룩백
아무리 잘 만들었다 해도 한 시간짜리 영화에 만오천원은 너무 비싸지 않나? 생각했는데 영화를 보고 모든 게 잊혀졌다. 끝나자마자 바로 서점에 가서 원작 만화를 샀고 그 자리에서 읽고 다시 울었다. 쿄애니 방화 사건이 있었던 당시에 KU시네마테크에 후원 상영회도 갔던 사람으로서 이런저런 생각이 안 들 수 없었다.
2차 창작을 쓸 때도 블로그에 글을 쓸 때도, 하다못해 SNS에 사진 한 장 올릴 때조차 문득 고개를 드는 의문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 의 답은, 결국 찾고 나면 그렇게 멀리 있지 않다. 설령 단 한 명일지언정 누군가가 기억해 줄 궤적을 내가 남겼다면 그건 정말이지 근사한 일이다. 두 주인공의 삶이 만화를 통해 마치 무한 기호처럼 연결되듯이.
쓰다 보니 영화 다시 보고 싶네. 영화의 사운드트랙도 정말 좋았다. 아주 완벽한 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