열심히 살아야 됨 그리고 평일에 내가 만나는 사람들은 나한테 바라는 게 많음 그 사이에서의 저울질과 뒤따르는 아쉬움은 여러 번 겪는다고 익숙해지지 않음 |
2024-03-19 |
도전하고 벽에 부딪치고 다시 나아간다는 건 말이 쉽지 사실 너무 두려운 일이다. 나이 먹는다고 적응하지도 않아. 소년만화 보면서 왠지 쟤를 보고 있으니 나도 저 에너지에 힘 받아서 뭔갈 해낼 수 있을 거 같아! 생각하는 것과 실제 내가 부딪쳐야 할 일을 앞두고 고민하는 건 무게가 같지 않지⋯.
오늘 회사에서도 크진 않지만 사소하지도 않은 결정 하나가 있었고, 그냥 지인 나눔이나 하고 놀면 편한 것을 굳이 어디 내놓겠다고 하는 이 모든 과정도 그렇고 안 해 본 것들을 시도하는 건 확실히 심력 소모가 된다 물론 즐겁고! 내가 선택해서 하는 일들이지만! 그렇다고 마음이 가볍지는 않은. |
2024-03-29 | 옛날에 유행했던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가 갑자기 생각남. 하 수상한 시절에 어찌 모두들 안녕하신지 모르겠습니다⋯. 근데 정말로 안녕들 하신지 |
2024-03-30 |
카페 갔다가 우연히 친구를 만나서 (둘 다 자주 가는 곳이라 한번은 겹칠 거 같았지만) 같이 산책하고 밥 먹고 지금까지 수다 떨다 집에 들어가는 길인데 앞으로 이 친구에게 내가 계속 만나는 재미가 있는 사람이기 위해서라도 책 많이 읽고 고이지 않고 더 넓고 다정한 사람이 되어야겠다 생각했다
못난 소리를 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이 정도로 절박한 때가 있었던가.. |
2024-04-03 |
맞아 진짜
내 얘기 그만해야 됨
‘사람들에게 가치 있는 발화자로 인정 받는 나‘에 대한 욕구가 홍수처럼 범람하고 있음.. 진짜 잘 생각해보면 뭐 글케까지 말하길 좋아하는 것도 아닌 거 같은데 ㅠ 그걸 욕망해야 할 거 같은 홍수에 휩쓸려서 어푸어푸를 너무 한다
소설보다 에세이가 진짜 그게 심한데 모 대형서점 매대에 쫙 깔린 에세이를 보고 정말 숨 막힌다고 생각한 적 있었음 모두가 자기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게.. 이러이러한 일이 있었다 나는 그걸 이렇게 소화했다 이렇게 또 내 하루가 흘러간다 식의 이야기가 저만치 쌓여 있다는 게 절망적이어서 어느 책에선 이 비슷한 걸 오디세우스적 자아라고 표현했습니다.. 오디세우스적 자아에겐 타자가 없음 오디세우스는 타자를 만나면 그걸 자기 안으로 흡수해 버리기 때문에 타자가 더 이상 타자로 남아 있질 않다고 오딧세이아는 ’오디세우스가 무언가를 경험하고 돌아온 이야기‘잖아요 자아 성찰을 통해 나를 더 확장하고 멋진 ^^ 사람이 된 이야기 진짜 멈출 필요가 있음 나 자신한테 관심 그만 가져야 돼 |
2024-05-28 |
이게 뭐야 포타 UI 가 구려졌어요
포타는 웹툰 플랫폼이 아니란 말입니다 모든 포스트에 썸네일이 있을 거란 가정 하에 UI 를 만들면 안되지 않나요 썸네일 이렇게 큼직큼직하게 보여줘서 뭐할 건데 아무것도 없는데⋯ 미리보기 한 줄만 나오는 것도⋯ 그야 조회수 땡기려고 각잡은 포스트들은 썸네일도 다 걸고 글 서두 한 줄만 봐도 포스트 성격 짐작할 수 있게 다듬어서 쓰겠죠 하지만 포타는 웹툰/웹소 플랫폼과 네이버 블로그 사이 어딘가의 서비스라고 생각하는데 후자의 성격을 버리고 싶어하는 게 티나서 좀 |
2024-06-04 |
간만에 핫한 탐라였습니다 과연 이 모든 사람이 전부 같은 주제로 이야기를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사람들이 결과로 승부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굳이 결과로 말하지 않아도 그냥 님들이 맞구요 님들을 화나게 한 남들이 틀렸어요 우리끼린 그렇게 얘기해도 되잖아
