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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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06 재택근무 너무 외로웡 얼른 주말이 오면 좋겠다 친구들 좀 만나게

2022-01-16 요즘은 택시 기사 아저씨가 말 거는 게 옛날만큼 불편하고 싫지 않다 안전만 보장된다면 아저씨랑 수다 떠는 경험 나쁘지 않네

나한테 경상도 분이냐고 물으시길래 그렇게 티나냐고 되물었는데, ‘티나나요’ 하는 그 네글자 안에도 악센트가 있었는지 기사님이 약간 헛웃음 지으셨음 그걸 질문이라고 하냐는듯 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초록회사 다닌다고 하니까 노란회사는 가지 말래서 왜요? 했더니 기사님 바로 옆에 환하게 켜져 있는 노란회사 택시 앱을 가리키며 이 새끼들 순 양아치 새끼들이에요 하셔서 짠하게 터짐 ㅠㅠ 죄송합니다 방금도 그걸로 호출했는데…

2022-01-23 책 읽는거 참 좋아하고 책 열심히 읽는 나를 좋아했는데 올해 첫 책 읽기가 개발 관련 서적인 건 어쩐지 진 기분이야

2022-01-23

우쭐할 때 하게 되는 실수나 잘못이 무섭다

저는 칭찬을 듣고 나면 그게 기쁜 동시에 ‘와 나 자아 비대해져서 헛발질 하면 어떡하지’ 싶어 잔뜩 긴장되는데, 막상 겪어보니까 긴장을 아무리 해도 헛발질은 언젠가 하더라구요. 자아가 비대해져서가 아니라 그냥 사람은 주기적으로 헛발질을 하기 때문에 😂

그래서 요즘은 칭찬을 받으면 ‘어머나 감사합니다 아이구 부끄러워’ 하고 머쓱하게 하지만 있는 힘껏! 즐깁니다. 그리고 헛발질은 그냥 헛발질대로 해요 ㅋㅋㅋㅋㅋㅋ

2022-01-30 명절 연휴를 맞이해 집에 내려왔고 부모님을 따라 『옷소매 붉은 끝동』이라는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는데 K-퓨전 사극 드라마의 아찔함에 정신을 못 차리는 중

10분에 한번씩 어우 이게 뭐야 날 그만 기절시켜줘 싶은 장면이 등장

2022-02-04 윤아님까지 워들에 빠져들다니 ㅋㅋㅋㅋㅋ IT를 넘어 확장되는 단어게임..

2022-02-06 홍콩 교환학생 갔던 건 고작 4개월 뿐인데 왜 그때 먹었던 음식들은 지금까지도 이렇게 그리운 것인지 ㅠㅠ

딤섬 에그와플 이런 건 물론이고 학교 기숙사 1층에 있던 학식까지 그립다 면이랑 고명 고르면 그걸로 국수 만들어주던 그곳… 거기서 술마시면 와따짱이었는데…

2022-02-06 BGM이 범상치 않은 카페에 왔다. 김종국의 사랑스러워 가 나올 때까지만 해도 업데이트가 상당히 느리군 싶었는데 플라워 애정표현이 나오자 그만 흥분해 버려서 마음 속으로 완창함

2022-02-27 오늘의 발견 : 합정역 버스정류장은 엉뜨가 되어 있다 순간 너무 따끈포근해서 집 못 갈뻔

2022-03-05

발렁스의 포레누아 사진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 보고 성수역 근처에 추천 받았던 디저트 가게에 왔는데 솔직히 말해 디저트가 공연보다 더 감동적이다

2022-03-06 오늘의 발견

  • 『미드나잇 플레저』는 의외로 비싼 디저트보다 피낭시에가 더 임팩트 있었다.
  • 도서관에서 빌린 책 한권, 집에서 들고나온 노트와 필통, 방금 헌책방에서 산 책 두 권, 그리고 포장해온 피낭시에 까지 넣고 나니 가방이 꽉 찬다. 덕분에 핸드백의 최대 수용 가능한 부피를 파악했다.
2022-03-08 나 커뮤 뛰어본 적 한번도 없고 사실 커뮤 문법도 잘 모르는데 지금 타임라인에서 이슈되는 ‘사회주의 리얼리즘 순문학 커뮤’ 너무 궁금하다 혹시 감상문 열심히 쓰는 참관인은 안 받아주시는지.. ㅋㅋㅋ

