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 부, 권력에 관한 사색
경제학에서 말하는 상호 윈윈의 무역 교환 원칙은 꼭 틀린 것은 아니어도 정말로 너무 낙관적으로 이야기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 이른바 교역용의 ‘잉여물’은 대체 어떻게 남게 되는 것일까? 단순히 남아도는 것일까, 아니면 억지로 쥐어짜내는 것일까? 더 희한한 일은 남아도는 것들(선진국)이 흔히 쥐어짜는 것들(후진국)보다 가격이 훨씬 높다는 것이다. 밀감을 몇 킬로그램 팔아야 휴대전화 한 대와 바꿀 수 있을까?
대형 마트에서 물건을 사는 것은 우리가 똑바로 계산하고 훔치거나 빼앗는 일 없이 점잖게만 처신한다면 더없이 정당한 일이며 부끄러워할 필요도 없다. 다만 우리가 확실히 조금 등치고 있다는 것을, 이 지구를 등치고 있다는 것을, 그 와중에서 기뻐하든 슬퍼하든 꼭 기억해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