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잘하게 병원 신세를 자주 지는 1분기. 내일도 병원에 가야 한다.
- 봄동 1kg를 샀다. 그게 어글리어스에서 판매하는 가장 작은 사이즈였다. 아무튼 잎채소는 그냥 북북 찢어서 간장 고춧가루 참기름 참깨 계란 넣어서 밥 비비면 맛있다.
- 이제 좀 AI 붐에 적응했나 싶으면 또 아득히 멀리 가있다. 나는 claude 에게 코드 리뷰를 시키는데 익숙해지기까지 한 달쯤 걸렸는데 그 한 달 사이 claude 는 즉석에서 영상 편집용 웹사이트를 만들어주는 수준에 이르렀다.
- 오늘은 일본어 수업에서 SNS에 대한 짧은 에세이 한 편을 읽고 서로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중학교 국어 시간에나 할 법한 이런 활동 너무 오랜만이라 재밌었다.
- 나는 정말이지 읽기를 좋아하는구나. 하지만 읽기를 좋아하는 것만으로는 직업을 찾을 수 없어.
- 내가 좋아하는 개발은 말하자면 ‘읽기’에 포함되는 개발이었던 거 같다. 텍스트(코드)를 파악하고 군더더기를 빼고 정리하고 다듬고. 하지만 이제 AI 가 읽는 걸 대신하면.. 읽기가 더 이상 공들일 만한 일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나는..
- 5월에 시작되는 독일어 초급 코스를 결제했다. 독일.. 고생을 그렇게 했는데 왜 늘 재미없는 동네를 좋아하게 되는 걸까?
- 최근 읽고 있는 책은 <자본의 바깥>. 여태 읽어본 탈자본주의 관련 책 중에 가장 실천에 깊게 맞닿아 있고 가장.. 클래식한 좌파가 쓴 책 같다. 어제 밥 메뉴를 언급하는 듯한 일상적인 어투로 단결, 노동, 투쟁 이야기를 한다. 이론적 배경으로는 가라타니 고진을 많이 언급한다. 가라타니 고진은 아마 ‘읽어본 적 없고 앞으로도 없을 텐데 인용과 언급으로는 귀에 피 날 정도로 들어봄’ 리스트를 만들면 TOP 3에 계시지 않을까 싶다. 1위는.. 프랜시스 후쿠야마? ‘역사의 종언’ 갖다쓰는 사람이 프랜시스 후쿠야마를 다 직접 읽어보진 않았을 거야.
- 아무튼 무용한 읽기를 계속 하고 싶다는 마음밖에 모르겠다.
가끔 클라리넷이 배워보고 싶다. 근데 내가 클라리넷을 배워서 불어보고 싶은 것 : various sighhorns. いろんなためいき. 여러 가지 한숨. 아티스트 이름도 좋다. 저도 클라리넷으로 숨 쉬듯 한숨을 쉬어보고 싶어요. 요즘은 밀도 있게 꽉 짜여진 음악보다 소리로 그날그날의 일기를 쓴 듯한 휘파람에 가까운 음악이 더 좋다. 악기를 배운다면 나도 이렇게 일기 쓸 도구를 갖고 싶어서일듯.
직장인에게 주식과 투자는 아주 무난한 스몰토크 주제이기 때문에 트럼프도 스몰토크 주제가 되고 미국이 이란 쳐들어간 이야기도 스몰토크 주제가 되어서 종국엔 이 전쟁 얘기를 마치 올림픽 결과 얘기하듯이 말하는 게 스몰토크가 되는 나날들
- AI가 나를 빠르게 대체한다는 불안 → 내가 직접 뭔가를 만드는 경험에 집착 → 그렇게까지 필요하진 않았던 것들을 너무 열심히 만듬
- 이건 사실 AI의 문제가 아님 나는 AI가 나오기 전에도 불안이 심해지면 일을 하는 사람이었음 이것은 그 연장선일 뿐
- 할 수 있는 일이지만 하지 않겠다고 말할 당위가 가면 갈수록 부족하다. 2026년에 다시 떠올리는 책 <필경사 바틀비>
- 효능감을 느끼기 쉬운 시대. 그러나 애초에 효능감이 중요한 것이었던가?
- 아직 AI가 자리잡지 못한 수많은 영역이 있지만 그걸 근거 삼아 AI 아직 구리다고 말하는 것도 나를 위한 결론은 아니라는 생각이 듬
- AI 이전에도 내가 하는 모든 일은 언제나 다른 기술에 의존하고 있었음 2026년에 신세계가 열린 게 아님
- 하지만 나는 왜 자꾸 이 직업의 끝을 생각하게 될까
동네 서점에 왔다 바로 앞에 앉은 남자가 책을 정말 열심히 읽고 있었다 남자 손님이 간간이 있긴 하지만 보통은 커플인데 혼자 온 남자 손님.. 무슨 책을 읽고 있는지 궁금했다 커피를 다 마신 남자가 일어났다 그가 읽던 책은 <부의 속성>이었다 나는 다시 내 독서에 집중했다..