그리고 저는 캐릭터 자체보다 그 캐릭터를 깊생하는 님들이 더 재밌습니다 “애들이 너무 좋아요”에 저는 썩 동의하지 않아요 그 앞에 반드시 괄호 열고 (누구누구가 상상한) 을 붙여줘야지⋯ 중요한 건 재료가 아니라 이걸 이 열정으로 짜낸 당신의 이름 |
2024-07-05 |
요즘 웹툰 볼 거 없다 옛날엔 안 이랬는데 <- 이 말도 이제 트위터 절기로 취급해 줘야 된다
그러니까 저 말을 하는 사람은 사실 진짜로 자기 취향인 웹툰이 너무너무 찾고 싶어서 온 플랫폼을 열성적으로 디깅하는 사람은 아닌 거야⋯ 그냥 입 아 벌리고 있으면 하늘에서 신내림처럼 만화 하나가 내려와 주길 바라는 거 같은데 그건 무리라고 봅니다 |
2024-07-21 |
ㅇㅇ 기업은 대표가 여자니까 ㅇㅇ 제품 씁시다 같은 멘트를 타임라인에서 볼 때마다 기분이 정말 묘함
그분은 여성인 탓에 자기 이름 자기 커리어 가치관 정체성으로 불리지 못하고 ‘아무튼 여성’으로 불리는 군요.. 그런 생각 심지어 그 여성이라는 것은 남들이 보기에 그래 보인다는 것뿐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데 옛날옛적 누가 제게 ‘ㅇㅇ님이 여자 분이라서 그래도 안심했어요 남자는 아무래도 좀 그래서’ 같은 말을 했을 때 저는 그게 신뢰와 유대의 표지로 느껴지지 않고 와~~ 이거 큰일났는데~~ 하는 생각밖에 안 들었기 때무네 그런 말이 나오는 배경? 이해합니다 저도 한때 나를 단단히 지켜줄 멋진 여성 멘토.. 우먼 임파워링.. 열심히 찾아 헤맸기 때문에 마음은 진짜 십분 이해하지만 막상 내가 그 비슷한 말을 듣게 됐을 때 기분은 뭔가 좀 그렇더라는 |
2024-07-22 |
요즘의 나 정말이지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한 노력은 아주 게을리 하는구나 싶은
회사 와서는 에에 그거 꼭 열심히 성장 쫓아가며 해야 할까요 건성으로 굴며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진심을 다하지 않고 정작 취미 시간에 뭐 대단한 목표 대단한 기쁨을 만들고 있냐 하면 썩 만족스럽지도 않은 어제 길에서 우연히 친구를 만나 잠깐 수다 떨었는데 근황을 듣고 친구가 너무 대단해 보였다 그는 몇 년간 생각해왔던 일의 실행을 곧 앞두고 있는데 누군가는 저렇게 한 생각을 오래 끌고 나가 자기 삶을 바꾸기도 하는구나 나는.. 이것저것 손은 대지만 결국 코어는 ‘싫어 안 바뀔래’에 꽂혀 있는데 |
2024-07-30 | 나는 가끔 지최공이 차지하게 된 권위가 너무 무섭다 실력 있고 멋진 만화를 그리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그 모두가 특정 상업 플랫폼의 픽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 |
2024-08-01 |
농놀을 애정하는 방식이 조금씩 바뀌어가고 있는 거 같아요. 뭐 비단 하루이틀 일은 아니지만.. 어떻게 승부를 봐야 할지 이런저런 생각이 많았던 7월
최애의 생일이 있었는데, 오로지 그 친구를 위한 앤솔도 나오고 론리전도 나오고 생카 생광 프박까지 줄줄이 쏟아졌는데 나는 ‘아⋯ 어떡하지?’ 라는 생각만 했었습니다. 빛나는 농구 티끌없는 행복 앞으로도 찬란할 나날을 빌어줘야 하는데 왜 나만 뭔가 결이 다르지. 이것이 바로 탈덕 타이밍? 이번 생일에 쓴 글도 사실 자신이 없어서 생일 축하 멘트를 안 붙였어요. 이게 정녕 그 친구의 생일을 축하하는 글인가? 작년에 카오루 상 NCP 를 썼을 땐, 그건 카오루 상이 농구와 화해하는 글이었고 행복으로 곧장 연결되는 내용이었는데 이번 건 아라가 끝까지 농구의 외부자로 남는단 말이죠. 그래서 쓰면서도 이건 결국 농구-사랑-세계에 더 발딛고 서지 못한 내 자기고백이 아닌가 싶었고, 동시에 왜 그 친구를 애정하는 이야기는 전부 농구-사랑-세계에서 만들어져야 하는가. 