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퀸의 노래를 극장에서 들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그 값어치를 한다.

  • 퀸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프레디 머큐리가 양성애자였다는 사실을 모를 리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관객들이 동성애 스킨십 장면에서 당황하고 웅성거리는 거에서 내가 놀랐다. 프레디와 메리의 섹스신에선 아무도 그런 반응 안했잖아! 동성애를 다루는 영화가 작년만 해도 몇 편이 나왔는데 고작 손 잡고 키스하는 정도에 왜들 이래! ㅋㅋㅋ.. 역시 캐롤이나 콜미바이 유어네임이 아무리 작품성을 인정받아도 보는 사람만 보지 대부분은 관심을 안 가지는 건가 싶기도 하고.

  •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했다. 분명 이 영화에 나오는 퀸 멤버들은 다 배우인데도 진짜 퀸을 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특히 프레디 역의 배우의 연기는 최고였다. 덕분에 프레디가 외로움을 못 견뎌하는 장면들에서 나까지 안타까워질 정도였다.

  • 하지만 이 영화는 프레디 머큐리의 전기 영화라고 말하기엔 각색과 미화가 상당히 많다. 소심한 어린 시절 - 집안과의 불화 - 실력으로 명성을 얻음 - 연인과 헤어지고 좌절과 방황 - 진정한 가족의 품으로 돌아와 해피엔딩 이라는 매우 전형적인 스토리를 지니고 있어서 다 보고 나면 이게 정말 한 사람의 진실한 역사가 맞나 하고 도리어 의심이 들 정도다. 관객들은 그 몇 안 되고 수위 낮은 동성애 스킨십 장면에서도 웅성거렸지만 사실 프레디는 그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다양한 관계를 맺었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걸 이렇게 어물쩍 넘어가도 되는 건가. 심지어 그의 에이즈 투병은 퀸 멤버들의 감정을 부각시키고 사실을 전달하려는 목적으로만 나오지 실제 투병 생활이 어땠는지는 단 한 컷도 나오지 않는다.

  • 프레디의 매니저로 나오는 폴 프렌터의 캐릭터가 좀 충격이라, 정말 이렇게 알기 쉽고 야비한 악역이 프레디 머큐리의 인생에 존재했단 말인가 싶어 검색해 봤는데, 프레디의 연인이자 매니저였던 폴 프렌터라는 인물이 존재하는 건 사실이지만 영화에 나온 갈등은 다 허구였다. EMI 레코드 사장님의 이야기도 허구였다. 그래 영화가 성공하려면 알기 쉬운 악역이 있어야지.. 역시 퀸 멤버가 대부분 살아 있으니까 제대로 된 전기 영화가 나오진 못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