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별 구분

  • 초기 (1일 ~ 10일) : 유럽 여행기 마무리하느라 바빴음
  • 중기 (11일 ~ 24일) : 여행기 끝내고 1월의 다른 목표들을 시작함. 달리기, 일본어 공부..
  • 후기 (25일 ~ 31일) : 돌연 갈곳을 잃음

회사 적응기

  • 이직하니까 어떠냐, 잘 적응하고 있는 거 같냐, 마음에 드냐 등등의 질문을 받는데 사실 그때마다 ‘저도 제가 뭘 원해서 이직을 한 건지 아직 확실하지 않아서 시간이 지나봐야 알 거 같은데요’ 하는 답변밖에 떠오르지 않음
  • 원하는 게 있어서 온 것이 아니라 원하지 않는 게 뚜렷해져서 온 것
    • 한 회사 한 팀에 너무 오래 있었고, 하는 일이 고착화됐고
    • 그 안에서 분위기 전환을 꾀하기엔 한계까지 온 거 같았고
    • 지금 연차, 지금 시장 상황엔 이직 기회가 자주 있는 것도 아니어서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할 거 같았고
    • 실상 나는 전혀 나아가고 있지 않은데 회사의 이름값 때문에 ‘우리 뭔가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에 더 이상 취해 있고 싶지 않았고
    • 가마솥 안의 개구리 신세를 이제는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 그리고 두 달 정도 지내본 현재
    • 익숙한 시스템과 익숙한 사람들을 떠난다는 게 얼마나 큰일인지 뒤늦게 실감
    • 이직 타이밍과 맞물려 귀신같이 몰아치는 AI 열풍
    • 주어진 일을 하는 게 아니라 무슨 일을 할지 직접 생각해야 하는 팀 + 지난 10년간 주어진 일을 해보기만 했고 이 회사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빨리 적응해서 안정감을 찾고 싶은 나 → 대화가 자꾸 공회전이 돔
    • 얼굴 보고 일할 일이 많지 않았던 전 회사에선 항상 커뮤니케이션 능력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매일매일 출근하는 새 회사에선 하루에 열 마디는 하나 싶은 사회성 모지리가 됨

1월 25일

  • 그래도 꽤 성실하게 이것저것 하며 지내다가 갑자기 무기력 맨홀에 빠짐
  • 전조 증상도 없었음 그냥 갑자기 길 가다 맨홀에 빠진 사람
  • PMS 때 하루종일 침대에 있는 건 왕왕 있는 일이었지만 그때도 보통 간식 정돈 먹었는데 이날은 24시간동안 단 한번도 침대에서 나오지 않고 웹툰 보고 잠만 잠. 세상에 다음날 샤워하는데 뱃살이 빠져 있더라
  • 지금도 영문을 잘 모르겠고 이날 이후로 루틴 회복이 잘 안 됨..

트위터 로그아웃

  • 생각보다 할만했음. 왜냐하면
    • 요근래 어떤 트친과 매일 카톡을 주고받기 시작했고
    • 창침 일지 웹사이트가 있었기 때문. 그렇다 나는 트위터를 그만둔 거지 SNS를 그만둔 건 아니었다
  • 트위터에 가졌던 주요 불만
    • 내 일상과 내면을 침범해서 내가 원하지 않았던 걸 보여주고 욕망하지 않았던 걸 욕망하게 한다
    • 무의미하게 시간을 썼을 뿐인데 마치 생산적인 일을 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 그리고 로그아웃해 본 결과
    • 침범과 욕망의 문제는 트위터를 끄면 즉시 해결된다
    • 그러나 시간을 무의미하게 쓰는 일은 트위터를 끄고 다른 무언가를 시작해야 해결된다. 안 그러면 기존 생활의 구성 요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뿐임
    • 실제 체감 : 원래는 세상 유행을 트위터에서 절반 회사에서 절반 들었는데 이제 오롯이 회사에서 유행을 전해듣게 됨.. 그냥 취득하는 정보의 편향이 생기고 끝난 느낌
  • 트위터를 완전히 그만두자! 고 했을 때 걸리는 지점들
    • 그럼 난 마차살 얘기 어디서 듣나
    • SNS를 그만둘 수 있는 사람은 아마도 일상에서 자기 삶의 결정적인 가치관과 관심사가 모두 충족되는 사람. 그러나 자기와 전혀 다른 사람들과 매일을 함께 살아야 하는 사람에겐 도피처가 필요하다. SNS를 그만두고 ‘건강한’ 일상을 누릴 기회는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져 있지 않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선 훨씬 더 근본적인 레이어에서 삶의 기초 공사가 다시 이루어져야 한다. 무슨 뜻이냐? 저에겐 평생 SNS를 그만두지 못할 친구가 많이 있고 어쩌면 저도 남말할 처지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 물론 ‘그 친구들에게 내가 정말로 소중했다면 내 블로그를 따라왔지 않을까? 내 소식을 구태여 찾아보지 않는다는 건 애초에 친구 관계가 거기까지란 뜻이 아닐까?’ 라고 생각하면 → 나란 사람 그 정도로 매혹적이진 않았다는 결론이 나옴
    • 하지만 SNS를 그만두는 게 곧 나 자신의 사회적 고립을 자처하는 일이 되면 안 됨
  • 결론
    • 내가 트위터를 그만뒀을 때도 나와 놀아줄 친구를 확보해야 한다
    • 여기서 놀아준다는 건 그냥 카톡만 주고받는 정도가 아니라 ‘저 다음 달에 ㅇㅇ님 계신 지역에 놀러가는데 같이 밥 한 번 먹을래요?’를 제시할 수 있는 정도여야 한다
    • 친해지고 싶은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서 문 뚜드리는 경험이 필요하다
    • 직접 사람을 모아보는 경험도 필요하다. 헤쳐모여!
    • 근데 어떻게 하는 건지 모르겠으므로 일단 다음 달에 있을 독서 모임을 잘해보자

마무리는 최근에 빠져 있는 Sons Of Kemet (ft. Joshua Idehen) - My Queen Is Ada Eastman.