2022-03-17 오늘의 발견 : 금도끼 은도끼는 한국 전래동화가 아니다

이미 내 머릿속엔 산신령과 나무꾼의 이미지가 콱 박혀 있지만 한국 전래동화가 아니고 이솝 우화가 원전. 산신령은 사실 헤르메스 ㅠㅠ

2022-03-22 온라인 회식에서 ‘요즘 뭐 재밌는 소식 없어요?’ 물으면 음 난 참 재미없는 사람이구나 싶다. 책 읽고 방통대 다니고 가끔 블로그 쓰는데 그 어느 것도 이런 모임에서 재미난 소재로 쓸 게 못 됨

2022-03-25 트이타를 켰는데 하마글방 새 기수 모집 트윗이 갑자기 탐라에 보여서 후닥닥 신청하고 와버림 이러다 조만간 방통대 때려칠듯

2022-03-30 정독도서관 놀러갔을 때 그 근처 전통찻집에서 대추과자 율무과자와 전통차 티백을 잔뜩 샀는데 오늘 첫 개시했다. 비 오는 날은 역시 뜨끈뜨끈 전통의 맛

2022-04-02

오늘은 우리 동네도 날씨가 너무 좋았다. 점심만 집에서 먹고 오후엔 공원 벤치에서 책을 읽었다. 이 날씨, 이 공원은 누구나 평화롭게 만들어 주리라 생각했는데 옆 벤치에 앉은 남자분께는 해당 사항이 없었다. 근본도 없는 욕을 어쩜 그리 길게 하는지. 웃긴 건 그게 혼잣말이었다는 거다.

난 당연히 전화통화로 누군가에게 토로하는 거려니 했는데, 귀에 아무 것도 안 끼고 혼잣말로 끝나지도 않는 욕을 30분간 하다가 떠났다. 자전거를 끌고 가는 모습이 참 기묘했다. 이 날씨 이 공원에서 자전거까지 끌고 왔는데도 기분전환이 안되나보다. 안 됐다.

2022-04-06 배구교실 첫날 후기 : 이거 끝내고 집까지 달리기 하면 거리 딱 맞을 거 같다고 생각했던 몇 시간 전의 내가 너무 멍청하다 어이가 없음

2022-04-10 이제 수학은 정말 옛날 가락이고 보내줘야지 생각했는데 오늘 또 교보문고 가서 수학 책 들여다보며 두근두근 신나는 내 자신이 너무 웃기다

누가 여기 꿀발라놨냐 정작 개발 관련 책은 시러시러 안해안해 하고 먼지만 폴폴 쌓여가는데 어이가 읎어 증말

2022-04-14 오후 네시부터 지금까지 논스톱 줌 달렸더니 정신이 혼미해진다 4~5시 회의 5~7시 회의 7시반~9시반 글방 10시~10시반 화상영어 이대로 기절할 테야

2022-05-10 이번주 글쓰기 난이도 너무 높다. ‘파괴되지 않는 것’이 뭘까요. 이거 약간 중학생 때 한창 만화 그리고 놀 때 네이버 블로그 검색하면 자주 나오던 그림 소재 100개 리스트에 있었을 거 같음

2022-05-10 2019년만 해도 펜타포트 구려졌다고 진심으로 안타까워 했는데 올해는 블라인드 티켓 예매 못할까봐 걱정된다 진짜로

2022-05-12 펜타포트 블라인드 예매율 원래 이렇게 빡세?? 원래 이래??? 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 장렬히 실패했음

2022-05-16 말과활 아카데미에서 알림 왔는데 ‘배세진’ 이름에서 전혀 다른 장르를 떠올려버림

2022-05-20

펜타포트 금요일 예매 성공 스크린샷

가즈아아

2022-05-26 오늘 퇴근하는데 회사 앞에서 강용석이 (티비에서 보던 그 아저씨가) 확성기 붙들고 쩌렁쩌렁 얘기하는 풍경을 봤다. 경기도에서 돈 많이 벌어서 서울에 집 살 생각 말아라, 이젠 서울보다 여기가 더 뜰 거다, 특히 판교가 그렇게 될 거다!! 하더라 ㅅㅂ 판교가 아직 더 비싸질 가능성이 남은 거였나

