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사회적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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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26 |
약간 그런건가 롱패딩 유행한 이후로 아무도 새 패딩 안 사니까 그 다음엔 숏패딩이 트렌드라고 광고하는 누가 내 직업을 어화둥둥 띄워주는 것과, 내가 내 일에 자부심을 갖는 것과, 직업 정체성에 몹시 취해서 나한테 뭔가를 평가하고 순위매길 자격이 있다고 착각하는 건 전부 다른 얘기지 |
2023-02-18 |
망원에서 술 먹고 집 가는 길인데 경기버스 입석금지 된 거 이제 알았네 와… 버스 세 대 보내고 나서 좀 눈앞이 캄캄했는데 네번째 버스 겨우 탔다
서울에서 경기 남부로 가는 거의 모든 광역버스가 순천향 병원 정류장을 지나서 보통 거기서 환승을 하는데, 아니 당연히 여길 통과하는 버스는 거진 만석으로 오겠죠 놀거 다 놀고 집 가는 경기도민 꽉꽉 채웠을 텐데. 이시간에 병원 가는 사람이 있을리도 없고. 뭘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네. |
2023-02-20 |
전 방통대에서 학과를 좀 더 만들어주면 좋겠음 문과 학위도 좋긴 한데 (저도 문과 계열로 땄고) 제발 자연과학! 일반인들에게 자연과학 제대로 배울 기회를 제공해라! 수학과 가고 싶어요! ㅠㅠ |
2023-02-27 |
정확히 서로에게 집중된 아주 specific 한 응원과 서포트를 주고 받을 수 있는 대상이 갖고 싶어
라고 슬덩 보면서 생각함 로맨틱 감정 교류를 원하는 건 아닌데- 라고 습관적으로 덧붙이지만 사실 나도 상상이 잘 안 간다. 로맨스 없이 그런 밀도 높은 서포트를 주고 받는 관계 정말 현실 세계에 구현할 수 있는가? |
2023-04-02 |
그 이름만으로도 울림이 있는 분이었는데. 언젠간 이런 소식을 듣게 될 거라 생각했지만 예상보다 더 마음이 아프다. |
2023-04-08 |
집에 직장동료들이 놀러왔고 실제로도 재밌게 놀았는데 트위터를 켜자마자 느껴지는 이 안정감 오타쿠 친구들이랑 놀 땐 딱히 그 순간이 나한테 엄청 소중하다고 인지하지 못하는데 비 오타쿠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고 나면 아… 당 떨어진다… 같은 마음으로 트위터를 켜게 된다 동성 친구들이랑 모인 거라 결혼과 연애 얘기를 역시나 많이 했는데… 저는 어… 글쎄요 나도 나의 우울과 변덕과 씹스러운 취향을 감당 못할 때가 많은데 남한테 이런 걸 같이 감당해 달라고 들이밀어도 괜찮은 걸까요? 차라리 상대도 씹스러운 취향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싶고 주위의 모두가 장기 연애와 동거와 결혼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데 나 혼자 응 19금 포타가 재밌어 유사연애 짱이야 이러고 살고 있으니 대화에 진심으로 끼지 못하는 나 가끔 한심하기도 하고 동시에 이런 외로움을 느끼는 게 너무 싫어서 점점 더 오타쿠와의 교류를 강화하게 되는 패턴 |
2023-04-13 |