명절 연휴에 업데이트된 우리 엄마의 웹소 편력
- 엄마 이제 악두산 뭔지 안다
- 그러나 여전히 엄마의 최애는 울빌. 이미 웹소 단행본 세트를 사셨는데 웹툰 단행본 나오면 그것도 사고 싶다고.
- 메모장에 ‘출간을 기다리며..’ 목록이 있다. 고도를 기다리며 같다고 한참 웃었다. 알라딘의 신간 알림받기 기능을 알려드렸다.
- SNS는 안하시지만 시리즈앱 댓글 란에서 충분히 커뮤니티의 즐거움을 누리고 계신 거 같다. 단행본 나오는 소식도 거의 댓글란에서 접하시는듯. 독자들의 의견 교류가 플랫폼에 종속되는 걸 부정적으로 보던 딸내미에겐 다소 새로운 풍경.
- 동네 배드민턴 클럽 나가면 의외로 ‘어 언니도 그거 보나 나도 보는데’ 식의 이야기를 자주 하시는듯. 뭐지.. 좁은 우물에 갇혀 있던 건 사실 나?
진짜요? 시리즈
- 이야기를 읽으며 인물에게 공감하기 때문에 내가 겪어본 적 없는 상황도 쉽게 상상할 수 있고 그것이 이야기의 힘이라는 주장 : 진짜요?
- 읽으려고 책을 사는 게 아니라 산 책 중에 읽는 것이고, 책을 그렇게 쌓아두는 사람들이 출판계의 빛과 소금이라는 주장 : 진짜요?
- 독서 기록을 열심히 하면 언젠가 어디에든 자양분이 된다는 생각 : 진짜요?
책 추천 하려고 트위터에 들어갔다가 클로버게임즈의 대규모 구조조정 소식을 들었다. 잊고 살던 로오히가 생각나 간만에 트위터에서 추억팔이를 했다. 좋아했던 캐릭터들, 좋아했던 조합, 스토리, N주년 라이브 방송을 친구와 함께 시청하고 주인공 로드의 정치관에 대해 열띤 토론을 했던 기억들. 그리움을 잊지 못하고 오늘 오전까지도 포타에서 로오히 서치를 했다. 간만에 다른 사람들의 2차 연성을 읽으면서 이런저런 감상에 빠졌다. 무언가를 좋아하는 감정에는 참 다채로운 결이 있다. 나는 로오히와 충분히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이렇게 되고 나니 역시 그 시기의 가장 선명했던 즐거움을 찰칵 찍어 남긴 글 한 편이 있었더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도 든다.
『메모의 순간』이란 책을 절반쯤 읽었는데 재밌다. 책 제목은 사실 알라딘 추천 탭에서 몇 번 봤는데 (오월의봄 출판사의 신간 알림을 받고 있기도 하고) 제목만 봤을 땐 메모에 대한 일상적 에세이 6 메모에 대한 좋은 글귀 인용 3 적당히 교훈적 이야기 1로 이루어져 있을 거 같다는 선입견 때문에 찾아보지도 않다가 논픽션 도서전에서 실물을 처음 펼쳐보고 오? 예상이랑 다른데? 하고 바로 샀다.
여담적 읽기에 요즘 관심이 많다. 장편소설 중간에 개재미없는 풍경 묘사가 20페이지씩 들어가 있을 때 느끼는 아이거언제끝나요 하는 지루함, 하지만 그걸 기어코 버티는 오기, 그런 순간이 생각보다 나에게 긍정적 인상을 남긴다. 작가의 씨잘데기없는 고집을 보는 게 즐겁다. 오히려 너무 재밌고 쉽게 넘어가고 술술 읽히는 책을 요즘 약간 노잼이라고 느낀다.
완성본 책에 다 녹아들지 못한 잔여 텍스트, 책에 몰입하지 못하는 아이거언제끝나요 순간에 독자가 문득 하는 딴생각, 책과 불화하는 경험, 어떻게든 유의미한 정보를 모아두겠다는 아카이빙 강박, 이런 키워드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재밌게 읽을 거 같다. 책을 읽으면서 독서모임을 너무너무 하고 싶어졌다.
오늘의 일기
- 책 정기구독 받는 서점에서 이번 달의 책이 도착했다. 보내달라고 미리 신청했던 한 권과 사장님이 직접 골라서 보내주신 한 권이 왔는데, 놀랍게도 지난주에 알라딘에서 이거 살까 말까 리뷰가 하나도 없지만 궁금한데 살까 말까 망설였던 책이다. 갑자기 사장님에 대한 애정이 샘솟는다. 내일은 명절 인사 문자를 드려야지.