2022-06-08 티알하구 싶다 왜 방학을 했는데도 틈이 안나…

마침 어제 블루밍하우스 니알라가면 1화 봐서 더 티알 생각이 간절하다

2022-06-09 분명히 종강을 했는데 왜 이렇게 바쁘고 정신없고 고통스럽지

매일 리트코드 두 문제 빡세… 하루종일 컴퓨터만 보는 삶 힘들어…

봐야 할 영화 관심 가는 연극도 많은데 도서전에서 산 책은 아직 비닐 포장 그대로 집에 있는데 냉장고 안에 익어가는 음식 재료도 좀 처리해야 하는데…? 내가 하던 일도 하면서 개선 과제 큰거 시작도 하고 스터디도 해야 하는데…?

2022-06-18 집에 있는게 좋은데 집에 있는게 시러

동네에 제일 좋아하는 술집에 왔다 칵테일 맥주 양주 다 파는데 안주로 감튀 치즈스틱 라면도 판다 너무 웃긴다 방금 블랙러시안에 짜파게티 먹음

여길 좋아하는 이유는 talkative bar 라서. 난 내가 사람 싫어하는 줄 알았는데 사실 사람 조아하더라… 아니 사실 사람 싫어해 근데 가끔은 조아해

분명 막잔일줄 알고 49도 짜리 칵테일 시켰는데 옆자리 손님이 기네스 생맥 사주셔서 계속 마시는중 근데 기네스 생맥 너무 맛있다 아이리쉬 카밤 너무 맛있당…

근데 치즈스틱도 먹구 싶다

몰랐는데 이런 바 오면 손님이 사장님한테 술 한잔 사거나 다른 손님들한테 술 한잔씩 사주는게 문화인가봐. 전에도 다른 손님들한테 술 얻어먹었는데 오늘도 옆에 손님이 사장님한테 맥주 사주는걸 봄… 몰까 신기하다 담번엔 나도 시도해 봐야지

치즈스틱 반개 주문 협상 성공 6개에 8천원 이었는데 3개 4천원에 시킴 신난다구!

2022-06-19 술을 좀… 자중해야겠는걸?

2022-06-23 오늘은 프라푸치노에 기깔나는 토핑을 얹어먹어야지 생각했는데 결국 귀찮아서 토핑은 안 얹음

2022-06-24 리트코드 풀면서 실력이 나아지는 게 아니라 얼마나 큰 벽이 앞에 있는지만 알게 되는 기분

이걸 보고 이걸 생각해 낸다고?? 세상에 난놈들이 많구나 허허 난 잠이나 자야겠다

2022-06-24 펜타 3차 라인업 나온 거 봤는데 그냥 잊어버리기로 했다. 어떤 밴드가 오느냐가 중요한게 아녔어 락페가 다시 열린다는 게 중요한거지…

2022-06-25 판교에서 맛집이라고 불리는 식당들 중 1인생활자에게 적합하면서 / 가끔 먹고 싶어 생각나면서 / 조용하면서 / 가격대가 아주 난장판은 또 아니면서 / 비건 근처라도 가볼수 있는 곳 『쥬파스』

수프 종류와 샌드위치를 파는데 샌드위치는 전부 고기가 들어가고, 수프는 대부분 채소 베이스. 물론 재료 물어보면 우유나 버터는 들어갈지도. 그치만 그게 어딥니까 판교에서 고기 없는 메뉴 찾으려면 샐러드/한정식/이탈리안 레스토랑 밖에 없다고

너무 안 무겁게 맛있는 거 먹고 싶을 때 오면 제법 적절. 이거 먹고 판교도서관 가면 더 적절!

