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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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07 『카메라를 끄고 씁니다』 를 다 읽었다. 너무 좋은 책이었어.

2023-01-12 최근에 서호책방 통해서 산 『쇳밥일지』 를 다 읽었습니다. 할머니집이 경남 창녕에 있었던 사람으로서 이 책의 마산 사투리가 몹시 반갑습니다. 그리고 책 너무 재밌고. 모든 청년-담론이 수도권 위주로 돌아가는 요즈음에 너무 필요한 책이었어.

2023-01-21

하놔 엄청옛날 포켓중국어여행회화 라는 책 펼쳐봤는데 성조 설명이 웃김 상대방이 당치도 않은 말을 하고 있을 때 네 하면서 대답하는 성조가 2성 ㅠㅠㅋㅋㅌㅋㅌㅋㅌㅋㅋ

저 이 책 탐나요 갖고 싶어요

2023-01-25 내일의 할 일 지금 읽고 있는 소설 마저 읽고 차를 한 잔 마시고 제주도 여행 계획을 짜야지 음 아주 만족스러운 하루가 될 것 같군

“우주선이 박살났다. 소꿉동무인 내 친구는 보름 넘게 우주선을 운행했는데, 뼈가 다 으스러져버렸다.”

첫 문장부터 매워요

오늘의 할일 완

  • 후쿠오카에서 사왔던 티백으로 녹차 마셨다 샘플러 말고 박스로 사올걸 후회중
  • 책 1/3 쯤 읽었다 이번주 안에 끝낼 수 있을까
  • 제주도 여행 플랜 짰다
2023-01-27 『고양이 행성의 기록』 이제 절반쯤 읽었는데 진짜 시니컬하다… 진짜진짜… 뭐를 비판하는지 너무 잘 알겠는 정직한 은유와 미친듯한 사르카즘 어쩌면 좋대

작가가 하층민들의 삶을 주로 그린 리얼리즘 소설가로 문화대혁명 시기에 구타와 모욕을 당하고 자살했다는 소개글을 읽고도, 우주선이 박살났고 친구는 뼈가 으스러졌다는 첫 문장까지 읽고도, 그래도 고양이 행성이면 귀여운 면이 있겠지 생각했던 안일함을 반성합니다

2023-02-25 할 게 없고 심심할 땐 일단 교보문고 본점을 가는 사람

갔다가 아무런 사전정보 없이 영어 소설 한 권을 집어왔다 출간된지 한 분기도 안 지난 따끈따끈 신작이고 라이벌 관계였던 대학교 아이스하키 선수 둘이 로맨스 관계로 발전하는 LGBT 소설이라는 문구만 보고 호기심을 못 참고 집었음

“You superstars need some privacy? Cause it looks like some kinky-ass shit is about to go down here.” “Or some serious maiming,” “They’re interchangeable for some people.”

벌써부터 익숙한 향기가 나요

“The point is. You two need to drop this ego garbage.”

ego garbage 라는 표현이 몹시 마음에 들어요 ㅋㅋㅋㅋㅋㅋ

2023-06-28 농놀하느라 + 더워서 + 현생도 빡세서 달리기 클라이밍 독서 죄다 손놓고 있는데 독서모임 같이 하는 친구가 닦달해서 오늘은 모임을 했습니다. 퀴어 이론 산책하기 4장 다 읽었고 작가님의 강아지가 귀여움.

2023-08-16

많은 분들이 환영할 소식이 아닐까 싶어….마크 피셔의 『K-펑크』가 드디어 역간된다고

와 이게 된다고 리시올 출판사 당신들 정말 최고야……

2023-08-18 도서전에서 사 온 책도 개시를 못했으면서 새 책을 또 사고 말았다는 소식입니다

  • 폭력의 위상학
  • 스토리 설계자
2023-09-16 ‘스토리설계자’라는 책을 사서 절반 정도 읽었습니다. 아무래도 도우미가 절실하더라구요. 책은 되게 괜찮고 앞으로도 틈날 때마다 들춰볼 거 같긴 한데 그와 별개로 지금 쓰고 있는 글에 아주 도움이 되진 않았음. 이유는

  1. 내가 하고 있는 게 2차 창작이라서 1차 창작과는 근본적인 목적이 좀 다름
  2. 지금 쓰고 있는 게 판타지 장르라 인물뿐만 아니라 세계관도 내가 세팅해야 하는데 이 책은 현실 기반 창작을 상정함. 제가 세계관을 엄청 구체적으로 잡아놓고 시작했음 모를까 그때그때 설정 추가하며 쓰고 있어서 ‘얘는 이런 친구고 이런 갈등이 있다’를 줘도 다음 액션이 명확하게 안 잡힘
2023-09-23 결국은 교보 강남을 들러 문제의 책을 샀다 이제 믿을 건 작법서 뿌니야

2023-10-07

‘우리는 도시가 된다 후속작의 제목은 무엇일까요? 초성: ㅇㄹㄱ ㅁㄷㄴ ㅅㄱ

✨11월 출간 예정!✨

우리가 만드는 섹계

황금가지 출판사에서 굉장히 시의성 있는 책이 나오는군요 (ㅋㅋ

2023-10-09 어제 교보문고 놀러갔다가 ‘NBA, 도시를 입다’라는 책을 매대에서 봤다. 사실 교보를 꽤 오랜만에 갔는데 매대에 올라간 책 셀렉션이 예전과 좀 달라졌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 책도 그랬다. 저자가 스포츠 기자인데, 기사 쓰신 걸 찾아보니 스포츠 전반을 다루셨지 농구 전문(?) 기자는 아니시고

출판사도 이런 류의 책을 자주 내던 곳이 아니고 (전에 출판한 책은 대부분 동화책) 책에 추천사를 쓰신 분들은 스포츠와 아예 관련이 없는 분들. 친구랑 둘이서 ‘이건 지인한테 추천사 좀 써달라고 부탁한 거 아닐까’ ‘고등학교 동문이라던가…‘ 같은 추측이나 했다.