- 지난 주말에 만두 먹다가 입천장을 홀랑 데였는데 생각보다 낫는 속도가 더뎌서 오늘 이비인후과에 다녀왔다. 의사 선생님이 상처 소독을 해주셨다. 따끔합니다 따끔~ 하는데 생각보다 진짜 따끔했다. 다녀와서 일하는 내내 이가탄 광고의 두통 치통 생리통 포즈를 참을 수 없었다. 아.. 아파여.
- 3개월 수습 통과를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오늘 받았다. 새 회사에 들어온지 벌써 3개월이 지났다.
- 독서 모임용 책을 읽고 있다. 책이 난해할까봐 걱정 반 기대 반 했는데 웬걸, 어지간한 웹소설보다 도파민 터지는 세계문학이다. 근데 왜 나는 책이 잘 읽힌다는 사실에 실망하고 있을까? 내면의 나와 화해가 잘 되지 않는다..
효능감의 도파민. 자신감과 즐거움을 쉽게 가져다주는 AI. 힘든 건 내가 할게 과실은 인간이 누리렴. 하지만 나는 그 힘듦이야말로 내가 나를 가치 있다 여기던 정수였음을 깨닫는다. 인간을 위하는 척하지 마 넌 지금 나에게서 아주 중요한 걸 뺏어가고 있어. 마치 연말에 독서 정산하면서 올해는 40권 50권 읽었다고 블로그에 쓰고 사람들이 우와 책 정말 많이 읽으셨네요 감탄하는데 나는 왠지 거짓말하는 기분이 들고 내 머릿속에 남는 건 무슨 말인지 1도 이해 못한 두 권인데 사실 그 두 권만이 진짜였다는 생각이 드는 것처럼. 도전하는 즐거움. 불가능해 보이지만 며칠씩 붙잡고 끙끙 앓는 즐거움. 그러다 마침내 일부분 해결했을 때 누리는 기쁨. 그 모든 것이 ‘이거 클로드한테 물어봤는데 진짜 잘해주더라 너도 이거 한번 써봐’로 대체될 때 나는 도대체 어디로 가야 하는가?
세상 소식에 뒤쳐지는 건 두렵지 않다 하지만 세상 소식을 쫓아가는 친구가 내 주변에 아무도 없게 되는 건 무섭다.. 나는 맛집 정보 알려주는 친구도 재밌는 밈 알려주는 친구도 있었으면 좋겠다 나는 그들에게 무엇을 제공하는 사람일 수 있을까
‘급진적으로 존재하기’에서 시각장애인 천문학자가 음향화 기술을 활용해 다시 연구에 복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문득 장애인들에게 최근의 AI 기술은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삶에 변화가 생겼다고 느낄지. 이조차도 장애인들은 피해 갔다고 느낄지.
회사에선 새로 산 기계식 키보드 갖다놓고 기본 지급으로 나왔던 애플 매직 키보드는 집에 갖고 와서 핸드폰에 연결해서 쓰는 중 스마트폰 붙들고 직접 타자치면 오타가 너무 많이 나온다.. 역시 키보드는 물리가 최고
요즘 이걸 보는데 너무 재밌다며 현대대수 강의 유튜브 영상을 보내오는 칭구가 있어서 참으로 흥미롭다. 근데 진짜 재밌나보다. 12년 전에 올라온 화질구지 영상인데 조회수가 53만이나 된다. 현대대수 강의를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회사에서 처음으로 AI에게 제대로 된 프롬프트를 넣고 일을 시켜봤다. 내 사고를 너에게 맡기고 싶진 않은데 타이핑은 너에게 좀 맡기고 싶구나. 새로 산 키보드에 아직 적응하는 중이라 오타가 많이 나서 더 그렇다.
어쩌다 보니 마술적 리얼리즘으로 분류되는 소설만 올해 세 권째 읽고 있다. 세 권째 읽으면서도 이것이 문단 문학에서 벗어나긴 싫지만 판타지적 요소는 쓰고 싶은 콧대 높은 인간들의 포장지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아무튼 그렇다⋯ 사회학 읽고 싶어요.
마차살은 한없이 밀려 있다.
트위터를 그만두고 나니까 도파민 컨텐츠에 더 취약해지는 거 같다 예전에 보던 웹툰 하나 간만에 열었다가 새벽 세 시에 잠듬.. 이럴 수가..
이것은 아이폰 단축어 앱에서 올리는 단문 텍스트
새 과제 받고 일하기 시작하니까 조바심 바로 해결됐죠?
조바심 장난아니다 새해 시작한지 5일 지났는데 미래 고민에 답을 찾고 싶어 미칠 지경
복안인 완독 트위터를 그만두고 나니까 ‘님들 이 책 어땠어요’를 빠르게 물어보고 찾을 창구가 없다
4냥+2멍 집사의 일상기록 보러 놀러와주세요 ! 라는 문구에 혹해 서로이웃 신청하신 분의 블로그에 들어갔으나 낚시였다 어떻게 사람한테 그런 거짓말을 해 4냥 2멍의 사진을 내놓으란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