2022-06-26 금요일부터 폴루이트 생각하고 있었는데 결국 오늘 와서 차 두 잔에 케이크까지 조졌음 지금은 노트북 배터리 다 돼서 충전중

2022-07-01 가끔 누가 새벽에 오피스텔 도어락을 누르면 너무 무섭다

경험으론 안다. 보통은 옆집이나 아래층쯤 사는 취객이 자기 집 잘못 찾아와서 누른다는걸. 나도 그래본 적 있어서 사실 정말 별 일 아닌걸 아는데 그래도 무서워. 심지어 우리집 신발장 조명은 가끔 아무 것도 없는데 저 혼자 켜진다. 새벽 세시에 자다가도 그 조명 켜지면 화다닥 깬다.

방금은 잠들기 직전이었는데 누가 우리집 도어락을 두드렸다. 순간 약간 가위 눌리듯이 움직일 수가 없었다. 나 정말 누가 내 뒤에 서있을 거 같았다. 열리는 소리도 안 났고, 누가 우리집 비밀번호를 안다고 들어오나 싶지만, 공포 앞에선 생각이 멎는다.

사람이 이래서 연애를 하는 걸까? 이렇게 아주 별 거 아니지만 너무 별 거인 순간에 부담없이 카톡할 수 있는 한 명을 갖기 위해?

하지만 난 그럴 사람이 없으니 버블이나 쓰는 거지 이 새벽에…

2022-07-09 쌀국수 집에 와서 면 야채 건더기 다 먹고 국물 드링킹 하고 있으니까 사장님이 면 리필 된다고 필요하면 말하라고 하고 가심… 아니 그냥 맛있었을 뿐이에요 저 배불러요 ㅇㅂㅇ

인사동에서 점심 먹고 돌아다니다가 인센스 스틱 파는 가게가 보여서 방문했다. 그리고 매화향 스틱에서 그만 생각이 멈췄다 향이 좋아서가 아니라 화산귀환이 생각나서……

매화향이 뭔지도 모르지만 덕심은 채울 수 있을 거 같아서 주렁주렁 사버림 이제 우리 집이 화산이다!! 조만간 대화산파 입문한다고 내가!!

트이타에서 보고 킵해뒀던 바 『법원』 오후 두시에 오픈하는 위스키 바라니 제법 행복해

2022-07-17 동생이 2주째 내 집에 머물고 있는데, 마음에 안 들지만 뭐라 하기 애매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 그 중 제일 가는게 바로 내 책장의 책을 양해도 없이 잔뜩 꺼내서 그 위에 거울 얹고 자기 수염 뽑는 거임……… 제일 짱나 내 책은 너 그런 일 하라고 있는 거 아니야

처음엔 집안일이라도 좀 시킬까 했으나, 음식물쓰레기를 죄다 변기에 버리려고 하고 마스크 쓴걸 분리수거에 넣는 걸 보고 그냥 생각하길 포기했음

2022-07-19 이제 다시 내 집 나 혼자 쓴다 !!!!

2022-07-26 오늘 펜타 최종 라인업 올라온거 보고 정말 마음이 너무 식어서 3일권 취소했다 라인업이 실망스러운 것도 있지만 고작 루키 추가하는 걸로 사람을 기대하게 만들다니… 속은 기분인걸

라인업만 실망인가 하면 아님 타임테이블도 실망임 어차피 국내로 채우는 라인업이라면 체리필터 저녁 시간대 해줬어도 되잖아요

체리필터 오후 두시 스케줄 잡은 사람은 진짜 멱살 잡고 물어보고 싶다 대체 왜? 대체? 왜?

공연 보고 싶은 밴드들이 다 오후 2~4시 불타오르는 땡볕 시간대거나 밤 10시 이후 뿐이라서 중간에 비는 시간을 못 버틸 거 같음 정말 어쩌다 이런 기묘한 타임테이블이 탄생했는지

2022-08-04 온갖 아티스트 드립 중에 유일하게 마음에 들었다 책 구출 아티스트 저는 서점에 불쌍하게 버려져 있는 책들을 구출하는 직업을 갖고 있습니다

2022-08-06 높은산에 짜이 마시러 그래도 여러 번 왔는데 고양이는 처음 만났다 동물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사실 약간 무서워 하는데) 얘가 대뜸 날 보자마자 부비적 거려서 마음을 빼앗김