![]() 정말 가끔은 그런 생각이 드는 거에요 서로 사랑한다는 말 주고 받았으면 사랑하는 사이인거지 거기에 무슨 진정성 증명이 더 필요한가 누가 그걸 요구할 수 있나 |
2023-05-05 |
나도 사실 동성간 동거를 오로지 동성애 필터로만 읽는 게 굉장히 기이하게 느껴짐… 그… 그런 생각만 하고 사시는지 물어보고 싶고
동성간 동거를 할 일이 이성간 동거보다 훨씬 많지 않나? 상황 맞는 친구들끼리 같이 살기 쪽이 더 자연스럽지 않나…? |
2023-05-27 |
가끔 생각한다 무로맨틱이 쓰는 로맨스 소설이란 무엇일까 무성애자가 쓰는 섹텐 가미된 소설이란 무엇일까…
저한테도 아직 미지의 영역입니다. 요즘 팬픽 쓰면서 이 생각을 자주 하고 있어요 ㅋㅋ 아주 납작하게 생각하면 현대 지구인이 쓰는 SF 소설과 비슷한 거 아닐까 싶기도 하구요 |
2023-06-21 |
세 문장 저도 다 들어본 말이라 이 트윗 너무너무너무… “너는 이해 못할지 몰라도 이건 나한텐 중요한 일이다” 로 출발해서 “나는 ㅇㅇ만큼 양보했으니 너도 어느 선에선 이해해야 한다” 를 거쳐 “나는 그럼 연애를 왜 하냐” 에 도달하더라구요? 저 말들 자체도 유해하지만 저걸 ‘건실한 대화’로 여기게끔 밀어붙이는 게 진짜 유해하다. 연인 사이엔 대화를 해야 하잖아 우린 지금 대화를 하는 거야 같은 뉘앙스로 저런 말을 하면 뭣도 모를 땐 휩쓸리기가 쉬워서. 저도 “나는 그럼 연애를 왜 하냐” 까지 듣고서야 이 새끼 뭐지 했던 거 같음 |
2023-07-05 |
오늘 독서모임 하다가 진짜 뜬금없이 옛날 하마글방 생각나서 그때 쓴 에세이 글들 다시 찾아보는데 정말 놀랍다
분명 살풀이 하듯 후루룩 썼고 언제 돌아봐도 후회할 일이 없는 글을 썼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야… 다시 보니까 또 그 시절의 오만함이 있어…
글방에서 주고 받았던 피드백들 다 너무 소중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글방을 같이 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의 글을 이렇게 꼼꼼히 읽어주는 것이지 진짜 남들한테 내 글 읽게 하기는 쉽지 않다’던 글방지기의 멘트가 문득 생각나는군요 쉽지 않네… 일단 2020년의 내가 쓴 글을 2023년의 나는 재미없어 하고 있으니까 ㅋㅋㅋㅋ 그것도 무려 내 과거 일을 담은 에세이인데도… |
2023-07-07 |
그냥 뜬금 생각나서 쓰는 트윗. 에이섹슈얼로서 제가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섹슈얼 텐션은 권력 투쟁인데요. 선후배 사이나 주군-수하 같이 위계가 있는 관계에서 엎치락 뒤치락 하는 것만이 내가 이해하는 텐션의 근원이라 브드즘 코드 의외로 친숙하게 받아들여짐
얼로섹슈얼 관점에선 그게 꽤 스펙트럼 극단에 위치해 있는 것인지 몰라도? 저는 약간 ‘오 그런 거라면 차라리 이해할 수 있어’ 싶은 느낌이라? 방금 전에 포타 글 보고 쓰는 트윗 맞음 댓 워즈 베리 인터레스팅~ |
2023-07-26 | 림버스에 뭔 일이 났나 했더니 세상에… |
2023-08-03 | 트친 중에서도 분당러가 계시다면 오늘은 집에 계시는 게 좋을 듯 합니다 오늘 원래 우편 부치러 서현 갈 계획이 있었는데… 그냥 내일 가야지 하고 미룬 건데 어우 |
2023-08-03 | 하루종일 집에서 일하다가 바람 쐴 겸 카페놀이 하러 밖에 나왔는데… 도로 집에 갈래 ㅜㅜ |