농구를 있게 한 사람과 현재의 농구 앞으로의 농구 이 농구의 중력이 너무 세다⋯ 거기에 반항하는 마음도 있었고. 이 정도로 덕질해 본 게 농놀이 처음이라, 이게 투디의 본질적인 한계인지 어떤지 잘 모르겠어요. 이미 몇십년 전에 완결이 났고 원작은 농구를 거의 신화처럼 다루고 있으니까요. 하다보면 좀 포기할 수도 있는 취미가 아니라 청춘의 원관념처럼⋯ 그래서 농구와 캐릭터가 너무 한몸처럼 붙어 있고. 한참 전에 완결난 만화라 새 바람은 불지 않는데 팬심은 건재하고 농구의 상징성은 점점 강조되어만 가고, 농구하지 않는 애들을 상상해 봐도 왠지 그 또한 ‘농구하지 않는 자신’에 대해 고민하게 만들어야 할 거 같아⋯ 이상하다 난 애들을 사랑했는데 애들을 루프에 갇히게 만든 기분이 들어요. 트라우마에 지지 않고 제 루틴으로 돌아올 줄 아는 그 친구의 모습을 동경한 게 맞지만 오로지 그 모습 그 의지가 계속 기억되고 되풀이되는 건⋯ 모르겠어요 난 너를 이렇게 좋아하고 싶었던 건 아닌데 어떻게 해야 할까? 요즘은 일부러 살아 움직이는 농구를 보고 있습니다. 유튜브에서 단신 선수들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고, 얼마 전에 한일전도 보고, 가을에 크블 시즌 일정도 찾아봤지요. 실제 인물이었다면 이랬겠구나. 직업 농구에 최선을 다하되 자기 정체성을 그걸로 홀라당 바꿔먹진 않았겠구나 하고⋯ 아 솔직히 이노버지가 잘못했다 당신이 너무 신화 같은 농구를 줬어 우린 이 종교에 가둬놓고 아버지 혼자 올림픽 즐기시니까 좋아요? ㅠㅠ 여튼 그렇습니다. 저는 이제 슈퍼-긍정적인 속성들로 똘똘 무장한 그 친구를 보면 힝구의 마음이 들어요. 멋있고 귀엽고 잘생기고 하여튼간지작살남바완가드를 보면 마냥 좋은 게 아니라.. 역시 현대 사회는 자기 극복을 너무 좋아한다 이딴 생각하고 있음 나도 정말 돌파구를 찾고 싶어!!!! |
2024-08-18 | 도대체 남미새가 뭐길래 그렇게들 멸칭으로 못 써서 난리인가 미칠 정도로 좋아하면 걍 미치게 좋아하도록 냅두지 |
2024-08-28 | 연예인을 좋아했던 팬에게 닥칠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위의 재난이 아닌가 싶음 |
2024-08-30 |
와 보고 싶었던 카페를 와봤는데 기개 미쳤다.. 전 메뉴 비건에 일회용품 일절 미제공 3인 이상 손님은 받지 않고 노트북 금지 사진 촬영 금지 ‘이곳은 소음에 방해받지 않는 조용한 카페입니다’라는데 화장실은 젠더 중립에 나그참파 인센스가 피워져 있고 벽에는 닷페 퀴퍼 포스터가 붙어 있음
아까 전에 읽으면서 깔깔거리던 책도 사실 제가 산 거 아님 여기 꽂혀 있던 거임.. |
2024-08-30 |
근데 감탄이 나오는 동시에 약간 위기감이 드는 공간이기도 했음 뭐랄까 well educated 만 받아주는 곳 같달까 ‘고요’는 굉장히 사치스러운 거잖아요 고요를 지킬 줄 아는 선별된 사람들만을 위한 프라이빗 살롱 같았음
그래서 전메뉴 비건도 벽에 붙은 퀴퍼 포스터도.. 아 물론 환경 친화 좋죠 논비건보단 당연히 비건이 낫고 퀴어 아이템도 있는 게 좋긴 한데 뭐랄까 결국 이 프라이빗 살롱을 더 well educated 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사용?된 느낌 여기에 진짜로 난잡퀴어가 들어올 수 있느냐 하면 그건 아닌 거야 |
2024-09-01 |
진짜 꿋꿋하게 자기가 좋아하는 것들 얘기하고 ‘이거 좋지 않나요 그죠’ 하고 조금이라도 기분 좋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이 증말 대단하게 느껴진다 이 전쟁 같은 트위터에서.. 불판이 자주 바뀌는 정도를 넘어 화염병 여러 개가 회전초밥처럼 돌아가는 이 아사리판에서..