그래도 강아지보단 고양이가 조금 더 편하다 고양이는 우와아아악 이야아아아 하고 뛰어오진 않으니까 ㅋㅋㅋ

2022-08-06 내일 계획 다 세웠다 아침 일찍 정독도서관 가서 스터디 준비하고 법원 가서 위스키 한 잔 두고 책 읽은 다음 한샘에서 책장 하나 주문하고 (이젠 진짜 미룰 수 없어) 방 청소 가볍게 하고 일찍 잘 거야

2022-08-15 경기서울은 일단 집밖으로 나오면 클래식 음악을 들을 수가 없네 지금은 없어진 이태원 스트라디움이 그립당

2022-08-26 간만에 성수역에 와서 처음 가본 책장에서 맥주 한 잔 하고 뚝도시장에서 순대국밥 후루룩 한다음 높은산에 와서 럼짜이 시킴

행복하다 휴가기간

이동네 나름 이름있는 술꾼이 된 기분이야 그게 뭔진 잘 모르겠지만요

2022-08-27 삼청공원 숲속도서관에서 책 읽다가 저녁 때쯤 휘적휘적 걸어나왔는데, 안국역 근처에서 『브람스』 라는 아주 옛스러운 간판을 발견하고 들어와봤다. 무려 1985년부터 지금까지 영업 중인 음악다방. 진짜로 브람스의 클래식을 틀어준다!

커피 전통차 맥주 칵테일을 다 판매한다 어머 너무 행복해

어…… 두시간 좀 안되게 책을 읽다 나왔는데 사장님이 다음부턴 책은 북카페 같은 데서 읽으시고 여기선 읽지 말라고 하시네. 책 읽고 있는 손님이 있으면 다른 손님들이 떠들기 좀 그래서 그냥 가신다고. 음……

2022-08-28 어제 마음에 들었던 카페한테 차인 이후로 기분 계속 개똥이었는데 바람 쐬면서 sumika 노래 들으니까 쫌 좋아짐

2022-09-17 오전은 침대에 누워서 배터리 6% 될때까지 화산귀환 정주행하다가 오후는 밀린 방통대 강의 계속 듣는 중인데 하루종일 혼자 있으니 좀 심심한가? 싶었으나 방금 부모님한테 전화 들어와서 눈 질끈 감음 제가 이걸 바란 건 아니었거든요

여전히 부모님 전화는 불편하다… 뭐랄까… 일상을 사는 나와 부모님의 딸로서의 나는 명확하게 분리되어 있고 다른 쪽으로 스위칭하는 데는 리소스가 많이 드는데 부모님한테 전화가 오면 즉시 스위칭을 해야 하니까 피로도가 많이 높아

원래 이런 건가. 다른 집 엄마들도 카톡 보내놓고 1분 뒤에 ‘톡 왜 안봐?’ 하고 또 1분 뒤에 ‘뭐지??’ 하면서 이모티콘 보내놓고 그다음 5분 뒤엔 전화를 거나요? 아 나 아직 스위칭은 커녕 예열도 다 안됐는데 왜 자꾸 카톡을 보래…

2022-09-18 날씨가 너무 덥다 하지만 이런 날일수록 짜이를 마시러 가야 하는 게 아닐까?

2022-10-02 친구 만나러 가다가 회현지하상가의 레코드 가게에서 걸음이 멈췄다. 클래식 음악을 볼륨 크게 틀어 놨는데 간지가 흘러 넘치더라고

근데 살짝 구경하러 들어갔다가 두 사장님과의 대화가 시작됐는데 흐름이 너무 웃김 “사장님 지금 나오는 음악 뭐에요?” “내가 귀가 어두워서 잘 안 들려!” (한참 있다가) “모차르트네! 유명한 거잖아! 이것도 모르면서 판 사러 왔어?!” ㅋㅋㅋㅋ

“사모님이에요?” “어 아니요 아직 결혼 안했어요” “왜 아직 안했어 얼른 해야지!” (다른 사장님이) “아니지 아니지 결혼하기 전에 취향대로 원없이 들어야지!” ㅋㅋㅋㅋㅋㅋ

(내가 시디 좀 보고 있으니까) “시디는 좀 들어요?” “어어 네 시디는 종종 들어요” “시디 이건 어휴… 이건 사면 안돼… 판을 사야지… 시디 이건 그냥 장난감 같지 않아요??”