2023-08-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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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19 | 나는 거의 20년을 내가 내향적인 사람이라고 철썩같이 믿고 살았는데 정말 오랜만에 만난 대학교 동기가 ‘아냐 너 전혀 안 내향적이야 근데 네가 내향적으로 살고 싶어하는 거 같았어’ 라고 해서 약간 머리 한대 맞은 기분 |
2023-08-20 |
영재고 과학고 썰이 또 한 뭉터기 올라오는 걸 보면서 음 저 동네는 시간이 지나도 바뀌는 게 없네 싶음. 하긴 그렇겠죠 군대 내 인권 문제가 개선이 잘 안되는 거랑 원리가 똑같지 내부자는 말을 낼 수 없고 탈출에 성공한 사람은 ’난 이미 지나왔고 저쪽으론 눈도 돌리기 싫어‘ 스탠스가 되니까
타 학생 부모들이 보낸 협박 메일을 보면서 사람들이 기함하고 비난하는 게 그저 씁쓸할 뿐입니다. 개인의 인성 문제였으면 차라리 쉽죠 저 안에서는 학생들 뿐만 아니라 부모들끼리도 편가르기를 하고 밉보이면 그놈의 ‘정보 공유’에서 나가리 되는 거 순식간인걸 이거 좀 이상하지 않나 싶어도 말을 낼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닌데다 + 자식의 대입이라는 어마어마한 떡밥이 걸려 있기 때문에 나머지 문제는 다 사소해지고 + 다들 자기 애가 최고 잘났고 더 잘나게 만들 수 있다는 초고속 디스코팡팡에 타고 있어서 이미 제정신이 아냐 내가 저 학교 학생이었다면 우리 엄마는 협박메일 보내는 쪽이었을 거라는 70% 이상의 확신이 있어서… |
2023-08-24 |
밖에서 너무 큰일이 일어나고 있어서 고작 회사 사무실에 앉아서 멍 때리고 있는 내가 너무 초라하다. 절망하지 말자는 게 말이 쉽지. 절망하지 말고 각자 좋아하는 취미생활 사부작사부작 하면서 마음을 추스리자는 결론은 아니어야 할 거 같단 말야 인간찬가 작품들을 참 좋아하는데 지금 보니 새삼스레 대단하다 어떻게 해야 절망 속에서도 인간찬가를 부를 수 있을까요… 너무 어려워요 무현 쌤 ㅠㅠ |
2023-09-11 |
사실 사회초년생 때 돈 벌기 시작하면서 굿즈 사모으기에 눈이 돌아가서 집에 하이큐 굿즈로 제단을 만들어 놓던 시절도 있긴 했는데 나중에 약간 현타를 느끼고 (예쁜… 플라스틱) 당시에 한창 활동하던 페북 애니 관련 그룹에 나눔글 올려서 선착순 나눔했던 기억
한번 그렇게 적응하면 스탠드나 피규어 굿즈는 잘 안 사게 되긴 한다. 둘 곳도 없고 청소할 때도 번거롭고. 근데 사실 지류라고 크게 다른가 싶음. 그냥 생각날 때 핸드폰으로 들여다보는 걸로도 충분히 예쁠 텐데 굳이 물류로 제작해서 내 방에 둬야 하는가? 는 생각해 볼만한 주제긴 해. |
2023-09-21 |
판타지 장르에서 ‘마수’나 ‘몬스터’가 너무 자 얘네가 나쁜 놈들이야 얘네를 미워해! 라고 편리하게 등장할 때 이것이 장르로 포장이 돼서 그렇지 혐오의 정당화가 아닌가 가끔 생각
