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사회적 이슈

Date Tweet
2022-02-13 아 이게 불법이야?? 했는데 진짜 불법이네. 실종아동을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임의로 보호하면 형사 처벌 대상이래요.

2022-02-22

‘이대남’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들은 반페미니즘 성향을 지닌 일부가 20대 남성의 정체성인 것처럼 잘못 대표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출처: 한국일보

오 되게 의미있고 멋진데요. 물론 “이렇게 신상 드러내고 나와도 덜 공격받는 것마저 남성의 권력이다” 도 맞지만, 그래도 용기가 필요한 일이잖아요.

2022-03-02 선택권을 주는 자체가 어떤 함의를 지닐 때가 있다. 가령 멘토가 멘티를 붙들고 ‘나는 A,B,C를 해줄 수 있는데 넌 뭘 원하니 니가 택해!’ 하고 던지는 게 좋은 태도일까? 멘티는 본인에게 뭐가 필요한지 모르기 때문에 멘티고, 멘토는 니즈를 알아차릴 수 있기에 멘토다. 질문을 던져 선택권을 준들 선택에 대한 책임만 떠넘겼을 뿐 이걸 갖고 멘티의 의지를 존중했다 보긴 힘들다.

웹툰의 댓글창도 비슷하다고 느낀다. 당신은 작품을 읽었으니 작품에 대해 평할 권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님 의지를 존중합니다 하고 칸을 하나 열어준다. 아주 좋게 보면 교류의 장이고 커뮤니티다.

하지만 어떨 땐, 고작 이 작품을 읽었다는 이유만으로 ‘평가’를 내릴 수 있다는 사고를 심어주지 말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옵션 자체가 toxic 했다고.

2022-03-11 본가에 내려왔다. 정치 얘기는 전혀 하고 싶지 않았지만 묻는데 대답을 안할 수도 없고, 덕분에 내 속은 이래저래 난도질 당해 쓰리다. 2030 남성의 여성혐오, 경상도의 정치적 편향, 그런 건 모두 큰 틀에서나 유효하지 개인의 성향 앞에선 무의미하다. 우리 집 제일 가는 보수는 엄마다.

엄마의 보수성은 깊이가 아득하다. 엄마는 여자가 사회 진출을 하는 것 자체에 부정적이다. “남자들이 자기 아내를 더 살갑게만 대했어도 여자들이 사회 나갈 생각을 안했을텐데 너무 못되게 굴어서 여자들이 바깥 생활을 한다. 사실 애는 엄마가 돌보는 게 맞는데…” 같은 말을 한다.

오늘은 페미니스트가 뭐냐고 묻길래 여성 인권 신장을 목표로 하는 사람이라 답했다. 그럼 너는 페미니스트냐 묻길래 그렇다고 말했다. 엄마는 “어우 난 내 딸이 그런 -니스트 붙는 거 하는 거 싫어. 남자들이 아무 뜻없이 한 말 갖고 시끄럽게 따지고 드는 애들 같잖아.” 하셨다.

나는 “응 엄마 정확히 이해했네. 그거 맞아. 엄마 딸은 따지고 들 거야.” 를 반복하다가, 엄마의 도리도리 싫어싫어를 끝까지 이기지 못하고 “너무 안 튀게 내 단도리는 잘할게.” 로 마무리 지었다. 나는 그 대화가 눈물 나게 외롭고 모욕적이라 느꼈다.

아. 아까는 『금쪽같은 내새끼』 방송을 보며 ‘우리도 만약 저런데 나가서 오은영 박사한테 솔루션 받아서 서로에게 칭찬해주기 같은 미션 떨어졌으면 너 엄마한테 뭐라고 칭찬해 줄래’ 를 물으셨다. 나는 엄마가 예나 지금이나 참 한결같이 강압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2022-03-12

남학생들은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것 같은 여자애들이 누구인지 늘 궁금해했다. 끊임없이 수군거렸고 낙인을 찍었다. 나의 경우 1학년 국어 시간에 성차별과 페미니즘을 주제로 글을 썼고 그 사실을 우연히 알아낸 남학생이 ‘걔도 그런 애다’ 식의 소문을 퍼뜨렸던 기억이 난다

출처: 어느 과학영재고 여학생의 증언

한숨에 다 읽었다. 많이 잊고 살았던 나의 과고 시절까지 떠올리게 하는 생생한 글이다. 폐쇄적인 남초 환경이 여학생들 멘탈을 얼마나 사르르 갉아먹는지 안 겪어본 사람은 모른다. ‘딱히 차별받는 건 없잖아’ 라는 말은 얼마나 무심하고 납작하고 어이가 없는지…

페미니즘 리부트 이전이라 글쓴이처럼 페미 사상 검증으로 고생하진 않았지만, 페미니즘은 결국 휘두르는 무기의 이름일뿐 뭔갈 휘두른다는 건 똑같았다. 끊임없이 여학생들의 평판에 말이 붙고, “요즘 너 이런 소문 돌던데 처신 잘해” 를 대단히 선심 쓰듯 말하던 분위기.

