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자 비평수업을 위해 영화 미쓰백을 보고 있는데 어어 이거 내 취향 아닌 느낌이 강력…

폭력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질문이 제기되고 (용서할 것이냐 말것이냐, 구할 거냐 말것이냐) 다른 질문 다른 선택지는 모조리 거세해 버리는 상황 전개 너무나..

그리고 결국 자기와의 동일시 때문에 유달리 저 아이를 돕는 것에 집착하는 거로 보이는데, 만약 어린시절 트라우마를 극복한 상태에서 만났거나 자기 어릴 때와 비슷해 보이는 애가 아니었다면 이렇게까지 돕진 않았겠지.. 를 자꾸 생각하게 되네.

그리고 아이의 대사와 행동이 너무 주인공 미쓰백의 정신적 구원에 초점을 맞춘 것처럼 느껴져서, 사실 아이가 하고 있는 말은 저게 아닌데 미쓰백이 저렇게 듣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들고

작중 내내 주인공의 내면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는 남자조연이 ‘네 어머니는 널 살리려고 그러신거야..’ 라고 말을 건네는 것도. 자기가 뭔데 남의 인생에 서사적 결론을 이렇게 쉽게 내려주죠? 그것도 이렇게 시혜적인 태도로? 굉장히 열뻗치는 대사라고 생각했는데

거기서 주인공이 자기 과거를 다시금 떠올리며 재정의해 버려서 굉장히 의아해졌다. 이건 그냥.. 복잡한 트라우마를 빨리 극복하고 싶어서 용서한다/안한다 는 선택지 중 하나를 픽업한 결과일 뿐 아닌가? 변화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아무 것도 안 바뀐 거 같은데.

악역들도 너무.. 비뚤어진 집착과 분노만을 보이는 게 여주가 자기 트라우마를 이입해 보기에 좋게 짜여진 캐릭터라는 위화감이 들고. ‘넌 뭐 다를 거 같냐’는 질문에선 경악했음 왜 주인공에게 던져지는 질문은 다 이모양인가. 왜 ‘나도 똑같다’와 ‘나는 다르다’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게 만들어.

주인공에겐 계속 질문이 주어지고, 주인공은 그 질문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아이는 ‘구해지는 대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남자조연은 직업 권력을 휘둘러서 아이를 돕는다는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이게 약자들의 연대라면 너무 끈이 연약하지 않나요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