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파도에 탈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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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8 |
일년 넘게 기다려왔고 오늘 개봉한 유아사 마사아키 감독님의 신작 ‘너와 파도에 탈 수 있다면’ 드디어 봤고 눈물 펑펑 쏟았다
테마가 슬픔과 애도인데 감독님답게 처음부터 끝까지 생동감이 넘치고, ‘새벽을 알리는 루의 노래’가 생각날 정도로 물이 잔뜩 반짝이는 판타지 영화인데 제일 외면하고 싶은 부분에서 현실적이야 흑흑
사실 좀 펑펑 울고 싶었나 영화는 빌드업용 핑계일뿐 오늘 키미나미를 보면서 영화 ‘아사코’가 생각나는 부분이 있었다. ‘아사코’의 주인공은 옛적 연인이었던 바쿠를 향해 손을 크게 흔듦으로서 꼭 성시경의 안녕 나의 사랑이 bgm 으로 나올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자신이 과거를 딛고 성장했음을 온 동네에 알리는데 그러고 몇 분도 안 지나서 성장 같은 소리하네! 하고 와장창 깨부수는 게 꽤 인상적이었다. A가 나의 장애물이라고 생각해서 A를 극복하려고 열심히 애썼는데, 그래서 한걸음 옮겼다고 생각했는데 불현듯 그 모든 게 역할극에 불과했단 사실을 깨달은 절망감이.. 와닿는 부분이 많았는데 키미나미에서도 맨 마지막에, 담담하게 잘 마무리하는 듯하다가 주인공을 한방에 원점으로 되돌려버리는 씬이 있는데, 절망하는 주인공을 길게 보여주지 않고 확 짧게 끊은 다음 파도에 타는 주인공을 보여주는 게 뭔가.. 서핑이라는 소재랑도 잘 맞으면서 이 영화의 스탠스를 보여줬다는 느낌. 원래 캐릭터가 죽는 서사는 잘 못 보는 편이라 이번에도 회상 나올 때마다 펑펑 울면서 봤는데, 그래서 그런가 ‘새로운 파도는 계속 온다’는 말에 더 크게 위안을 받았다. 맨 마지막에 주인공이 혼자서 파도를 타는 장면은 가끔 힘들 때 생각날 거 같아. 아 근데 좋았던 거랑 별개로 주인공 커플이 노래 부르면서 깔깔대는 장면 좀 부담스러웠다; 결국 죽고 난 후부터가 진짜 전개라 앞에 꽁냥씬을 후딱 넘기고 싶은 마음은 알겠는데 그걸 감안해도 감정선이 빠르고 노래는 너무 길어 ㅋㅋㅋㅋㅋㅋㅋ |
2020-07-11 | 키미나미 한번 더보고 싶은데 오늘 저녁에 볼까 내일 저녁에 볼까. 사실 박쥐맨 시리즈 한번도 본적 없어서 이번에 극장 재개봉 할 때 봐야 하나 싶기도 한데, 아무리 명작이어도 의무감으로 보려고 하면 안 봐지던데 ㅋㅋ 고민되네 |
2020-07-12 |
‘너와 파도를 탈 수 있다면’ 2차 관람.
헤테로 로맨스라는 진부한 테마와 감독 특유의 생동감 넘치는 스타일이 잘 어우러질 것인가 궁금해서 열심히 기다렸는데, 그렇게까지 성공적이진 않았단 느낌이다. 초반에 로맨스 감정선은 너무 빨라서 관객으로선 좀 당황스럽고 노래는 더 당황스럽고
그치만 성공적이진 않아도 좋은 시도였다는 감상은 남았다. 서핑하는 장면, 특히 영화 맨 마지막 장면은 너무 멋지고, 슬픈 이야기를 꼭 슬픈 감성으로 해야 하는 건 아니니까. 사별과 애도를 판타지로 이야기하는 게 난 재밌었다. 3회차 관람까지 하진 않을 거 같지만 OST 곡은 종종 찾아들을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