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동반자법은 고독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돌봄’에 대한 법이다. 우리는 누구나 돌봄이 필요하다. 화장실에서 넘어졌을 때 구급차를 불러줄 사람은 누구에게나 필요하지 않은가. 돌봄은 좁은 의미의 간호나 가사노동만을 뜻하지 않는다. 우리는 험난한 세상에 맞서기 위해 늘 격려와 위로가 필요하다. 바쁜 친구와 밖에서 만나 얘기할만큼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내일의 건강한 출근을 위해서 오늘 털고 가야 할 이야기도 있다. 눈송이만한 외로움이 밤새 몸을 굴려 눈사태가 되지 않도록 그저 누군가의 잠자는 숨소리가 필요할 때도 있다.

예전엔 농담반 진담반이었는데 요즈음엔 정말로, 나한테 필요한게 결혼이 아니라 생활동반자 라는 생각을 진지하게 한다.

많은 남성들이 정서적 안정감을 원해서, 지친 사회생활에서의 위로,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불 꺼진 방이 너무 쓸쓸해서’ 결혼하고 싶다고 한다. 사물인터넷 기술이 발전 해 귀가 전에 전등, 에어컨, 그리고 보일러까지 미리 켜놓을 수 있는데도 말이다. 결혼보다 스마트 전구가 싸다. <- ㅋㅋㅋ

지자체의 적극적인 농촌총각 장가보내기 사업은 우리 사회가 어떤 외로움을 중대하게 여기는지를 보여준다. 농촌 미혼 남성의 어려움은 노동력을 재생산 하는 것과 연관된 외로움이다. 이런 종류의 외로움만 우리 사회의 과제가 된다. 출산과 무관한 외로움은 그 자체로 해결과제가 되지 못한다.

트위터엔 아무래도 읽으면서 공감갔던 문장만 올리게 되지만 사실 이 책은 생활동반자법의 법리적인 부분을 매우 디테일하게 다루고 있다. 그래서 후반부 1/3 은 ‘음..어렵군…’ 하면서 휘릭휘릭 넘김

생활동반자법이 왜 필요한지, 이 법이 국가가 골머리 앓는 여러 문제 중 무엇을 어떻게 보완해주는지, 이 법으로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사람은 누가 있으며 그게 사회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하나하나 짚는 책이었습니다. 비록 후반부는 어려웠지만 재밌게 읽었음

막연히 ‘있으면 좋잖아!!’ 정도만 알던 (저같은) 사람이 읽으면 생활동반자법 찬성에 대한 여러 가지 근거를 얻어갈 수 있습니다. +‘가족을 이루도록 장려한단 점에서 당연히 보수적인 법안이다’ 라는 말이 인상적이었음. 그치 그렇지… 잠시 보수의 정의를 핑크랑 헷갈렸나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