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 없는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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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25 |
원본 없는 판타지
서문부터 두근두근 😳
아니 1920년대 생각보다 대단했잖아 😳🧐
연인 사이에 발생한 살인 사건을 다루면서 두 여성의 연애 관계를 보는게 아니라 ‘교육 다 받고 나이 다 먹은 여성이 종족 번영에 힘쓰지 않다니 큰 문제다!’로 나아가는 거 정말 신박하다. 우생학 하면 보통 나치가 연상돼서 1930년대 조선과의 접점은 생각해본 적 없었는데.. 여러모로 신기해. 내선일체를 강조하기 위해 사용됐던 에스닉 크로스드레싱. 식민자가 피식민자를 보며 ‘우리의 다른 점은 입고 있는 옷뿐’이라고 말하며 평화와 우정을 말하는 게 너무너무 불쾌하다. 식민자가 피식민자의 옷을 입는 것과 그 반대가 동일선상일리가 없는데.. 자꾸 디즈니 애니메이션 포카혼타스가 생각난다. 지금 다시 보면 피식민자이자 실존인물인 포카혼타스와 식민자 입장의 가상인물 존 스미스의 로맨스가 얼마나 유해하게 읽힐지.. 2편에서 코르셋 꽉 조이고 드레스 입고 등장하는 포카혼타스는 또 어떻게 보일지. 언제 정주행 한번 해봐야지. |
2020-08-26 |
식민자와 피식민자는 각자 자신의 배역을 연기한다. 식민자가 피식민자의 옷을 입는 건 오고가는 정을 연출함으로서 지위를 공고히 하려는 것이고, 피식민자가 식민자의 옷을 입는 건 식민자의 위치로 오르고자 하는 욕망의 표현.
사두고 아직 펼쳐보지 못한 ‘자아 연출의 사회학’ 책이 생각나는걸 🧐
여성국극 이야기로 넘어왔다! 요새 네이버웹툰 ‘정년이’ 진짜 재밌게 보고 있어서 이 챕터가 더 반갑게 느껴진다. 근데 여성국극을 코스튬 플레이에 비교했다니.. 새로운 시도를 ‘무지한 대중의 저속한 취미’라고 비웃는 전통제일주의자는 어디에나 있구나. 웹소설 폄하하는 문단문학 피플이 생각나네. |
2020-08-30 |
워커힐의 디바 챕터. 내가 아는 시스터즈는 버블시스터즈 뿐이라 ‘보컬 트리오 김시스터즈’ 포스터가 마냥 신기하기만 한데 방금 김시스터즈 노래 들어보니까 굉장히 멋지다. 이게 바로 60년대 걸그룹..!
왜 챕터 제목이 워커힐의 디바일까 의아했는데 ‘대중문화와 유흥업, 성매매 현장이 하나로 겹쳐지던 대표적인 공간’으로 시작했었다니 좀 충격이다. 요즘도 성매매 못 놓는 인간들이 저만큼씩 있는 걸 보면 또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앞으론 그랜드 워커힐 서울을 전처럼 동경하지 못할 거 같아.. 60년대에 가수 활동을 했던 퀴어를 언급하면서 (이것도 신기하지만) 당시 유흥업소에 시스젠더 여성만 있었던 건 아니라고 확장시키는 게 되게 인상깊다. ‘비규범적 성애•성별 실천 당사자들’ 역시 이원젠더 구조의 성차별을 겪는다는 게..
나 자신이 뼛속까지 톰보이라서 이 문단 전체가 너무 아팠다. 남자애들과 동등한 위치에 서고 싶어서, 저 역할을 나도 할 수 있다는 걸 최선을 다해 증명했는데, 결과적으론 철저한 동등을 인정받지도 못하고 언제쯤 ‘성인 여성’을 보여줄 거냐는 질타에나 시달리던 지난 세월……. 어렸을 땐 내가 화장이나 헤어스타일에 관심 없는 게 ‘애가 좀 둔하고 무던하다’는, 비록 부정적일지언정 나의 고유한 개성으로 인정받았는데 성인이 되어서도 관심이 없으니 ‘넌 대체 언제까지 그 꼴로 살려고 하냐’는 평을 듣게 돼서 참.. 거지같구요… 암튼 너무 내 얘기라 읽으면서 화가 나 ㅡㅡ
그래 맞아!!! 톰보이의 ‘보이시’함을 고유 개성으로 보는 게 아니라 기성세대 입맛의 ‘건전한 학생’ 프레임에 끼워맞춰 보는 거 그거 너무 싫어 으아악 |
2020-09-01 |
60년대에만 해도 ‘남녀가 제도상으론 평등해야 하지만 자연이 부여한 본질적인 불평등과 차이는 어쩔 수 없다’는 의견을 드러내던 박완서 작가가 80년대엔 시각을 바꿔 ‘해방으로서의 여성문학’을 사유할 수 있었던 건 ‘고급문화’와 ‘저급문화’를 망라한 온갖 문화를 섭렵하며 관심사를 갱신해온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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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02 |
되게 신기한 이야긴데 납득이 잘 안 된다 🧐 레비스트로스 공부하면 이해할 수 있나요 |
2020-12-22 |
9월까지 읽다가 접어뒀던 책을 다시 펼쳤다. 그리고 이 책은 어느 페이지든 다 멋져.
‘한국적 신파’ 랍시고 맨날 눈물바람으로 어머니 찾는 영화 너무 숨막히잖아요.. 죄의식을 느끼는 것으로 책임을 다한 것처럼 굴고 말야
이거.. 로판 장르의 웹소설 중에도 유독 고귀한 가문의 예쁨받는 딸로 환생하는 스토리가 많은 게 갑자기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걸..
구조 자체를 문제 삼지 못하고 배타적인 방어선을 만들어서 엉뚱한 사람들을 적이랍시고 때리는 건 꼭 남성들만 하는 것도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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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2 |
드디어 이 챕터에 들어왔다. BL의 역사를 알아보는 시간 되겠습니다. 사실 난 야오이가 山無し、落ち無し、意味無し 의 줄임말인줄도 이 장 펼치고 처음 알았다. 나 중학생 때까지도 진짜 보편적인 단어였는데 왜 야오이라고 부르는지는 한번도 생각 안해봤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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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3 |
이젠 아름다움 마저도 노오력으로 성취해야 하는 목표가 됐다. 그걸 위해 노오력하지 않으면 게으른 게 되고… 저는 개그우먼 이영자 씨의 ‘이영자’라는 이름이 예명인줄 몰랐어요… 하긴 1975년 국산 영화를 내가 접하긴 좀 힘들지. 그래도 이름이 너무 찰떡이라 자연스레 받아들였는데 ‘영자의 전성시대’라는 영화에서 따온 거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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