주말은 끝나가고 내일은 또 모두가 자기 할일을 하러 가야 하는데? 에너지를 대체 어떻게들 충전하시는지? 다들 나만 모르는 즐거움 주머니 꽁쳐 두고 있는 거 아니겠지 진짜 그러지 말자 우리 연성을 쓰다가 너무 공허한 마음이 드는 거예요 이.. 이게 다 머람? 온 사방에 불 났는데 나 혼자 화초를 가꾸고 있는 기분이야 이게 버티기 위한 몸부림인지 셀프 마취인지 잘 모르겠고 에너지를 좀 더 가까운 곳에서 찾아야 할 시기라는 생각도 듭니다 |
2024-09-27 |
‘현명한 소비습관’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지가 진짜 오래 된듯
좋은 소비와 그렇지 않은 소비를 더 이상 나눠보지 않나봐 소비는 그냥 좋은 것이 되었나봐 타임라인에 계속 들어오는 팝업 인증글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내가 이렇게나 진심이라는 사실을 소비를 통해 계속 증명해야 한다면 그건 너무 피곤한 일이라고 세상엔 사랑할 만한 작품도 캐릭터도 너무너무 많은데 이 사랑은 플라스틱 강을 타고 어디로 가나,, |
2024-12-16 |
기부 불매 운동이라는 단어가 등장한 전체 텍스트를 보고 좀 비참해짐
뭐라 말할 수 없게 비참한데 이래서 저래서 비참하다고 문장의 형태로 구구절절 SNS 에 쓰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음 요즘은.. 전에는 뭐든 간에 내 생각을 정리해서 공개적으로 쓰고 누군가가 좋아요를 찍어주고 하는 게 가치 있게 느껴졌는데 요즘은 그러기 위해선 투사가 되어야 하는 거 같아서 싸워야 한다면 싸울 수 있지 하지만 SNS 에서 싸워서 승리해서 또는 져서 그다음에 뭐가 달라지는지 <- 이 파트에서 요즘 너무 회의적이고 내가 좋은 책을 많이 읽고 좋은 가치관을 가졌다고 그게 나를 좋은 사람으로 만들진 않는데 언제부턴가 주객이 전도되어 있지 않나.. 그런 생각 비윤리적으로 보이는 누군가를 비판하고 싸불하고 불매하는 게 나를 더 윤리적인 사람으로 만들어주나? 아닌 거 같아.. 내가 페미니즘 퀴어 공부 열심히 했다고 그게 나를 좋은 사람으로 만들진 않음 그럴 가능성은 높여줄지 몰라도.. 좋은 사람은 그냥 주말에 봉사 활동하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지 모든 것이 응징과 싸불로 이어지는 시대에.. 안 지치고 끝까지 싸울 깡도 부족하고 매번 맞는 말을 할 자신도 없다면 그냥 내 자리에서 좋은 사람이 되면 되지 않을까 그럼 적어도 하면 안 되는 실수는 막을 수 있겠지 그런 생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