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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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7 약간 영문도 모르고 친구한테 코 꿰여서 부국제 가게 됨

2022-10-04 나 그냥 부산 사는 친구가 자기 집에서 재워 줄테니 부국제 놀러오라고 해서 알았따 감사감사 하고 현생 살고 있었는데 오늘 트위터 켜보니까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부국제 시간표 짜기를 하고 있음

지금 약간 홈쇼핑 마감세일 싸다 싸 마지막 찬스! 하는 거에 휘둘려서 막 예매하고 있다 이게 원래 이렇게 굴러가는건가

나아는 그냥 영화 한두편 때리고 남는 시간엔 부산서 햇살 쬐면서 맥주 마실 생각이나 하고 있었지 근데 다들 막 우다다 달려가면서 예매하길래 나도 휩쓸려서 같이 와르르 예매해버림

2022-10-06 에브리씽 에브리타임 올앳 원스 진짜 또라이 같은 영화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22-10-07 『내가 꿈꾸는 나라』. 여성 시인 네 명이 지은 시에 가락을 붙여서, 눈에 검은 안대를 둘러맨 어마어마한 수의 여성 군중이 시를 노래처럼 외치는 장면이 너무 오싹했다. 소재가 소재이니만큼 강렬한 이미지가 많이 나올건 예상했지만 저 장면에선 전율이 일어서 약간 울 뻔

여성들만 인터뷰 했다는 것도 시놉에서 설명 볼 땐 음 그렇군요 정도였는데 영상으로 보니까 느낌이 확 달라지네. ‘여성들의 역할도 컸다’가 아니라 ‘여성들의 목소리가 무엇보다 중요했다’는 메세지는 좀 울림이 큰 거 같아.

노래 지은 여성 시인들이 인터뷰이로 등장해서 우린 신자유주의도 조지고 가부장제도 조질 거라고 하는 거 좀 멋졌어

2022-10-07 『돌거북이』. 외지인 데려다가 민간 의식의 토템으로 쓰는게 말레이시아 버전 미드소마 같기도 하고 (…) 스릴러 영화에서 만날 거라곤 생각지 못했던 소재가 등장해서 재밌었다. 이 돌거북이 민담이 대체 어디로 흘러가는 걸까 했는데 결말이 이렇게 날줄은.

2022-10-08 『블루 아일랜드』.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영화적으로도 너무 좋았지만 이 영화를 본 첫 감상이 ‘너무 좋았어요!’ 이면 안 될 것 같다. 엔딩 크레딧의 수많은 ANONYMOUS 들. 현재 수감 중임을 뜻하는, 몇몇 이름을 둘러싸고 있던 사각형도 그렇고

지금 이 순간의 홍콩을 카메라를 통해 보고 있다는 감각이 너무 리얼했다. 그런 동시에 여러 장치를 활용해서 이 영화가 ‘영화’라는 걸 계속 메타적으로 상기시켜 주는 것도 좋았다. 오히려 그랬기 때문에 더 가깝게 볼 수 있었던 거 같아.

나이 든 운동가와 청년 운동가의 대화에서 나왔던 ‘신념의 가장 큰 장애물은 시간’이라는 말이 너무너무 현실적이고 진심의 조언 같아서 약간 먹먹해 졌던 거 같아

2022-10-09 『블랙 파라오, 숲속의 남자, 그리고 공주』. 같이 본 친구는 쏘쏘 였다고 하는데 저는 미셸 오슬로 감독한테 기대했던 바는 다 충족되는 영화였습니다. 아름답고 예쁜 화면, 기깔나는 컬러를 보려고 간 거니까요. 세 단편을 묶은 영화인데 세번째 이야기가 특히 재밌었음

특히 세번째 이야기는 갓 구운 도넛과 장미 잼을 옆에 두고 봐야 합니다. 가운데 구멍 뚫린 도넛 말고. 필링 채워진 거 말고 그냥 쏘 심플한 도넛과 함께 ㅋㅋ

2022-10-08 소설책 한 권 들고 와서 시간 애매하게 빌 때마다 조금씩 읽고 있는데 이거 너무… 종이책 소설에 이렇게 압도된 거 얼마만인지. 다 읽고 감상문 꼭 길게 써야지

2022-10-08 우히히

해리단길 처음 와보는데 좋은 곳이네여

2022-10-09 6명의 등장인물 정말 너무 노잼이라 1시간 반 보다가 걍 나옴…

더 빨리 튀쳐나와서 조금이라도 시간을 절약해야 했는데 의상이 너무 예뻐서 걍 아무 생각 없이 봤나봐

하씨 더 일찍 나올걸 바깥 공기 쐬니까 무거워지는 후회 ㅋㅋㅋㅋ

2022-10-09 아무래도 타지 여행 와서 책을 안 사면 알러지가 올라오는 편

  • 『나는 프랑스 책벌레와 결혼했다』. 이 분 책 좀 궁금했는데 교보에는 맨날 비닐 포장 되어있었어서 비닐 안 씌워진 거 읽고 샀고
  • 『책, 이게 뭐라고』. 네 전 장강명 작가가 좋구요
  • 『내가 행복한 이유』. 그렉 이건 꼭 읽어봐야 한다길래! 추천들을 하길래! 샀지 또!
2022-10-09 아아이고 오늘 영화 다 왜 이러냐아아 너무 힘들다아아

2022-10-09 내일은 진짜로 카페 투어나 할 것입니다 영화는 하나밖에 안 본다!!!!!

지금 약간 스스로 내 휴가를 땅속에 파묻어 버린 거 같지만 내일은 진짜로 먹고 읽기만 할거라고

2022-10-09 팟캐스트나 필로 같은 잡지에서 내가 모르는 영화 얘기할 때 나도 그 공감대에 끼고 싶었고 사실 영화제에 오게 된 주요 원동력은 그거 아니었나 싶은데, 한 며칠 겪어보니 음 그냥 남들이 엄선해준 영화 개봉할 때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구요

이 다음엔 다큐멘터리 영화제나 애니메이션 영화제를 트라이 해볼까 싶구… 아님 영화는 지인짜 조금 보고 바다를 즐기던지… ㅋㅋㅋㅋㅋㅋ

2022-10-10 집앞에 있던 백현동 카페거리 볼때는 감흥이 없는걸 넘어 한숨이 나왔는데 부산서 전포카페거리 와보니 너무 좋네요 날씨도 좋고 예쁜 가게도 많고 역시 사람 마음은 참 간사해

and 스프카레

저저 식탁 유리에 비친 거 보라구요 오늘 날씨가 을마나 조은지

2022-10-10 이히히 신나

2022-10-10 미야옹자키 5점 만점에 3점짜리 영화에 고양이 출연 비중이 높아서 3.5 를 줬다가 마지막 30분 때문에 별점이 필요없는 쿠소영화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마지막 30분 안에 정말 눈이 휘둥그레지는 모먼트 한가득 내내내가 지금 뭘 본거야 나 두시간동안 추위에 떨면서 야외상영을 견뎠는데 이 타이밍에 지뢰를 터뜨려?

2022-10-11 『6명의 등장인물』. 배우들 의상이 예쁩니다. 하지만 굳이 보지 않는 게 좋습니다. 『나나』. 너무도 화양연화가 되고 싶어하는 영화입니다. 굳이 보지 않는 게 좋습니다. 때깔은 좋은데 그래서 더 슬픈 영화. 『맥스와 민 그리고 미야옹자키』. 마지막 30분에서 자이로드롭을 선보입니다.

저의 부국제 감상은 이걸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