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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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스포도 없이 보고 싶어서 아침 7시 40분 조조 IMAX 로 봤다. 시사회를 제외하면 아마 전국에서 제일 빨리 보지 않았을까. 그리고 제일 빨리 실망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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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해리포터 시리즈를 애정했던 가장 큰 이유는 꼼꼼한 상상력과 입체적인 캐릭터들 이었다. 신비한 동물사전(이하 신동사 1편)까지만 해도 상상력이 없으면 절대 만들어낼 수 없는 각종 신기한 마법생물들을 보며 감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2편에선 신비한 동물도 거의 나오지 않고 마법 세계의 디테일도 전편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 대신 스케일이 커졌는데.. 아이맥스로 봤을 때 눈요기는 확실히 되지만, 건물 무너지는 장면을 보려고 이 영화를 보러 간 건 아니었는데. 좀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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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플라멜의 출연이 꼭 필요했을까? 그냥 캐릭터만 잠깐 등장하고 끝나는 거였으면 “와 마법사의 돌 만든 분이잖아!” 하고 카메오 출연처럼 볼 수 있었겠지만 이 분은 영화에 등장해서 꽤 여러 가지 일을 하시는데, 뭔가 하면 할수록 더 이상하게 보인다. 처음 등장은 연세가 지긋하고 손이 덜덜 떨리는 할아버지로 나오는데 막판엔 거의 세상을 구할 포스로 지시를 내린다. 신동사 시간대에서 몇 십년 후에 해리가 호그와트 입학할 때까지 정정하게 살아 계셨던 분을 마냥 “힘빠진 노인”으로만 묘사해서 이상하다고 느꼈는데 나중엔 덤블도어 뺨치는 리더십을 보여주시니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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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사 시리즈가 분명 해리포터 시리즈의 프리퀄인데 등장인물들 옷 입는 거 보면 프리퀄이 아니라 시퀄 같다. 해리포터 시리즈에선 누가 봐도 마법사 같은 망토를 휘날리던 덤블도어가 신동사에선 너무 나이스한 정장을 입고 나오는데.. 거 아무리 세월이 흐르면 사람도 바뀐다지만 복장 취향 너무 극명하게 바뀌신 거 아닌가요. 미국 마법사들은 문화가 그런가보다 했더니 영국 마법사들도 다 그래서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단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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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는 많이 등장하는데 제대로 설명이 되는 캐릭터는 거의 없다. 한국계 배우인 수현(클라우디아 킴)이 연기한 역할은 내기니인데 (본인도 그렇게 밝혔고 스탭롤에도 그렇게 나오는데) 영화 내에서 이 역할이 내기니라고 명확히 나오지는 않는다. 그저 뱀으로 변신할 수 있는 ‘저주받은 피’로 설명될 뿐 우리가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본 그 내기니라고 설명해주는 부분은 일체 없다. 이럴 거면 뭐하러 내기니라고 미리 밝힌 건지 의아하다. 물론 그런 거에 의아해하기 전에 수현이 맡은 이 역의 비중이 더 의아하지만…ㅋㅋㅋㅋ 도대체 영화 내에서 하는 일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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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에서 하는 일이 없는 건 티나도 마찬가지다. 대체 오러 시험은 어떻게 통과했나 의아할 정도로 어설프고 자기 힘으로 하는 일이 없다. 쓰면서도 슬프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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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델왈드는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에게 GPS 위치 추적기라도 달아놓은 걸까. 나머지 캐릭터들은 죄다 발로 뛰어다니면서 마법 써가면서 정보를 알아내는데 그린델왈드는 크레덴스의 위치를 늘 알고 있고 심지어 퀴니의 위치도 알고 있다. 아무리 충직한 부하가 둘 셋 따라다닌다고 해도 이게 이렇게 쉽게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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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나오는 반전은.. 3편을 보지 않으면 정체를 알 수 없는 반전이기에 노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