그리고 그와중에 압도적인 성취를 보이는 여학생이 있어도 절대로 압도적이라 인정하지 않고 되려 투명인간 취급하던 분위기. 아 유리천장이 별 거냐 젠장 ㅠㅠ 난 아마 영원히 이 때 이 기억에 대해 얘기하고 살 거 같다. 이건 저주야 저주. 나의 일부분은 평생 거기 머물러 있는 저주.

2022-05-02 아이고 닷페이스 문 닫는구나 ㅠㅠ 돈 내는 거 외엔 아무 도움 주지 못했던 1인이지만 괜히 섭섭하고 아쉽고 그르네여

2022-05-19 문득 나한테 연애란 여성성을 보다 쉽게 드러낼 수 있는 장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은 나도 사랑 받는 역할을 하고 싶은데 그걸 친구 관계에 하긴 힘드니까. 롤플레이에 가장 잘 맞고 사회적으로도 쉽게 받아들여지는 무대를 찾은 게 아닐까 나한테 연애란 단지 그런 의미뿐이었던 걸지도

미리 프로토콜 다 짜여진 역할극이 아니면 피곤해… 그렇게 진심으로 상대한테 부딪칠 기력 없어 피곤해… 연애 외에도 하고 싶은 거 너무 많아 그것만으로도 힘들어 피곤해… ㅋㅋㅋㅋ

2022-08-25 아까 화상영어에서 하던 얘긴데 난 내가 책 읽고 있을 때 누가 와서 ‘그 책 재밌어요?’ 하면 머리가 일시정지한다. 이게 그냥 대화를 시작하기 위해 똑똑 노크하는 멘트라는 걸 경험으로 알긴 하는데, 그거랑 별개로 ‘이 책이 재미 있는지’에 대해 대답을 해야 될 거 같음

누가 ‘요즘 잘 지내?’ 하고 물으면 최근 내 인생을 정리한 다음 ‘네 기준에 이 정도면 잘 지내는 거야?’ 하고 물어봐야 할 거 같고 ‘퇴근하면 뭐해?’ 하는 질문을 받으면 내가 퇴근하고 하는 활동들을 빈도별로 도표를 만들어서 대답해야 할 거 같아

책은 특히 내가 좋아하는 주제여서 대답하기 더 어렵다. ‘그 책 재밌어?’ 라니. 그럼 난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이유와 이 작가를 좋아하는 이유와 이 책에 대한 감상까지 얘기해야 하잖아. 그렇게 많은 말을 할 준비는 아직 안됐는데 (혼자 여기까지 감)

4박5일 동안 묵었던 게하 사장님이 지금 읽고 계신 책 재밌냐고 물었을 땐 한참 망설이다가 네 재밌어요 밖에 대답 못했는데 딱 세시간 정도 들른 책방 사장님이 지금 읽고 계신 책 재밌냐고 물었을 땐 ‘그게요 제가 얼마 전에 햄릿 연극을 봤는데’ 로 시작해서 2분짜리 대답을 해버린게 생각나는군

2022-09-03 현실에서 타개책을 찾아야 하는 문젠데 고민해봐도 답은 잘 모르겠고 고민하기 귀찮고 피곤하니 결국 취미 생활로 도피해서 문제 자체를 잊어버리는 걸로 해결하는 게 아닌가 싶은 요즈음

어제자 데못죽 볼때도 즐거웠고 친구들 만났을 때도 즐거웠고 지금 연극 보러 와있어서 이것도 즐거워 뭐 대충 이렇게 살믄 안되나… 회사생활 너무 어렵드아

보러 온 연극은 ‘두 교황’

2022-09-03

최근 친구/애인 플로우를 보며 생각한 것: 공동체가 희박한 사회일 수록 친밀한 한 사람에게 거의 모든 것을 의지하게 만든다

잔잔하게 이어져 있는 커뮤니티 너무 필요하다. 고등학교, 대학교 땐 재학생 전원이 기숙사 생활을 했어서 ‘엄청 친하진 않아도 비슷한 감성과 라이프 사이클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늘 있었는데, 직장인 된 이후에 속한 커뮤니티들은 그 성질이 너무 달라서 아직까지도 정착을 못하고 있음

