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 햄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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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30 오늘의 문화생활. 국립극장은 처음 가봤당

2022-08-10 햄릿 2회차 봤다. 처음 봤던 것보다 오늘이 쪼금 더 애드립과 유머가 많고 진중함이 옅어진 느낌이었는데, 이제 거의 막공을 앞둔 회차여서 그런 건지 아님 2회차라서 그렇게 느껴진 건지 잘 모르겠음

폴로니어스 연기하신 배우분은 진짜 무슨 대사를 쳐도 웃기고 오필리아 연기하신 배우분 후반부 광기는 두 번 봐도 장난이 아니다. 그치만 역시 햄릿이 제일 연기하기 힘들어보여 3시간 내내 광기와 분노를 연기해야 돼 ㅠㅠ

대본집 팔았으면 좋겠다 1회차 보자마자 도서관 가서 햄릿 다시 읽어 봤는데 연극의 이 느낌이 아녔어… 뭔가 달라

2022-08-20 한국외대 출판부에서 내준 햄릿 번역본 오늘 후루룩 읽어봤는데 국립극장에서 봤던 연극이랑 정말 다르다. 저는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좋아했던 게 아니고 배삼식 선생님의 햄릿을 좋아했던 거 같아요.

“여기서 난 뭘 하고 있지?” 로 시작했던 오필리어의 독백이 원작엔 없는 부분이란 걸 알고 지금 솜 씻은 너구리가 됐다고. 아 어쩐지 그 시대에 쓰인 작품 치고 여주인공 엄청 입체적이더라. 책 읽어보니 오필리어 원래 그런 친구 아니더군요.

“우스워. 내가 뭘 증명해야 하지? 그 분의 사랑이, 그 분의 광기가 나 때문이라는 것을? 만약 그렇다면, 그렇지 않다면 어느 쪽이든 내 가슴은 찢겨지겠지.” 전 이 대사를 하는 오필리어를 너무 사랑했단 말이에요. 하… 지금 원작 붙들고 이건 햄릿 아니라고 하는 사람 됐음

초반에 레어티스가 오필리어에게 몸조심 하라고 하는 부분도 텍스트로 읽으니까 훠어얼씬 고리타분하고. 원작에선 극을 마무리 짓는 인물이던 포틴브라스가 연극에선 생략됐고. 레어티스 vs 햄릿 결투를 계획하는 장면에서 독약을 제안하는 인물이 원작에선 레어티스인데 연극에선 클로디어스인 것도.

거트루드가 오필리어의 죽음을 묘사하면서 “오필리어, 이리 내려오렴. 너는 종달새가 아냐.” 라고 했던 것도 연극에만 있는 대사. 으아앙 대본집 갖고 싶다

오필리어의 장례식을 본 다음 햄릿과 호레이쇼가 대화 나누던 씬도 원작엔 없었다. 연극에서 몇 번이고 돌려보고 싶다 생각했던 씬이 다 어딜 간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