지금 읽고 있는 어느 로판 작품에서 창세신화를 설명하길, 초월자들이 권태를 해결하기 위해 인간을 창조했고 한동안 재밌게 놀았지만 인간들은 생각보다 이기적이고 나빴다 그러다 어느 날 마수가 창궐하며 세계는 절망에 빠지고~ 로 전개가 이어지는데 초월자의 입장에서 인간과 마수는 뭐가 다른가? 애초에 인간과 마수라는 이름표를 붙이는 자체가 매우매우 인간 입장의 시선이지 않나 초월자는 절망을 뭐라고 정의하는가 초월자와 인간의 차이는 뭐지? 굉장히 인간적이신데 이 창세신화를 서술하는 캐가 인간이었으면 아 ㅇㅋ 전승되다보니 인간 입장의 이야기로 굳어졌나봐 그럴 수 있지 했을 텐데 저 얘기를 초월자 캐가 직접 나와서 서술해 버리니 네? 하게 되는 어렵다… 스케일 큰 얘기는 언제나 어려워 혐오 얘기로 타래를 시작해놓고 딴 얘기만 왕창 했네 밤이라서 정신이 없나 봅니다 혐오를 확 떠올린 게, 저 작품이 웹툰인데 마수의 비주얼이 너무 독자에게 기괴함 혐오감을 안겨주는 목적으로 설계된 거 같아서 러브크래프트 생각도 좀 나고 |
2023-11-02 |
제목 일부러 이렇게 뽑은거죠 이거 배우 은퇴하신다는 줄 알고 식겁해서 들어갔는데 청룡영화제 진행자 자리를 그만두신다는 얘기였어 |
2023-11-04 | “종교계와 저출산 극복 협력”이라니 디스토피아 SF에 나왔어도 에이 이건 너무 갔다 생각할 거 같은데 놀랍게도 이쪽이 현실 |
2023-11-15 |
누군가가 진짜 내 기준에 헛소리로 들리는 말을 했을 때 표정으로 ‘와 님 헛소리 하시네요’를 말하지 않는 게 진정한 사회성이라고 생각하는데 전 아직 어른 되긴 한참 먼 거 같습니다… 대면 업무 하시는 분들 존경합니다
제가 잘 못 견디는 어떤 포인트가 있음… 차라리 뭐 안티 페미니즘 호모포비아 썸띵이면 아 뭐 한두번 만나본 것도 아니고 적응되어 있습니다 ㄱㅊ 하는데 제가 못 견디는 건 세상 모든 컨텐츠를 다 자아 성장용 발판으로 흡수해 버리시는 분들이에요 무슨무슨 책을 읽었습니다 저는 이걸로 한발 더 성장했습니다 무슨무슨 활동을 했습니다 저는 이걸로 제 인사이트를 넓힐 수 있었습니다 <- 이런 말 들으면 진짜 표정 관리가 안 돼 내가 무슨 답을 해도 그걸 문장 그대로 듣지 않고 자아 발판으로 재해석해서 듣는 게 너무 힘들어 나에게 있어 컨텐츠란 나와 다른 누군가를 만나는 경험이고 그 중 일부는 내 자아를 있어 보이게 만드는데 흡수되겠지만 나머지 일부는 영원히 내가 알 수 없는 타자의 것으로 남아있는단 말이죠 내가 독서를 좋아한다 영화를 좋아한다 말하는 건 그 미지를 좋아한다는 의미기도 한데 남의 연성/책에 주접 달 때조차도 아 나 너무 나 자신의 있어빌리티를 위해 이 컨텐츠를 기능적으로 소모하진 않는가 생각할 때가 있는데… 가끔 컨텐츠를 당연히 자기 자아를 위한 땔감으로 생각하고 태워버리는 사람을 만나면 좀 아찔함 그 순간조차 타자가 아니라 ‘타자를 보는 나’에 집중하는 게 웹툰 댓글도 가끔 그래. 진지한 감상평, 감사 인사를 쓰는 사람도 물론 있지만 대부분은 사실 웹툰을 발판 삼아 댓글이라는 새 컨텐츠를 2차 창작하고 있고 웹툰에 대한 호평보단 베댓 웃기다는 호평을 사람들이 훨씬 적극적으로 하는데 난 그게 사람들이 작가의 공을 날로 먹는 기분이 든단 말이지 다 사람이 만든 컨텐츠고, 본질적으론 작가라는 개인에게서 편지를 받은 것과 다를 바 없는데 (1:N으로 받아서 그렇지) 그걸 너무 마이셀프를 위해 준비된 무언가로 바라보는게 나를… 불편하게 해… 난 그 사람이 말하는 ‘제 취미는 독서’를 받아들일 수 없어 |
2023-11-23 |
언제나 업로드를 하고 나면 마음이 가라앉는 시간이 온다 뭐가 즐거워서 그렇게 열심히 썼느냐… 남들의 반응과는 아마 관련이 없고 마치 아무도 없는 곳에서 나 혼자 수면 아래를 들여다보는 기분 응 거기 네가 있군 내가 있네 응… 글네 외롭네 하는 기분 사실 뭔 소릴 하는지 나도 모르겠음