근데 난 결국 시디 샀음

그리고 내가 시디 고르는동안 두 사장님이 나에 대해서 ‘저 손님의 클래식 피버는 언제까지 갈 것인가 → 난 오래 안 간다고 본다 → 근데 집에서 시디는 들으신다잖아 → 시디는 어휴 그으거는 진짜’ 흐름으로 계속 토론하시는 것도 너무 웃겼음

왜 결혼 안했냐고 묻는 할아버지 둘 싫을 법도 한데 별로 불쾌하진 않았던 게 할아버지 vs 젊은 여성의 구도가 아니라 가볍게 발 들였다 떠나는 인간에게 질린 찐 오타쿠 vs 실제로 가볍게 발 들일려고 온 사람의 구도가 더 강해서? ㅋㅋㅋㅋ

2022-10-05 몽블랑의 계절!!! 몽블랑 도장깨기 해야지!!!!

2022-10-13 저번에 그 지하상가에서 LP판 팔던 할아버지들이 “클래식도 어릴 때 들은 애들이 계속 듣는다” 했던 게 갑자기 생각나네. 취미란 결국 어릴 때 즐겼던 것들로 회귀하는 걸까

주위에서 작은 아씨들 드라마를 아주아주 적극적으로 추천해주는데 그건 볼 마음이 정말 안 생기고, 요네즈 켄시가 부른 체인소맨 오프닝은 듣자마자 가슴이 뛰고 아 저거 봐야겠는데 싶고 나도 이유는 모르겠는데 살아있는 사람 나오는 것보단 그림이 나오는게 좋은가봐… ㅋㅋㅋㅋㅋㅋㅋㅋ

2022-10-14 아니 대체 판교문학이 뭔데 저 모르는 새에 판교가 순문학의 장이 되어 있었나요?

판교문학이 뭘까. 장류진 작가님의 『일의 기쁨과 슬픔』 ? 전삼혜 작가님의 『위치스 딜리버리』 ?

아니면… 블라인드 IT 라운지의 쌉소리들?

2022-10-15 앗 오늘 만추장 한다고 높은산 닫았짜나

2022-10-16 전에 그 지하상가에서 맨델스존 『한여름 밤의 꿈』 중고 음반을 집어온 것까진 좋았는데 시디를 틀어보니 노이즈가 너무 심해서 뭐지 왜 이러지 하고 발매연도를 확인해 본 결과 1987년

1987년에 녹음한 음반은 원래 이렇게 지지직 하는 걸까… 80년대 음반을 스트리밍이 아닌 실물로 들어보는 게 처음이라 잘 모르겠다…

2022-10-21 향수 샀따아. 르라보 어나더 13!

2022-10-23 스키야키에 사케 한잔 하면 너무 잘 어울릴 거 같은 날씨여서 꿩 대신 닭이라고 샤브샤브 먹으러 왔는데 동네에 있던 샤브샤브 전문점에선 ‘죄송한데 저희 1인 손님은…’ 로 거절당하고 그다음에 찾아온 현백 푸드코너에서도 잔뜩 눈치를 줘서 그냥 집에서 해먹자는 결론을 냈다

2022-10-29 사놓은 책 읽으려면 지금 뿐인데 월화수목금 너무 꽉꽉 채워 살았더니 침대에서 나가기가 너무 힘들다… 방통대 수업 두 개 딱 듣고 지금 침대에 누웠음 헤헤

2022-10-30 다소 충동적으로 하카타 호스텔 예약하고 옴… 이성적인 생각은 월요일의 내가 해줄거야

2022-11-11 나 진짜 매일매일 수업 들었고 술 먹은 날조차 수업 듣고 잤는데 오늘은 정말 한계다

2022-11-13 훌륭한 주말을 보냈는가. 그것은 높은산에서 짜이를 마셨는가로 결정된다

마살라 짜이 두 잔에 버터프레첼 야무지게 다 먹음

근데 이젠 아무거나 걸치고 나와서 노상에서 책 읽기엔 확실히 춥군 어제 비가 와서 그런가

2022-11-23

얘들아 너희의 어렸을 적 썰을 풀어 줘 나는 아기때 엄지 근육 한쪽이 짧게 태어나서 손가락 구부리기가 안 되었는데 아파서 우는 나를 무릎에 앉혀두고 아버지가 부드럽게 뚝뚝 꺾어주셨던 기억이 나… 예전 집에 살 때 얘기야