여러모로 교보보다는 독립서점 방문자들에게 잘 먹힐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매대에 올라있는 책 상당수가 그랬음. 친구는 ‘셀렉션이 이 정도로 바뀐 거면 이건 교보 임원이 바뀐 거다’ 이래서 진짜 빡빡 웃음 ㅋㅋㅋ 경험이 녹아 있는 N년차 직장인의 확신

근데 전반적으로 흥미로워 보이는 책이었습니다. 목차도 좋고 안에 내용도 좋아 보이고. 그리고 무엇보다 책이 가벼워요. 종이를 뭐 쓰신 건지 모르겠는데 갱지로 만든 소프트커버 외국도서 만큼이나 가벼웠음. 책이 가볍다는 건 훌륭한 미덕이죠……

2023-11-11 책장에 새 책을 채워넣기 위해 중고책을 팔러 갑니다. 한 열 권쯤 팔 건데 절반은 완독한 거고 절반은 완독을 포기한 책임… 다시는 프랑스 철학자의 책을 함부로 사지 않겠습니다. 아무리 얇아도 두께에 속지 않겠습니다 제목이 아무리 간지나도 넘어가지 않겠습니다 ㅠㅠ

공산당 선언은 결국 서설에서 포기함 이이게 맞냐고 이게 마치 철학 좀 관심 가져보겠다고 흉기 같은 두께의 서양철학사 책 샀다가 아리스토텔레스도 못 가고 접는 사람 된 거 같음 아직도 그 서설 무슨 말인지 모르겠음

‘마르크스의 생명정치학’’ 정말… 책은 예뻐서 더 어이가 없음 누가 읽고 저에게 요약 정리해서 알려주면 좋겠구요 저는 다시는 프랑스 철학자의 책을 쉽게 보고 사지 않겠습니다…

2023-11-14

알라딘 장바구니를 비웠다는 소식입니다 나 그래도 오래 참았다 도서전 이후로 하는 첫 책 구매니까 (작법서 빼고) 제가 저희 집에 김보영 작가 특집 코너 개설할 거라고 했죠?

‘기이한 것과 으스스한 것’은 전에 한번 샀던 책이고 재밌게 읽었고 역시 마크 피셔는 짱이었으나 어느 날 다른 책에 자리를 내어주고자 중고서점으로 보냈던 친구인데 막상 보내고나니 시원섭섭해서 리커버 표지 나온 김에 다시 삼

2023-12-19 작법서 비슷한 책을 읽는데 단편은 형식 특성상 모든 문장이 다 글 안에서 존재 의미가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아니 나도 독자일 땐 그 말에 동의했어 지금도 맞말이라고 생각해 하지만 조금 전까지 내가 쓰던 건 쓸데없는 문장 한가득이었는데? 하다가 책의 예시가 안톤 체홉이었음을 깨닫고 내려놓음

잘 쓰인 단편을 읽게 해준다는 점은 좋지만 결국 내 글은 내가 알아서 갈무리 짓는 수밖에 없다는 배수진 교훈을 주는 책인 거 같다⋯ 근데 가끔 그런 배수진 교훈 필요하긴 해 나쁘지 않아

2023-12-20 어제 읽던 그 책 작법서로서의 기대는 내려놓고 그냥 재미로 읽고 있었는데 갑자기 눈이 반짝 뜨이는 문단을 만남 이런 문단이 있다니 이걸로 이 책의 가치는 다 했다는 생각이 들고 동시에 그런 문단 하나만 있다면 내 책도 얼추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희망을 품음

춤을 추는 동안 에너지 출력을 측정하는 계측기를 손목에 차고 있고 목표는 ‘1000단위의 에너지 발산하는 것’이라고 해보자. 달성하지 못하면 누군가 당신을 (가령) 죽인다. 당신에게는 춤을 추고 싶은 방식에 대한 어떤 생각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추면 에너지가 50 정도에 머문다. 마침내 간신히 에너지를 1000 이상으로 올리고 거울을 흘끗 보니(당신이 죽어라 춤을 추는 곳이면 어디든 거울이 있다) 세상에, 이게 춤인가? 춤을 추고 있는 게 나인가? 하지만 당신의 에너지는 1200이며 계속 올라가고 있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까? 계속 그렇게 춤을 출 것이다. 그곳에 있는 사람들이 당신을 보고 비웃을 때는 이런 기분일 거다. ‘그래, 좋다, 마음대로 웃어라. 내 춤이 완벽하지 않지만 적어도 내가 죽지는 않는다.’

세상에, 이게 춤인가? 춤을 추고 있는 게 나인가? 생각하면서 계속 그렇게 춤을 추는 사람들이여⋯

마치 멋진 꿩을 가져오라고 재능이라는 사냥개를 초원 건너로 보냈는데 정작 물고 온 것은, 어디 보자, 바비 인형 하반신인 듯한 느낌이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2023-12-20

나는 늘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을 본다. 나는 진짜 나보다 내 이야기들에 있는 나라는 사람을 좋아한다. 그 사람이 더 똑똑하고 재치있고 인내심 있고 재미있다. 세계를 보는 눈도 더 지혜롭다. 쓰기를 멈추고 나 자신으로 돌아오면 더 제한적이고 편견도 많고 편협해지는 느낌이다. 하지만 페이지에서 잠깐이나마 평소보다 덜 멍청해진 것은 얼마나 즐거운 일이었는지.

평소보다 덜 멍청해진 듯한 기분 제법 즐겁죠. 전 이 책이 가면 갈수록 마음에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