처음 해보는 형태의 덕질 처음 써보는 글이라… 사실 이만큼이나 써놓고 계속 처음을 들먹이는 거 슬슬 웃기다고 생각하지만 사람 마음이란 것이 아마 이렇게 잘해보고 싶은 활동을 너무 오랜만에 만난 탓도 있는 거 같음 심지어 글마다도 애정도가 다르다 얼마 전 농놀 아닌 곳에서 글 쓸 일 있었는데 그건 정말 쉽게쉽게 썼음 사실 퀄리티는 조악했단 말야 내가 그 글의 독자였음 굉장히 깠을 텐데 딱히 거기서 더 깎고 싶은 욕심이 안 들었어 그런데 어떤 글은 욕심에 내가 질질 끌려다녀서 아무도 모를 차이를 혼자 고심하며 퇴고를 수십번씩 하고 발행하고 드러눕고… 정말 의문입니다 왜 이렇게나 애정을 갖고 만 걸까요 무언가를 좋아하는 감정은 꼭 밝고 긍정적이지만은 않은데 |
2023-11-24 | 청룡영화상이라는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걸 보고 있는 거 같아요 |
2023-11-28 | 에이섹슈얼, 어쩌면 에이로맨틱인 사람이 쓰는 로맨스 이야기 어떻게 생각해요 하고 물었을 때 누가 ‘추리물 작가라고 다 사람 하나씩 죽여보고 쓰는 건 아닐 거예요’ 말해준 게 두고두고 생각나서 밥 먹다가두 빵 터짐 |
2023-11-29 |
“제 그림을 보고 조금이라도 웃으셨다면 그것 또한 제 세계가 해낸 일이겠죠?” 라는 후기 멘트에 찡해지는 사람… 네 그럼요 그건 선생님의 세계가 해낸 일입니다 누군가에게 잠시나마 웃음과 기쁨을 줄 수 있다는 건 얼마나 멋진 일인가요
저는 진짜로 그게 글과 그림이 해낼 수 있는 최고의 업적이라고 생각해서. 실트를 보세요 웃을 일이라곤 도무지 찾기가 힘든 세상인데 연성 하나 회지 한 권이 이렇게 진한 웃음을 줍니다 누군가의 인생에 ‘아 그때 이거 재밌었지’ ‘이거 볼 때 개웃겼는데’ 하는 순간으로 남잖아요 회지를 사고 나면 감상문을 열심히 쓰는 건 그런 사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렇게 느낀 재미와 웃음과 감동을 오래오래 기억하기 위한 기록이기도 한 거 같아요. 당장 몇 개월만 지난 뒤에 열어봐도 아 그때의 나 이런 것에 감동 받았군 하고 새롭게 느껴지기 때문에 어쨌든 선생님들(불특정 다수)의 연성과 그걸 만드셨던 순간의 진심은 다 저에게도 어떠한 흔적으로 남고 있습니다. 우주의 먼지처럼 지나가고 있지 않고 저에게 흔적으로 남았음을 알리고 싶어서 감상문을 쓰고 있고. 실은 저도 그렇게 남을 글을 쓰고 싶은 거 같고? 캐해와 욕망도 물론 욕망이지만. |
2023-12-02 |
확실히 전 제 일상을 공개적으로 어딘가에 올리거나 실명을 오픈하는 거에 거부감이 덜한 편이긴 해요 일단 농놀하기 전엔 이거 반실명 계정이었고⋯ 온라인 공간에 쉽게 개인정보를 오픈하면 안 된다는 사례도 많이 들었고 익명 커뮤니티가 고이다 못해 썩는 사례가 실시간으로 들려오는데도
꼬꼬마 시절 인터넷 문화를 처음 배운 곳이 웃대와 오유였고 거기서 겪은 것들이 내게는 나쁜 기억으로 남아있지 않아서 (오히려 현생이 힘들 때 괜찮은 도피처였어서) 앞으로 어떤 일이 있더라도 여전히 익명 광장의 긍정적인 면을 더 믿는 사람일 거 같음 |
2023-12-04 |
딴 얘기지만 돈을 주고 컨텐츠를 샀을 때 “이 돈 썼으면 그래도 이 퀄리티는 되어야지 라고 개인이 멋대로 추측하는” 무언가가 와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돈 아깝다고 생각하는 문화 좀 toxic 하긴 해
어디서 그 차이가 오는 걸까요