부모님이 두고두고 얘기했던 동생 썰 초등학교에서 팝콘이 만들어지는 원리를 배운 동생은 ‘그렇다면 쌀을 튀기면 뻥튀기가 되는 걸까?’ 라는 훌륭한 추론을 한 다음 집에 있던 쌀 포대기에서 쌀알 몇 개 꿍쳐다가 장판 바닥 위에 올려놓고 돋보기로 한 시간동안 햇빛 쪼여줌

물론 뻥튀기는 만들지 못했고, 장판 바닥에 생긴 그을린 자국은 뭘해도 없어지지 않아 우리 가족의 웃음벨로 오랫동안 사랑받았답니다

2022-12-01 서른 되기 전 마지막 건강검진이라 늘상 패스하던 부인과 검사도 위내시경도 이번엔 다 진행했는데 그럼에도 가장 사람을 가장 곤혹스럽게 하는 검사는 안압 검사다

눈 더 크게 떠주세요~ 다시 갈게요~

2022-12-09

아직도 기억난다. 국민학교 5학년 때 산수 시험 답이 19.92였는데, 소수점 안찍었다고 오답처리를 해버림. 난 분명히 소수점을 크고 진하게 그렸는데, 선생은 채점할 때 없었다고 우김. 집에가서 울고불고 난리를 쳤는데, 결국엔 어머니가 봉투에 돈 담아서 드림…시발 오답처리가 돈달라는 싸인이었음

저는 촌지 말고 다른 얘기인데… 초등학교 5학년 때 엄마가 기말고사 올백 맞아오면 핸드폰을 사주겠단 약속을 내걸음. 그래서 담임 선생님한테도 ‘저 이번에 올백 맞으면 핸드폰 살 수 있어요’ 자랑했는데 시험에서 딱 한 문제를 틀림. 아마 미술이었나 그랬는데,

담임 선생님이 애들 다 나가노는 시간에 나만 선생님 책상으로 조용히 부르더니 ‘이 문제 정답 다시 생각해볼까?’ 하셔서 가만 보니 어? 답이 이게 아닌거 같아요! 해서 지우개로 슥삭슥삭 고쳤고 저는 올백이 되어 핸드폰을 살 수 있었답니다.

그 분은 왜 그런 호의 (라고 하기 이상하지만) 를 베풀었을까. 초등학교 시험이니 미술 한 문제 정돈 너무도 사소하다고 생각하신 건지, 우리 반에 올백 받는 학생 나올 거라고 옆 반 쌤이랑 내기라도 하셨는지, 그게 그 분의 KPI 였던 건지 지금도 모르겠음

어쨌든 그 사건 덕분에 저는 염원하던 핸드폰을 손에 넣었고, 어른에 대한 신뢰를 크게 잃었다 ㅋㅋㅋㅋ 그와중에 핸드폰은 너무도 소중했기 때문에 이러한 비리로 내가 올백이 됐단 사실은 초등학교 졸업 때까지 숨겼었음

2022-12-17 부동산 침체기라고 하지 않았어? 왜 내가 사는 집은 2년 전보다 전세가가 더 오른 거야 매매가는 아예 앞자리수가 달라졌잖아 ㅋㅋㅋ 연장할 땐 전세금 5% 까지만 인상 가능해서 천만다행인데 지금

2022-12-22 철학이란 왜 이렇게 간지가 나는 걸까 그냥 대학원이었으면 아~ 제 주위에도 대학원생 많아요~ 했을 텐데 철학과 대학원이라고 하니까 뭔가 인식의 새 지평선을 뚫어올 거 같고

철학 서적 독서는 그 외 분야 독서랑은 뭔가 다른 거 같고…

2022-12-28 헉 찜질방 가고 싶다 따끈따끈 계란에 얼음 동동 식혜

2022-12-30 드디어 4분기 책 독후감 다 썼다 하지만 아직 영화랑 애니메이션이 남아 있다

2022-12-30 근검절약은 내년에 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방탕의 끝을 달릴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