내가 느끼는 개발자 커뮤니티는 정말 서로를 바라보는 공동체라기 보단 이렇게 열심히 성장하는 갓생 사는 나를 만천하에 드러내고 인정받기 위한, 그런데 그 인정이 결코 충족되지는 않는 무한한 자기 승인의 장이고

동네 직장인 독서 모임은 그래도 재밌었지만, 아무도 이 동네를 자기 동네로 여기지는 않는다는 한계가 있었다. 다 직장 따라 왔을 뿐이지 누가 이 땅값 비싸고 건물만 바글바글한 동네에 눌러앉을 생각을 하겠어요. 그래서 이 모임은 늘 한시적이다. 지속적인 의미의 ‘동네 주민 모임’이 되진 못함.

2022-09-06 고작 구글맵과 우버가 잘 안된다는 이유로 불편을 느끼는 군요 그래요…… 그정도 낯섦도 즐기지 못한다면 여행을 애시당초 왜 오는 거야 집에서 3D 안경 쓰고 로드맵으로 여행하십시오

2022-09-10 혼자 책 읽으면서 홀짝홀짝 맥주 마시는데 옆 테이블에 너무… 남초사회에 속한 여성 특유의 여성혐오 발언을 하시는 분이 계셔서 안쓰럽고 슬프다

남초사회의 남성들이 으레 하게 되는 ‘요즘 여자들 이런 게 문제다’ 류의 발언에 ‘맞아 진짜 그런 사람들 문제야’ 하고 맞장구치며 은연중에 자기와 선을 긋는

그치만 이해합니다 저도 종종 그러고 살아요

2022-10-30

이태원 참사가 발생했던 날

사실 무슨 말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 그런 사람이 나 하나는 아니겠지. 오늘은 버추얼 동지애라도 되새기며 자러 가겠습니다

2022-11-11 비대한 자아를 다스리기 위해 한번은 서비스직 노동을 해봐야 한다 → 그거 한번 해본 거로 함부로 말 얹으면 안된다 인가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 논리를 극단으로 밀어붙이면 결국 제일 윤리적인 사람은 아무 말도 행동도 안하고 가만히 앉아있는 사람이 되는게 아닐까 싶음

중간에 실수나 비약이 생기더라도 어쨌든 그 세계에 발을 들여본 사람이 안 들여본 사람보단 낫지 않나요.

2022-12-09 사실 전 한국어로 스몰토크 할 때도, 상대의 말을 100% 이해해서 그에 대한 답변을 하고 있다기 보단 ‘이것은 핑퐁 게임이고 나는 공을 쳐야 하고 학습한 바에 따르면 지금 적절한 모션은 이거다’를 빠르게 계산해서 내뱉을 때가 많은데 남들은 안 그런 걸까…

2022-12-11

얘들아 왜 프메에서 이렇게 버르장머리 없이 구는거니 높은 확률로 이동욱씨보다 나이도 어릴텐데 어디서 배운 말버릇이니 다른 사람 불쾌하게 예의 없이 굴지 말자

답장을 상대가 읽을 거라는 사고 자체를 못하는거임.. 지는 트위터에 쓰듯이 생각없이 툭툭 쓰는 건데 상대는 그런 답장 포함한 수천개의 답장을 받고 읽는다는 걸 왜 모르지 원문 배우분이 한 말처럼 돈씩이나 내고 일방적 구독하면서 좋아하는 아티스트 npc 취급하는 거 보면 정상처럼 안보여

1:N 소통이란 점에선 연예인이 갑 같지만, 사실 구독 여부는 나에게 달려 있고 연예인 쪽에서 우리를 하나하나 차단하거나 제어하긴 어렵다는 점에선 이 위계가 참 묘한 거 같다. 전 버블로 유사 연애를 즐긴 적이 있는데, 그때 이게 참 ‘편리한 연애’라고 생각했거든요. 답장 제때 안 해도 되지,

맥락 전혀 상관 없이 나 하고 싶은 소리 해도 되지, 나 편한 시간에 보내도 되지. 솔직히 새벽 네시에 친구한테 카톡하긴 힘들지만 버블은 훨씬 쉽게 보내게 되거든요. 이건 너무나… 나에게 편안한 관계가 아닌가

이건 정말 소비자가 자기 입맛에 맞는 관계를 즐길 수 있게 고안된 서비스고, 그건 결국 관계의 피로도를 연예인 쪽이 떠안고 있단 의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전에 잠깐 했었다. 그래서 버블 보낼 때 한번 더 고민하게 됨. 차라리 안 보내는 게 나을 때도 있는 거 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