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쉬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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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해피엔딩이 아닌게 안타까웠다. 최초로 성전환한 사람의 이야기라고 해서 성공한 건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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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다가 너무 대단하다. 그리고 게르다와 에이나르(아이나?)의 사랑은 나같은 범인으로선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그러니까 에이나르와 릴리라는 두 인격이 있는 게 아니라 에이나르는 사실 없는 사람이었고 그 안엔 계속 릴리가 있었다는 건데 게르다 입장에선 자기가 너무너무 사랑하던 남편이 느닷없이 없어지고 남편과 매우 비슷한 여자가 한 명 나타난 거 아닌가. 거기서 응 이제 우린 부부가 될 순 없네 하면서 게르다는 한스를 만나고 (물론 백 퍼센트 연애 감정은 아니었지만) 에이나르는 헨릭을 만난다는게 (물론 헨릭은 동성애자였지만) 내 눈엔 너무 신기하고 대단하고.. 어떻게 그게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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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다가 단 한 번도 릴리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보이지 않는 것도 대단했다. 게르다는 한스가 자신을 유혹하려고 한 순간 자신에게 남편이 필요하다 하는 생각을 하고 집에 가지만 그곳에 에이나르는 없고 릴리만 있으니까. 그 때 “남편을 돌려달라”고 말할 뿐이지 그 때를 제외하면 게르다는 릴리를 싫어하지 않는다. 어떻게 그게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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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을 봤을 때는 두 사람의 사랑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착각이었다. 마지막에 릴리와 게르다는 서로를 사랑해서 같이 살고 있는 게 아니었다. 실제로 둘이 이혼도 하고 애인도 따로 만들고 살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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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며 가장 놀랐던 순간은 헨릭이 릴리와 키스를 하다가 “아이나..!” 하는 장면과 거기서 정신이 번쩍 든 듯 자리를 피하는 릴리. 가장 슬펐던 순간은 두 번째 수술을 받기 전에 병실에서 게르다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게르다가 나가자 울음을 터뜨리는 릴리. 그 눈물엔 분명 많은 의미가 있었겠지. 수술에 대한 두려움과, 그걸 함께 견뎌주는 게르다에 대한 고마움과, 게르다에 대한 고마움. 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