그저 누군가의 추천평 한 마디만 믿고 냅다 책 구매 냅다 영화 예매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웹툰 미리보기 200원 결제한 거 갖고 이번 회차는 스토리 진전이 너무 없네요 이런 댓글 다는 사람이 있다는 게 가끔은 신기해 |
2023-12-18 |
저는요
이게 생애 첫 2차 덕질이라 메이저고 마이너고 사실 잘 모릅니다. 이 얘길 하면 사람들이 자꾸 아니 그럼 그 전엔 덕질을 뭘 했녜⋯ 하이큐 파면서 라디오 듣다가 일어 공부해서 JLPT 1급도 따고 유온아 파면서 가라츠 성지순례도 갔는데 왜 저는 2023년에 오타쿠 신생아로 태어난 기분인지
남들이 막 우리 상반기에 사람 진짜 많았잖아요 스페도 많이 하고 그때 재밌었는데~ 하면 아 그렇군요 저는 6월에 연성러가 되어서 잘 모르겠어요 긁적긁적 하고 우리 좀 마이너잖아요~ 소리 들리면 아 그렇군요 어쩌겠어요 돌잡이를 이걸로 했는데 하고 사람들이 우리 팬덤의 특성을 분석하며 메이저 마이너 구분법을 말하고 있을 때 나는 마치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마을 밖을 나가본 적 없는 어린이처럼 놀이터에 서서⋯ 그네 재밌는데 왜 사람들 더 많이 안 오지⋯ 그치만 재밌으니까 난 더 타야지 하고 그네 타러 감 아무래도 좀 도움이 안 됨 |
2023-12-21 |
설령 위법이라 말하기 애매한 영역이라 해도 예의가 너무 없어 예의가⋯ 정체모를 IT뽕에 취해서 자기가 이성적으로 행동하고 있다 믿는 이 숨기지 못할 에고가 아주 열받아요. 산타파이브 같은 선례가 얼마나 보기 드문 건데 어떻게 이 정도로 존중이 없을까 |
2023-12-21 |
저는 안다무가 그렇게 취향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안다무로 이름이 알려진 작가들의 소설을 봤을 때 별 감흥이 없었어서) 확실한 건 서로가 없으면 못 사는 로맨스야말로 진짜 제 취향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 막 네가 내 인생의 단 하나고 나는 이 사랑을 위해 태어났고⋯
그런 얘기를 보고 있으면 내가 더 놀라서 어어 알겠어 진정해 봐 근데 저기 잘 보면 지금 풍랑이 오고 있거든? 저기를 봐주지 않을래? 하는 경향이 있음 예외가 있다면 그 서로만 보는 로맨스의 toxic한 부분을 끝까지 밀어붙인 피폐물⋯ 그건 좀 좋아함 이게 서로를 갉아먹는 관계라는 인지가 분명히 있어야 돼 예를 들면 굿바이 발렌타인 뮤비처럼 (좋아하는 피폐 얘기할 때마다 갖고 오는 레퍼런스) 허니문을 함께 떠나는 상대에게 총구를 겨눴다가, 그러고 싶으면 그렇게 하라는 무언의 동의를 받자 스스로에게 총구를 겨누고, 마지막엔 다 내던지더니 차 운전하는 상대가 앞을 보지 못하게 고개를 억지로 돌려가며 지금 우리 감정에 충실하자고 하는 저 일련의 과정이 너무⋯ |
2023-12-27 |
가끔 생각해 세상이 이렇게 엉망진창으로 끔찍한데 나의 밥벌이와 자기만족 글쓰기는 다 무슨 소용인 걸까 내가 누리는 문화와 좋은 풍광은 다 무슨 소용이며
우체국에서 택배가 세 개나 왔대 하나는 알겠는데 나머지 둘은 뭘까 집은 이틀 뒤에나 갈 텐데 택배뜯기 얼른 하고 싶다 생각하면서 이 가시지 않는 무겁고 찝찝한 기분을 빨리 도파민으로 털어버리고 싶어하는 습관적인 태도는 좀 무섭다는 생각도 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