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내 전공분야에 인문학 섞어넣은 책은 낯부끄러워서 기겁하는데 아무래도 이걸 구매한 지난 주의 나는 제정신이 아니었던거 같다 이제 겨우 20페이지 남짓 읽었는데 멈칫하는 문장이 두번이나 있었음

수많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그러했듯이 나도 어릴 때 수줍음이 많고 잘 어울리지 못했고, 사람들을 이해하기 훨씬 전에 컴퓨터를 먼저 이해했다.

아무리 본인 썰이라도 그렇지 이렇게 자연스럽게 편견을 강화해서 어쩌자는 것인가…. “수많은 여성들이 그러했듯 나도 어릴 땐 인형 갖고 놀길 좋아했고” 이런 문장 지금 시대에 쓰면 비판 꽤나 받을텐데 직업은 개인이 택할 수 있는 거라 상관없나? 그런 것치곤 개발자 집단을 하나의 종족인 것마냥 대하는 분위기가 좀 있는 거 같지만;

나는 알고리즘에 푹 빠졌다. 내 경험에 비추어볼 때, 이런 사고방식에 잘 맞는 뇌를 지닌 사람들이 있는 듯하다.

아니 이 분 말투가 ㅋㅋㅋㅋㅋ 왜 이렇게 자의식 과잉의 스멜이 나지 제발 내 기우여야 하는데

어린 시절 자기가 어떻게 컴퓨터에 경외감을 느끼고 입덕했는지 얘기하는 챕터를 모조리 뛰어넘고 책의 중간을 펼쳤는데…

나는 구글과 페이스북의 엔지니어들이 수백만 명의 데이터를 살펴보면서도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느낀다는 것이 너무 오만한 태도가 아니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나는 딱히 오만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엔지니어들은 성직자처럼 세계와 떨어져서 일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자기가 일하는 분야가.. 세속과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고 (또는 그렇게 분리할 수 있다고) 믿는 그 자세야말로 베스트 오브 베스트 오만 아니겠습니까?

또 나는 내 일과 현실 사이에서 느껴지는 단절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세계의 데이터를 신의 눈 관점에서 대하다 보니, 나는 세상과 직접적으로 맺는 관계에 점점 둔감해져갔다.

????? 단어 선택 진짜 기가 막힌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번역의 문제일까 원문의 문제일까

지난 주의 나야 대체 무슨 생각이었니. 스트레스 이빠이 받은 나머지 웃을거리가 절실했니? ㅠㅠ 내일 이거 알라딘 중고서점에 팔면 돈 얼마나 받으려나

  1. 챕터 이름이 무려 “내 아이를 프로그래밍하다”
  2. 자기 자식을 컴퓨터에 비유해서 ‘업그레이드를 했다’ ‘호환이 불가능한 기능이 대부분이다’ 같은 문장을 친구들에게 친히 편지로 전하는 이 아찔한 진부함……

아직도 ‘여자친구 코딩’ 드립이 재밌다고 믿는 개발자가 실력을 키우면 저렇게 되는 걸까요? 내일 아침까지 기다리지 말고 지금 팔고 올까 이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